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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소리 / 해설 및 감상 / 김동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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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소리 / 김동리

지은이  
 
     

김동리(金東里: 1913- )

경북 경주 출생. 본명은 시종(始鍾). 대구 계성 중학과 경신 고보 수학. 1934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백로󰡕()가 입선되고, 1935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화랑의 후예󰡕, 1936 <동아일보>에 단편 󰡔산화󰡕가 당선되어 등단함. 중앙대 예대 학장 역임. 해방 후 <한국 청년 문학가 협회>를 결성하 였으며 순수 문학론, 본격 문학론, 신인간주의 문학을 표방하였다. 그는 한국의 토속적 세계를 토대로 신화적 세계에 대한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혈거 부족󰡕, 󰡔역마󰡕, 󰡔형제󰡕, 󰡔밀다원 시대󰡕, 󰡔무녀도󰡕, 󰡔황토기󰡕, 󰡔등신불󰡕, 󰡔까치 소리󰡕, 󰡔찔레꽃󰡕 등이 있다.

길잡이  
 
     

1966 <현대문학>에 발표된 단편소설. 까치 소리와 노모(老母)의 발작, 그리고 주인공 봉수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작품은 아무 관련이 없는 사건들이 현실 속에서 필연적 운명처럼 전개되도록 짜여져 있다. 그런 가운데 전쟁에서의 죽음의 불안과 삶에의 욕구 문제가 내부에 숨어 있다.

이해와 감상  
 
     

주인공 ’(봉수)의 수기를 가 입수하여 발표하는 형식의 액자(額子)소설이다. 작품의 내용은 전쟁에서 돌아온 ’(봉수)를 중심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의 죽음이 예비된 전쟁터에서 가족(특히 애인)을 찾아 귀향하는 대목과 귀향 후에 마주치게 되는 여러 절망적 상황이고 또 하나는 살인을 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까치 소리가 지니고 있는 원형 상징 가운데 아침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행불행(幸不幸)의 속신(俗信)과 구조가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과 같은 부조리한 상황이 인간을 어떻게 절망에 빠뜨리며 그것의 파급 효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를 나타냄으로써 인간의 좌절과 비극적 운명을 형상화하였다.

 

󰡔까치 소리󰡕는 한국 전쟁이라는 시대성을 작가의 독특한 움명관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저녁 까치 소기가 표상하는 운명적 비극과 전장(戰場)의 상황에 처한 병사의 심리가 병렬적으로 전개된다. 전장은 죽음의 공초가 상존하는 곳이며, 병사는 그 공포감에 불가피하게 결박된 존재다. 주인공 봉수는 스스로 식지(食指)와 장지(長指)를 자르는 자해 행위를 통해 죽음이 지배하는 전장으로부터 벗어난다. 그가 전장을 벗어나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고향에 있는 애인 정순의 존재다. 따라서, 정순은 단순한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죽음으로부터의 탈출이며, 삶에의 욕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햐에 돌아와서 발견한 것은 정순과 상호의 결혼이라는 배반의 현실이며, 기다림에 지쳐 버린 어머니의 기침 소리뿐이다. 여기에 이르러 죽음과 고통의 전장으로부터 벗어나려던 봉수의 시도는 무의미해지고 만다. , 전선(戰線)을 도망쳐 나온 명분이 약화되고 자신의 삶은 소매치기의 추악한 장물(臟物)’에 불과하다는 자책과 자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 봉수는 어머니의 죽여 달라는 절규에 이끌리면서 살의와 공격성을 드러내게 된다. 저녁 까치가 우짖는 시간에 상호의 누이인 영숙을 능욕하고 살해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죽음의 불안과 생존의 욕구, 적에 대한 분노와 전우에 대한 죄책감 등 전장에서 불 수 있는 병사들의 불안 심리와 그것의 비극적 종말을 저녁 까치 소리라고 하는 음습(陰濕)한 상징 속에서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작품의 서사 구조 : 액자 형식>>

 

 외부 이야기

 

단골 서점에서 신간을 뒤적이다 `나의 생명을 물려다오' 하는 얄팍한 책자에 눈길이 멎었다, `살인자의 수기' 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생명을 물려준다.이것이 무슨 뜻일까, 나는 무심코 그 책자를 집어들어 첫장을 펼쳐 보았다. `책머리에' 라는 서문에 해당하는 글을 몇줄 읽다가 `나도 어릴 때는 위대한 작가를 꿈꾸었지만 전쟁은 나에게 살인자라는 낙인을 찍어 주었다' 라는 말에 웬지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내부 이야기 두 부분

 

- 전쟁에서 돌아온 ''를 중심으로 내가 전쟁터에서 가족(특히 사랑하는 정순)을 찾아 귀향하는 부분

(까치소리 '길조(吉兆)')

- 내가 전쟁터에서 돌아와 절망적인 상황에 마주치다 살인까지 이르는 부분 (까치소리 '흉조(凶兆)')

* 참고 속담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배경 : 시간 - 625 무렵 공간 - 시골의 어느 마을

성격 : 토속적, 샤머니즘적, 신비적, 원형 상징적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내부 이야기)

주제 :  인간의 삶에 내재(內在)하는 운명의 힘과 그로 인한 절망과 비극

 전쟁의 참상에 눌린 인간의 운명적(運命的) 삶과 그로 인한 비극(悲劇)

출전 : 1966 [현대문학] 발표

 

등장 인물  
 
     

 : 내부 이야기의 전달자

(봉수) : 내부 이야기의 주인공. 정순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해(自害)를 하여 불구로 제대함. 정순의 결혼 으로 분노와 절망 끝에 살인을 하게 됨.

정 순 : 봉수와 혼인을 언약한 여자. 봉수가 전사했다는 상호의 속임수에 빠져 그와 결혼함.

운명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물.

옥 란 : 봉수의 여동생

어 머 니 : 까치가 울 때마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천식 환자. 절망 속에 죽음을 재촉하는 인물.

상 호 : 수의 친구. 징병을 기피하고 봉수가 죽었다는 거짓말로 속여 정순과 결혼한, 정의롭지 못한 인물.

영 숙 : 상호의 여동생으로 봉수를 사모함. 오빠의 죄의식을 느끼고 봉수를 동정, 고통을 위로하다 몸을

허락하여 자기를 희생하나 봉수의 발작으로 목숨을 잃음.

(, 봉수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트릴 때 울던 그 까치소리가 들리자 봉수는 알 수 없는 전 율을 느끼며 영숙을 죽인다.)

구 성  
 
     

발단 : ‘’(봉수)가 제대하여 돌아와 어머니의 병세와 정순의 결혼 사실에 절망함.

전개 : 절망과 좌절 속에 정순의 오빠와 상호를 만남.

위기 : 정순을 만나 재결합을 설득함.

절정 : 영숙이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를 위로하다가 몸을 허락한다. ‘는 그녀를 목 졸라 죽임.

 

<액자식 구조의 분석>

 

 외부 이야기

단골 서점에서 신간을 뒤적이다 `나의 생명을 물려다오' 하는 얄팍한 책자에 눈길이 멎었다, `살인자의 수기' 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생명을 물려준다.이것이 무슨 뜻일까, 나는 무심코 그 책자를 집어들어 첫장을 펼쳐 보았다. `책머리에' 라는 서문에 해당하는 글을 몇줄 읽다가 `나도 어릴 때는 위대한 작가를 꿈꾸었지만 전쟁은 나에게 살 인자라는 낙인을 찍어 주었다' 라는 말에 웬지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내부 이야기 두 부분

- 전쟁에서 돌아온 ''를 중심으로 내가 전쟁터에서 가족(특히 사랑하는 정순)을 찾아 귀향하는 부분.

 (까치소리 '길조(吉兆)')

- 내가 전쟁터에서 돌아와 절망적인 상황에 마주치다 살인까지 이르는 부분.(까치소리 '흉조(凶兆)')

* 참고 속담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

 

줄거리  
 
     

’(나레이터)는 서점에서 󰡔나의 생명을 물러 다오󰡕란 책을 구입했다. 그것은 살인자의 수기란 부제(副題)가 붙어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어머니가 아들에게서 소식 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다가 천식 증세가 악화되어 가고 있다. 어머니의 기침 소리가 날 때마다 까치가 사납게 운다. 한편, 전쟁터에 나갔던 ’(봉수)는 정순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식지와 장지에 자해를 가하여 제대를 하고 귀향한다.

 

그러나 가 돌아왔을 때, 유일한 희망이었던 정순은 가 전사했다는 상호의 거짓말에 속아 상호와 결혼해 버린 뒤였다. ‘는 정순의 오빠를 만나서 자초지종을 알고자 하나 아무런 소득 없이 헤어진다. 주막 앞에서 상호를 만나게 되고 그와 담판을 짓지만, 정순을 만나지 못한다. 상호의 동생인 영숙이를 통하여 의 뜻을 정순에게 보내지만 시간만 흐를 뿐이다.

하루는 그녕를 만나  목숨의 의미를 설명하며 용기를 다하여 재결합을 설득하지만 끝내 좌절하고, ‘의 절망과 분노는 극에 달한다. ‘를 연모해 오던 영숙은 오빠 상호의 행위에 죄의식을 느끼고, ‘의 고통을 위로하다가 몸을 허락한다. 이때 까치가 운다.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뜨릴 때 울던 바로 그 저녁 까치 소리. ‘는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면서 그녀(영숙)를 목졸라 죽인다.

 

 

 생각해 봅시다

 

1. 이 작품의 제목인 '까치'의 의미는?

2. 속신(俗信)의 유형을 알아보고, 이 작품이 속하는 속신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3. 다음 구절들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1) '까치가 울 때마다 나의 이름을 부르곤 했다. 그것도 그냥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죽여다오> 를 붙였다.

2) 그녀는 그 때 이미 실신 상태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까작 까작 까작 까작 하는,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뜨리기 마련인 그 저녁 까치 소리였던 것이다.

3) '(봉수)'가 영숙을 목졸라 죽이는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을, 합리적 측면과 소설 문맥적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4. 까치 소리의 기능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자.

5. 이 작품이 통속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이유를 인물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여 생각해 보자.

 

 이것만은 꼭 알아야

1. 이 작품의 짜임을 '까치 소리'라는 상징성와 연관하여 살펴보자.

 까치 소리와 노모(老母)의 천식 증세, 그리고 주인공 봉수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작품은 아무 관련이 없 는 사건들이 현실 속에서 필연적 '운명'처럼 전개되도록 짜여 있다. 그런 가운데 전쟁에서의 죽음에 대한 불안과 삶에의 욕구, 적에 대한 분노와 전우에 대한 죄책감 등 전장에서 볼 수 있는 병사들의 불안 심리와 그것의 비극적 종말을 저녁 까치 소리라고 하는 음습(陰濕)한 상징 속에서 효과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

2. 영숙의 죽음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자기 희생으로 볼 수 있다.

3. 이 작품의 원형을 살펴보자.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

 

 참고 자료 - 원형과 빗댐의 이야기

; 속신이나 전설 등을 원형(原型), 혹은 기호화해서 전체적인 구조를 엮어 나가는 이야기를 '빗댐 구조의 이야기'라고 한다. 이 때, 속신이나 전설 등은 단순히 소재적인 것을 넘어서, 그것에 빗대고 있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를 결정짓는다.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요소들이 구체적으로 갖추어진 상황 속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그럴 듯하게 꾸미기도 한다. 속신에는 대체로 적중되기를 바라는 길조(吉兆)와 피해지기를 바라는 흉조(凶兆)가 있다. 빗댐 구조의 이야기는 이 두 가지 조짐이 모두 가능한 상태에서, 그 중 어느 것이 실현될 것인가 하는 긴장 속에서 진행된다. 작자는 이 예상되는 정석(定石)에 최대한의 변화를 주거나 교묘하게 결과를 지연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재미와 의미를 증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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