국어문학창고

나비의 여행 - 정한모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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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여행 - 정한모


작가 : 정한모(1923-1991) 충남 부여 출생. 서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45백민귀향시편(歸鄕詩篇)을 발표하면서 등단. 고려대 강사 및 서울대 교수, 문화공보부장관 역임.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비교문학회 회장. 시탑, 주막동인으로 활동.

 

그의 시는 인간생명에 대한 긍정적 추구를 통하여 현대문명 속에서 인간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휴머니즘을 기조로 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카오스의 사족(蛇足)(범조사, 1958), 여백을 위한 서정(청구문화사, 1959), 아가의 방(문원사, 1970), 새벽(일지사, 1975), 나비의 여행(1983), 원점에 서서(문학사상사, 1989) 등이 있다.

 

 

<핵심 정리>

감상의 초점

휴머니즘의 추구는 정한모의 시적 모티프다. 그가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서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주제와 천착하고 있는 세계는 인간성의 옹호와 인도주의 정신이다. 그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와 세계 질서의 중심에는 언제나 휴머니즘이 있다.

나비의 여행아가의 꿈은 이 시인이 추구하는 휴머니즘을 보여 주는 다른 이름의 같은 상징이자 심상이다. 현실이 지닌 야수적 폭력성과 비이성적 폭압성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나비(아가)의 여행()을 통해서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고 비인간적인 가치와 질서를 부정하는 가운데 휴머니즘의 참된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성격 : 주지적, 상징적, 감각적, 현실 고발적, 동화적

심상 : ‘어둠밝음’, ‘공포사랑’, ‘현실과 꿈의 심상이 대비되어 있음.

특징 : 서사적 구조, 희곡적 화법, 감각적 표현

시상 전개 : 서사적이면서 희곡적인 내면 구조가 횡축(橫軸)이라면, 나비(아가)로 상징되는 화자의 여행이 종축(縱軸)을 이루면서 심상의 교직(交織)을 이룸,

구성 : 아가의 여행 과정(1)

여행 목적지의 상황(2)

여행에서 돌아온 아가에 대한 위로(3) 휴머니즘적 목소리

제재 : (전쟁이 남긴 반문명적 상황 앞에 선) 아가

주제 :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순수 의지

 

 

<연구 문제>

1. 이 작품에서 시적 인물시적 화자를 구별하여 80자 내외로 설명해 보라.

시적 인물은 순진무구한 꿈길을 여행하는 아가이며, 시적 화자는 현대 문명의 야수적 포악성인 전쟁과 아가를 대비시켜 주제 의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사람이다.

2. 이 시를 대립적 구조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떠한 대립인지 세 가지로 쓰라.

☞ ①명암(부정적 이미지와 긍정적 이미지)의 대립, 떠남과 돌아옴의 대립, 문어(文語)의 세계와 구어(口語)의 세계의 대립.

3. 이 시의 이미지 전개의 특징을 70자 내외로 요약하라.

서사적이며 희곡적인 내면 구조가 횡축이라면, 나비(아가)로 상징되는 시적 인물의 여행이 종축을 이루면서 이미지의 교직(交織)을 이루고 있다.

4. ‘나비의 여행의 서사적 구조를 화살표()와 세 단어로 표시해 보라.

떠남시련돌아옴. (가출시련귀환)

 

 

< 감상의 길잡이 1 >

이 시는 몇 가지의 대립적 구조를 파악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첫째는 명암(明暗)의 대립이다.

, 어둠, 깜깜한 절벽, 미로, 검은 표지, 화약 냄새, 공포, 초조, 독수리등으로 표상된 부정적 이미지와 아가,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 사랑, 파랑새, 그리움, 꿈길등으로 그리고 있는 긍정적 이미지의 대립이다. 이 작품의 저변(底邊)에는 전쟁의 잔영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물론, 어두운 이미지들이 반드시 전쟁만을 표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반문명적, 비인간적, 부도덕적 현상들에 대한 은유임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대립항에 나비(아가)를 배치한 까닭은 무엇일까? 순수 의지만이 세계를 구하고 가치를 재창조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상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둘째는 떠남돌아옴의 대립이다.

꿈길에로의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은 상처뿐이다. 전쟁의 아비규환과 화약 냄새와 공포의 강으로의 부단한 떠남의 운명 속에 우리는 던져져 있다. 그러나 떠남 끝에 돌아올 수 있는 품속이 있기에 세계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 이와 같은 구도(構圖)를 오세영은 탕자의 비유로 설명하면서, ‘가출시련귀향의 모티프와 일치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의 구원뿐만 아니라, 이 시에서는 그 양이 살고 있는 세계의 구원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문어(文語)의 세계구어(口語)의 세계의 대립이다. 수면, 미로, 전쟁, 공포, 해후, 초조 등의 관념어는 경직된 문어의 세계를, ‘나비, 아가, 바다, 사랑, 파랑새, 그리움, 꿈길등의 시어는 유연한 삶의 세계에 대한 함의(含意)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와 같은 대립적 구조는 아가의 순진무구한 꿈길의 여행과 현대 문명의 야수적 포악성인 전쟁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작품의 주제 의식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 감상의 길잡이 3 >

이 시는 아가의 순수한 꿈과 전쟁의 무서운 공포를 대조시켜서, 참담한 현실을 부정하고 순수에 의한 인간성의 회복을 노래한 휴머니즘 계열의 작품이다. 아가의 여행 모습을 출발-시련-귀향의 서사적 구조로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1연에서의 아가의 여행은 꿈길로의 여행이다. 그 여행은 아주 부드럽고 감미로운 모습으로 시작된다.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떠나 잠의 강을 건너고 과거의 들판과 미래의 바다 위를 자유로이 떠돌아 보는 여행이다. 그러나 이 여행은 깜깜한 절벽미로라는 무서운 충격에 의해 좌절된다.

 

2연에서 무서운 장애물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것은 아비규환하는 화약 냄새 소용돌이로 보아 전쟁이다. 파괴와 죽음으로 얼룩진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에 부딪히면서 아가의 꿈길은 공포로 바뀌게 된다.

 

3연은 꿈길에서 좌절하여 돌아온 아가를 보며 안스러워하는 시적 자아의 독백이다. 천진한 꿈과 소망이 공포의 체험 앞에 떨 수밖에 없는 시대를 탄식하고 슬퍼하는 안타까운 심경이 표현되어 있다.

 

시인은 이러한 아가의 여행을 통해 아가가 겪는 꿈 속에서의 화려한 기억, 현실에서 겪는 시련, 그리고 마침내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돌아오는 현실을 탄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전쟁의 공포가 없는 순수한 삶에의 기원을 주제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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