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 / 동화 / 방정환
by 송화은율반응형
꼬부랑 할머니
환갑, 진갑 다 지나서 허리가 꼬부라진 꼬부랑 할머니가 꼬불꼬불 꼬부라
진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올라갔습니다. 고개를 넘어가다가
똥이 마려우니까 다 쓰러져서 꼬부라진 꼬부랑 뒷간으로 기어 들어가서 똥
을 누는데 꼬부랑 똥을 눕니다.
무엇? 꼬부랑 똥이 어디 있느냐고? 할머니의 허리가 꼬부라졌으니까 똥도
꼬부라져서 꼬부랑 똥이 나오겠지‥‥‥ 재미있지 않아요?
그래 꼬부랑 고개 위에 꼬부랑 뒷간에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똥을 누
는데 그 때 마침 허리가 꼬부라진 꼬부랑 강아지가 뒷간 밑으로 들어와서
꼬부랑 똥을 먹습니다.
그러니까 꼬부랑 할머니가 그것을 보고 더러워서 꼬부랑 지팡이를 집어 들
고 꼬부랑 강아지의 꼬부랑 허리를 ‘딱’ 때렸지요.
그러니까 꼬부랑 강아지가 꼬부랑 뒷간에서 꼬부랑 할머니의 꼬부랑 똥을
먹다가 꼬부랑 지팡이에 꼬부랑 허리를 얻어맞고 ‘꼬부랑 깽깽’ ‘꼬부랑
깽깽’ 하면서 달아났습니다.
<≪어린이≫7권 3호, 1929년 3월호, 깔깔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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