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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비탈에 서다 / 해설 /황순원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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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비탈에 서다 / 황순원

 

 

요점 정리

 

작가 : 황순원

갈래 : 장편소설, 전후 소설

성격 : 회고적

배경 : 시간 – 6․25전쟁 말기부터 몇 년간 / 공간 – 최전방의 서울과 인천

경향 : 리얼리즘, 실존주의

 

구성 

1. 발단 : 6․25 전쟁이 끝날 무렵, 수색 중인 동호, 현태, 윤구가 겪는 최전방의 상황은 무고한 사람을 살해할 정도로 비참하다.

2. 전개 : 전쟁 직후, 동호는 숙을 늘 생각하면서도 술집 여자인 옥주와 만나다가 자살하고 만다.

3. 위기 : 전쟁 후, 현태, 윤구, 숙은 제각기 전쟁의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 위태하기 짝이 없다.

4. 절정 : 현태에게 겁탈 당하여 현태의 아이를 갖는 숙

5. 결말 : 현태는 자신이 드나들던 술집 작부의 자살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감옥으로 가게 되고, 숙은 현태의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한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해 본 인간 구원의 문제 /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한 인간의 고통

 

줄거리

1부 : 동호, 현태, 윤구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전우들이다. 동호는 자신의 순수성과 꿈을 상실케 한 전쟁의 후유증으로 방황하다가 현태, 윤구의 충동질로 작부 옥주에게 동정을 잃는다. 강박성과 결벽성 그리고 옥주에 대한 동료 의식으로 그녀에게 몰입하던 동호는, 옥주가 단지 육체적 쾌락만을 위해 매음(賣淫)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정부를 사살하고, 자신도 동맥을 끊고 죽는다.

 

2부 : 부친의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현태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전쟁터에서 무고하게 죽인 여인과 비슷한 행색의 모녀를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죄의식과 무기력감에 시달리며 방황하던 현태는, 드나들던 술집의 작부가 자살하는 것을 고의로 방조한 죄로 무기 징역을 언도 받는다.

 

 현실주의자 윤구는 전쟁에서 익힌 비정함으로 현실 생활을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가정교사로 있던 주인집의 딸을 임신시켰으나 무리한 중절 수술을 하다 그녀가 죽고, 윤구는 혼자만의 살길을 모색한다. 동호의 순결한 옛 애인 숙이는 동호의 죽음을 추적하다가 현태에게 겁탈 당하고 아이를 가진다. 현태가 구속되자, 아기를 낳을 때까지 만이라도 윤구에게 의지하려 하나 윤구는 이를 냉정하게 거절한다.

 

인물 :

1. 동호 : 외곬수. 시인 지망생. 애인 숙이의 순결과 꿈을 지켜주기 위해 자살함. 그의 자살 동기는 창녀인 옥주(남편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실신하면서 뱃속의 아이가 지워지는 뱃가죽의 상처 - 6.25로 인한 아픔-를 지님)와 육체적 관계를 갖고 숙이에 대한 죄책감과 괴로움.

 

2. 현태 : 사업가를 꿈꿈.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숙이를 범함. 용기와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지만 전쟁터에서 그것을 상실함. 한때 제대 후 아버지 회사에서 정력적으로 일하다가 전투 중에 한 아낙을 강간하고 그 모자(母子)를 살해한 기억으로 인하여 모든 의욕을 잃고 술로 무위도식 하다가 끝내 작부 계향(전쟁 중 월남하여 평양댁의 강요로 몸을 팔아야 하는, 차디찬 무표정의 여인)이를 자살하게 만듦. 자살 방조 혐의로 무기징역을 언도 받음.

 

3. 윤구 : 은행가를 지망함. 전쟁과 포로의 위기를 벗어나 제대 후 양계장을 꾸려 나가는 인물. 절망·구원도 없이 살아가는 그는 전쟁의 피해자라고 생각함.

 

4. 숙이 : 현태의 씨를 잉태하겠다고 결단함. ⇒ 작가가 드러낸 마지막 희망임.

 

5. 선우 상사 : 부모의 피살 장면을 잊기 위해 폭음(暴飮)을 계속하다가 정신 병원에 수감되는 인물.

 

출전 : 사상계(1960)

 

심화 자료

 

황순원

 

평안남도 대동(大同) 출생. 숭실중학을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31년 중학 재학중 《동광(東光)》지에 시 《나의 꿈》《아들아 무서워 마라》를 발표, 등단하였다. 그 뒤 《삼사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방가(放歌, 1934)》《골동품(1936)》 등 시집을 간행하였으나, 40년 단편집 《늪》을 계기로 소설에 전념하여 《별(1941)》《그늘(1942)》 등 대표작들을 썼다. 광복 후 서울중학교·경희대학에 재직하면서 《독 짓는 늙은이(1952)》《곡예사(1950)》《학(1953)》 등 단편과 《별과 같이 살다(1950쾬》《인간접목(1957)》 등 장편을 발표하였고, 55년 《카인의 후예》로 자유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전쟁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의 좌절과 방황을 묘사한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 전통적 한국의 인습 속에서 자의식의 분열을 다룬 《일월(1964)》《움직이는 성(城, 1973)》《신들의 주사위(1982)》 등 장편을 썼다. 《소나기》를 통해 유년기의 동화적인 색채로 출발, 인생 입문에서 겪게 되는 아픔과 정서적 손상의 형상을 거쳐, 《별과 같이 살다》《카인의 후예》에 이르러 삶의 현장을 투시하고, 점차 인간의 정신세계와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그린 휴머니즘으로 변모하였다. 61년 예술원상, 66년 3·1문화상, 83년 대한민국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시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문체와 스토리의 조직적인 전개를 그 특징으로 삼고 있다. 그의 문체는 설화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작가는 인간의 본연적인 심리를 미세하게 묘사하는가하면 , 비극적인 현실을 심원한 사상이나 종교로서 감싸고 이해하려는 주제 의식의 확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해와 감상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1960년 1월부터 그 해 7월까지 「사상계」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 소설로, 총 2부 1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전후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하여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전후 문학사의 한 지표로 간주된다.

 

 즉, 6·25의 참상과 의미를 묻고자 한 본격 장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킨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최인훈의 (광장), 홍성원의 (남과 북)등이 나와 (나무들 비탈에 서다)가 감당하지 못한 주제와 소재의 무게를 전달해 주었지만, 그 이전까지 이 작품이 보여 준 전쟁 소설로서의 성과는 뚜렷한 것이었다.

 

 게다가 전쟁 속의 인간이 쳐는 공포, 고독, 삶에의 본능, 이 전쟁을 통해 한국인이 입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 전후 한국 사회의 황폐성 등을 상당한 수준의 리얼리즘적 성취를 통해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러나 6·25를 주로 실존적 시각에서 파악하여 그 전쟁을 민족적 비극의 차원에서 묻지 못한 점은 시대의 한계이자 이 작품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전쟁이라는 상황이 빚는 죄악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빚는 인간의 파멸 과정이 동호와 현태라는 대립적 인간상을 통하여 그려져 있다. 황순원의 초기 단편들에 많이 등장했던 유년기 인물들의 미숙 상태에서 사회적 및 정신적 성년으로 옮아가는 통과 제의가 이 작품에서는 전쟁이라는 시련으로 나타나는데, 동호의 죽음이나 현태의 좌절은 전재이라는 상황이 인간으로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장벽임을 의미한다.

 

전쟁이라는 외적 상황만이 아니라 동호의 순수나 이상과 현태의 현실이라는 내적 인간성도 인간이 회복하여야 할 자아 동일성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독 같이 죄악이라는 기독교적 원죄 의식이 이 작품을 꿰뚫고 있는 의식이다.

 

 6·25 전쟁이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겨 놓았는가를 그려내고자 했다. 주요 인물인 동호는 전장에 있는 자신이 두꺼운 유리 속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자신이 노출된 공간을 걷고 있다는 두려움이 그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에 현태에게서는 동호와 대비되는 세상을 억세게 살아가는 남성적 소영웅심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웅심도 끝내는 허탈과 무기력으로 빠져 자살적인 자학에 이르게 된다.

 

여자의 연지가 묻은 부분을 끊어 내고서야 담배를 피우는 동호는, 욕정보다 여자의 청을 거절 못해 동정을 잃는 순수한 사람이다. 동호는 이 순수를 지키기 위해 끝가지 노력한다. 그러나 이것이 깨졌을 때 그는 흰 눈 위에서 전쟁의 깊은 상처를 빼지 못하는 유리 조각처럼 간직한 채 자살한다.

 

 비탈에 선 나무처럼 시련과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의 다양한 삶의 양태가 나타나는데, 주인공 동호, 현태. 윤구, 숙이 등이 처한 시련과 위는 6·25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들은 20대의 생기 발랄한 청년기에 전쟁의 극한 상황과 만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1950년대 이 땅의 젊은이들의 삶에 치명적 타격을 가한 6·25는 전장의 상황으로 묘사되기보다는 주인공들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짐으로서 부각된다.

 

 참혹한 전쟁에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는 특정한 인물 하나만이 아니다. 현태, 동호, 윤구, 숙이, 옥주, 그리고 동란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이 그 피해자인 것이다.

 

 

작품에 나타난 의식

 

전쟁이라는 상황이 빚는 죄악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빚는 인간의 파멸 과정이 동호와 현태라는 대립적 인간상을 통하여 그려져 있다. 초기 단편들의 유년기의 인물들이 미성숙 상태에서 사회적 및 정신적 성년으로 옮아가는 통과 제의가 이 작품에서는 전쟁이라는 시련으로 나타나고, 동호의 죽음이나 현태의 좌절은 전쟁이라는 상황이 인간으로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장벽임을 의미한다. 전쟁이라는 외적 상황만이 아니라 동호의 순수나 이상과 현태의 현실이라는 내적 인간성도 인간의 회복하여야 할 자아 동일성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죄악이라는 기독교적 원죄 의식이 이 작품을 관류하는 의식이다.

 

 

작품과 전쟁

 

 이 소설은 6·25의 참상과 의미를 묻고자 한 본격 장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킨 첫 작품으로, 비탈에 선 나무처럼 시련과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의 삶을, 전쟁의 후유증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그린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겪는 공포, 고독, 삶에의 본능, 상처 등을 상당한 수준의 리얼리즘적 성취를 통해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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