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논술7- 본론쓰기
by 송화은율본론 쓰기
서론이 머리라면 본론은 몸통입니다. 본론은 서론에서 제기된 문제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제시된 대안의 타당성을 논증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서론에서는 거창하게 과제를 제시하고 주장을 역설하고서는 막상 본론에서 과제의 해명이라든가 주장을 뒷받침 해 주는 논거가 빈약하다면 그 글은 기형일 수밖에 없겠지요. 이제 본론 쓰는 연습을 통해서 글을 살찌우는 훈련을 해 봅시다.
본론에서 중요한 것은 논리력입니다. 이 논리력은 단락의 형태를 결정하고 이들을 이어 나가는 데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선, 단락 쓰기의 일반적인 사항부터 간단하게 다시 검토하기로 합시다.
1. 논리와 주장을 부각시키는 단락쓰기
단락은 주제문을 어디에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두괄식 구성, 미괄식 구성, 양괄식 구성 등으로 구별하기도 하고, 논리 전개 방법을 기준으로 연역법, 귀납법, 변증법적 등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1) 주제문의 위치에 따라
가. 두괄식 구성
두괄식 구성은 주제문을 먼저 제시하고 뒷받침 문장들을 뒤에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손쉽게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자기 주장에 대해 믿어 달라고 호소하는 핑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나. 미괄식 구성
미괄식 구성은 뒷받침 문장들을 먼저 제시하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도출될 수밖에 없는 주제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성 방식입니다. 논리적인 글의 전개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논리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주의해야 하지 않으면 비논리적 문장 전개가 이루어지기 쉽다는 단점을 지닙니다.
다. 양괄식 구성
양괄식 구성은 주제문을 제시하고 그 다음에 뒷받침 문장들, 그리고 다시 유사한 내용의 주제문을 제시하는 방법이지요. 자기 주장을 강조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1200 자 중 720 자 정도인 본론이고 보면 이렇게 주제문을 두 번에 걸쳐 제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알맹이 없는 글이 될 수도 있지요.
(2) 논리 전개 방법에 따라
가. 연역적 구성
일반적인 원리에서 개별적 사실을 전개해 나가는 방법이 연역법입니다.연역법은 논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논리 전개방법으로서 철학적인 논제를 다루기에 유리합니다.
나. 귀납적 구성
그 반대로 전개하는 방법이 귀납법입니다. 귀납법은 과학 실험에 적합한 논리 전개 방법입니다.
다. 변증법적 구성
'어떤 하나의 생각(정)'과 '그에 반대되는 생각(반)'을 제시한 뒤, 두 생각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 뽑아 '새로운 생각(합)'을 만들어내는 논리 전개가 변증법적 구성입니다. 합을 구성할 때 상상력이 필요하며, 만들어진 내용(합)이 반드시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사유의 방법이지요. 그러므로 가능하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논술에서 변증법적 논리 전개를 요구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술에 가장 적합한 단락 구성 방식은 미괄식 구성입니다.[논리 전개로 보면 연역법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미괄식 구성을 만들기 위해 단락은 어떤 요건을 지녀야 하는지 복습해 봅시다.
단락의 요건은 크게 완결성, 통일성, 일관성을 지녀야 합니다.
완결성이란 추상적인 주제문과 구체적인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하나의 단락으로 완결되는 특성입니다. 통일성은 단락의 주제가 글 전체의 주제에 통일되어야 한다는 특성입니다.
일관성은 단락의 문장들이 일관된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본론의 유형
본론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습니다.
(1) 본론의 일반적 유형
일반적으로 좋은 논술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발견됩니다.
가. 제기된 문제를 전개하여 주제를 부각시킨다.
나.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자신의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한다.
다. 문단을 적절하게 나눈다. 내용이 비슷한 것은 한 문단으로 하고, 새로운 내용이면 단락을 바꾸어 주는 기 본적인 사항을 지킨다.
라. 자신과 대립되는 견해를 내세워 자신의 의견과의 차이를 부각시킨다.
(2) 본론의 구체적 유형
가. 과제의 해명을 제시하는 유형
이러한 유형은 본론 쓰기의 전형적 방법으로 서론에서 제시된 과제에 대해 사례와 예화, 인용 등의 방법을 통하여 명확하게 해결하는 형태입니다. 이 유형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례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예제] 서론에서 일본 문화 수입 개방을 결정한 정부의 방침에 대하여 자신의 불가(不可)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본론을 이어 쓰라.
◀ 모범 예문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일본의 대중 문화는 우리 안방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 가라오케, 일본의 위성 방송 청취, 일본의 만화와 오락, 심지어 공영 방송의 프로그램까지 일본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가 있다 하니, 일본 대중 문화의 침투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정부 당국이 퇴폐적이고 폭력적인 일본 문화를 규제하는데 나서기보다는 이를 양성화시켜 주겠다고 하니 이는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발달된 첨단 과학 기술과 매체들을 동원한 일본 문화가 공개적으로 개방되면 국내 청소년들에게 미칠 가공할 만한 폐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유형
이러한 유형은 논제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 형태에서 자주 언급되는 유형으로 본론에서 진술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제시하여 산만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예제] 현대 사회에서의 소비자들의 현명한 구매 태도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쓰라.
◀ 모범 예문 ▶
기업주와 매스컴이 합작하여 상품의 구매를 강요하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 스스로가 권리를 보호할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 구매할 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 획득에 노력하고 이들을 직접 활용하는 태도를 습관화해야 한다. 즉 상품의 실용성, 품질, 가격 등에 대해서 전문 기관의 발표문이나 경험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세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꼭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계획적인 구매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일시적 유혹에 빠진 충동 구매는 가계의 손실은 물론 기업들의 광고비 경쟁을 부채질할 우려까지 있는 것이다.
다. 찬·반 선택을 요구하는 유형
이러한 유형은 주어진 견해를 비교, 검토한 후, 자신의 입장을 선택하는 유형으로 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방식입니다. 이는 흑백 논리가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단순성을 극복하여 생각의 균형을 갖추게 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문제 유형이이지요. 구성 형식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구성 형식 ◆
* 본론 1 - ① 반대 의견 소개 ② 반대 의견의 논거 ③ 일면적 수긍
* 본론 2 - ① 반대 의견에 대한 필자의 반론 제시 ② 반론의 논거 ③ 반론의 확정
라. 원인 분석을 요구하는 유형
이러한 유형은 어떤 사실과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논증적으로 분석하는 출제 방식입니다.
본론에서 유의할 점은 관점의 등위성(等位性)입니다. 예를 들어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다고 할 경우, ㉠ 종교 ㉡ 이념 ㉢ 인종 등 분석의 항목이 등위적이어야 합니다. 만약 ⓐ 이념 ⓑ 무역 ⓒ 자원으로 관점을 정한다면 ⓑ, ⓒ의 근접성으로 말미암아 항목 간의 배타성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3. 본론의 구성 단계
(1) 문제 분석
서론의 문제에 제시된 논제를 규명하는 부분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이때 대체로 문제는 현상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므로 이를 추상화하여 본질적 내용으로 쟁점화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96학년도 한양대 논술 1번 문제의 경우, 프랑스 여배우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구체적이고 현상적인 문제를 봅시다. 이를 추상화하면 '자국의 문화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비평하는 것은 옳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내포된 본질적인 문제는 '문화는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이지요. 물론, 배경지식이 풍부한 학생은 이를 '문화 절대주의와 문화 상대주의 관점의 차이와 타당성 여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 분석 부분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본질을 거론하고 그 결과에 따라 현상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2) 대안 제시와 대안의 타당성 검토
문제를 분석하게 되면 그 문제의 단점과 장점이 나타납니다.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면 되지요. 문제 분석이 잘 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전개할 수 있습니다. 이대 반드시 문제 분석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내용이어야지 문제와 관련없는 또는 느닷없는 내용을 전개해서는 안 됩니다. 이때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논거[논리적 증거]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논거로 예가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논거가 논술자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객관성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정확성이 있어야 합니다. 잘 모르는 사실을 제시해서는 안 되지요. 바로 이 논거 부분에서 논술자의 배경 지식을 마음껏 발휘해야 합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지식의 양을 충분히 발휘하십시오. 그렇지만, 논제와 결부되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써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이 있을 경우에는 그 주장을 먼저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 의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면 깊이 있는 사고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절대적 진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96년도 성균관 대학 논술 문제에서도 어느 쪽 견해를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의 방향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하였던 것입니다. 주장이 어떠한 것인가보다는 그 주장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개하느냐가 더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바로 이 대안 제시와 타당성 논증에서 명확하고 객관적인 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본론 쓰기 사례 보기>> 잘못된 부분 지적해 보기
사례1-'현대 사회에서의 언론의 역할'
먼저 대중 매체의 정확성과 신뢰성 있는 활용이 필요하다. 대중 매체의 일차 목적이 신속한 정보이긴 하지만, 그 정보가 거짓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해가 된다. 정보 사회에서 대중 매체의 신뢰성과 정확성이 부족한 정보는 눈과 귀가 거짓에 노출되어 눈뜬 장님이면서 청각 장애자를 만들어 버린다. 어느 나라에서건 정치적 독재자나 사회적으로 힘있는 사람이 대중 매체를 장악하는 것은 잘못된 활용의 좋은 예이다. 따라서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되 믿을 수 있는 정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의 제공과 활용이 필요하다.
'주제문+뒷받침 문장'의 두괄식 구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마지막 문장도 주제문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양괄식으로도 판단되는 본론 단락입니다. 그런데 논술에서는 두괄식이나 양괄식보다는 미괄식이 더 적합합니다. 두괄식은 미괄식에 비해 덜 논리적이고, 자칫 자기 주장에 대한 핑계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나친 비유적 표현이라는 문제점도 지니고는 있습니만, 표현 문제는 나중에 다루기로 합니다.
사례2-'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다수결 원칙 정당성 여부'
그래서 다수의 의견이 타당한 것인지 또는 올바른 것인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상황에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민주적인 사고가 결여된 많은 시민들이 무조건 다수결로 해결하고 보자는 주장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다수결로 무시된 소수의 의견이 더 올바른 것일 수도 있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다. 이는 올바른 민주적인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 의견이라도 그것이 타당한지, 특권 계층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깊이있게 토론해보고 소수의 의견도 같이 검토하여 이를 수렴하는 자세가 올바른 민주 시민의 자세라고 볼 수 있다. A/B 이런 일은 그 사회의 민주적인 토대 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 곧 대화와 타협, 서로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A와 B는 임의로 표시한 것입니다. A 부분을 보면, 소수와 다수의 의견 중 어느 것이 옳은지 타당성 검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B 부분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에서 제시한 논제 성격상 B가 가장 적합합니다. 그러나 A처럼 주장을 할 경우에,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누가 결정하는 것인지 그 기준은 누가 제시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내용이 됩니다. 따라서 원래의 논지와 관계 적은 내용이 되게 되며, B와도 연결되기 어렵게 됩니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통일되지 않는 논술도 감점대상이 됩니다.
사례3-'현대 사회에 있어서 대중 매체의 장단점'
대중 매체가 대중 문화의 형성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영상 매체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대중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대중 매체의 부정적 측면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대중 매체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긍정적 측면을 간단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표현 또한 매우 성숙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의 단락으로 본론을 쓸 수 있다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안 될 것입니다.
사례4-최인훈의 소설 '광장'에 나타난 주인공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
소설 '광장'은 주인공 '이명준'이 자본주의의의 부패와 공허함에 못 이겨 월북하나 북한의 공산주의 역시 혁명은 사라지고 혁명의 화석만을 발견하고는 깊은 회의에 빠져 전쟁 후 포로 교환시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3국을 선택하나 결국은 자살하고 만다는 플롯으로 되어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이명준'은 관념적 방관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나 낡은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노력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남한이 에 있던 '이명준'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패상에 싫증을 느끼고 남한을 떠난다. 또한 격동하는 혁명의 모습을 그리며 월북했으나 혁명의 화석만을 발견한 채 개인의 개성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 사회에서 더 큰 실망을 안고 마냥 모스코바로 떠나 버린다.>
이 글은 본론의 첫번째 단락과 두번째 단락입니다. 그런데 두번째 단락의 <> 부분을 보면 앞 단락에서 이미 제시했던 내용을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제시한 이명준의 현실 개척 의지 부재를 강조하고 싶다면, 첫 단락과 다른 내용의 예를 제시하거나 아니면, 바로 앞 단락에서 구체적 예를 제시했으므로 생략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입니다.
사례5-'낙태와 뇌사 판정'
임신한 여인의 아이가 장애자라고 진단 결과가 나왔을 때에는 임신 중절을 하는 것이 출산하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정상인이 성장하다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되었을 때에는 그 불행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구태여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게까지 그러한 장애를 줄 필요는 없다. 생명은 고귀하고 값진 것이지만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고 타인들에 의해서 외면당하는 삶은 그다지 값진 것이 될 수 없다. 몇몇 심하지 않은 장애자들을 제외하고 상태가 심각한 장애자들은 사는 것보다 죽는 편이 더 낫다고 말들을 한다. 이처럼 자신의 장애에 대해 자학하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그런 장애를 물려주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최근 뇌사 인정에 대한 찬반의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 의견 중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사람의 죽음을 결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현재 의술로도 치유가 불가능하며 가까운 미래에서 또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현 시점에서 그런 주장은 타당성을 잃는다. 뇌가 정지했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정지했다는 것이고 다만 심장만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심장만이 뛰고 모든 것이 정지했다는 것은 기타 동물들과 그다지 차이점을 가지지 못 한다. 따라서 차라리 동물처럼 사느니 편안히 삶을 마감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대우하는 것이 된다.
이 글은 낙태 문제와 뇌사자 판정 문제를 주된 논쟁점으로 지닌 문제에 대한 본론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도덕적 딜레마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문제의 경우에는, 본론 전반부에 이러한 현상의 본질을 제시하는 것이 옳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생명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또는 '인간이 인간에게 본인의 선택없이 죽음을 강요할 수 있는가?' 등의 도덕적 판단을 간단히 정리한 후 이를 근거로 하여 주어진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현상만을 다룰 경우, 사안마다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어 일관성 문제가 제시될 수 있고, 논리적이지 않은 전개가 이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글은 논거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첫 단락에서 낙태 이유로 제시한 것이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고 타인들에 의해서 외면당하는 삶은 그다지 값진 것이 될 수 없다'와 '상태가 심각한 장애자들은 사는 것보다 죽는 편이 더 낫다고 말들을 한다.'입니다. 사회 변화보다는 그런 사회에 살지 않는 편이 낫다는 장애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즉,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덕적 자세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누가 죽고 싶어 하겠습니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장애자에 대한 차별 대우 개선이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논거는 낙태를 옹호하기에는 부적합합니다. 차라리, 이러한 장애자를 낳았을 경우 발생하게 될 사회적 손실을 거론하는 것이 낙태를 옹호하기에 더 적절할 것입니다.
두번째 단락의 경우는 ' 인간이 심장만이 뛰고 모든 것이 정지했다는 것은 기타 동물들과 그다지 차이점을 가지지 못 한다. 따라서 차라리 동물처럼 사느니 편안히 삶을 마감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대우하는 것'이라고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동물과 같다는 것도 논술자 자신의 주장일 뿐이어서 객관성을 지니는 논거로서는 부적합합니다. '사람이 심장은 뛰고 뇌는 정지했다고 할 경우, 그의 생명은 끝난 것인가?'라는 도덕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짐승과 같다는 논거를 제시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현상의 문제는 항상 본질을 다루고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례6-'현대 산업 사회의 문제'
근대 자본주의의 도입으로 현대인은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었고, 새로운 자유를 얻게 되었다. 그러면서 산업이 발달하고 사회는 점점 기계화되어 갔다. 인간의 생활은 점점 더 편리해졌고 갈수록 발달하는 과학에 모든 것을 의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젠 과학 없이는 생활할 수가 없게 되었다. 결국 인간의 존엄성은 점점 무시되고 인간도 하나의 기계 같은 존재처럼 되어 가는 것이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나의 존재를 찾기가 어려워졌고, 내가 하는 일이라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세상의 인심은 야박해져만 가고 따뜻이 말 한 마디 나눌 사람도 없어졌다. 인생의 목표를 성공에만 두고 아무런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 이런 현대인은 자기의 삶에 회의를 느끼기 쉽고 또한 쉽게 무력감에 빠져 결국에 고독감과 외로움에 휩싸이게 된다. 현대인은 이런 길을 걸어 왔다.
이 글은 지나치게 자기 주장을 강조하다 보니 논리적 비약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과학이 생활화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인간성을 상실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일이 끝나는 그런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버튼만 누르면 해결되는 것은 수세식 변기뿐이거든요. 또한 세상 인심이 야박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없습니다. 논술자는 자기 머리 속에 떠오르는 추상적 상황을 상정하여 논거로 삼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객관성을 획득하기 어려워 논거로서는 부적합하지요.
사례7-'현대 산업 사회의 문제'
종교 개혁 후 불안한 상황 속에서 그 당시 사람들은 산업 혁명이란 또 하나의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산업 혁명은 예전과의 세계와는 다른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다. 산업 혁명은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그 당시 삶의 대부분을 변화시켰다. 대량 생산과 기계 문명, 수공업 중심 사회에서 공장제 기계 공업 사회로, 경제구조의 변화로 농업 사회에서 공업 사회로 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나타나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우리는 점차 인격과 정신의 성숙은 뒤로 한 채 물질의 노예가 되어갔다. 게다가 단지 인생의 목표는 성공뿐이라고 그러면서 점차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자기 자신을 물질로 느끼게 되었다. 즉, 참다운 자신은 잃어버린 채 물질만을 추구하게 되었고 그러한 불안감과 무력감을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우상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 글의 경우 자기 주장을 전개하면서 인과 관계를 논리적으로 배치하지 못했습니다. 인간성 상실의 원인으로 제시된 것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뿐인데, 이것으로 말미암아 인간성을 상실하고 물질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유추할 수는 없지요. 단지 대립의 심화는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물질을 추구하다가 새로운 우상을 찾게 되었다고 하였으나, 이는 논리적 오류입니다. 종교 개혁과 산업 혁명 이후 인류가 새로 찾은 우상이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충분히 읽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문제를 해석하는 오류가 답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례8-'현대 사회의 올바른 분배 기준'
분배란 경제학적 용어로서 경제적 활동에 따른 소득을 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준없이 노는 사람과 자기 몫을 다한 사람에게 똑같이 분배한다면 열심히 일한 사람이 피해 의식을 갖게 될 것이며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공산권 국가처럼 마이너스 경제 성장율을 나타낼 것이다.
그렇다면 위 예에서 문제가 되었던 '공로'에 따른 부의 분배를 생각해 보자. 이 방법은 소수의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될 수는 있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직업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현대 사회에서 이들을 모두 필요로 할까. 오히려 피고용자들은 고용인이 사람들을 꺼림직하게 여길 것이며 자연스럽게 그들은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되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비논리적 본론의 전형입니다.
첫째, 우선 모든 이들이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를 문제로 내세운 것은 앞 단락의 열심히 일하는 자와 노는 자의 문제와 같으므로, 논술자가 말하고자 하는 '공로'에 따른 분배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죽은 아이 00 만지는 격입니다. 둘째, '현대 사회에서 ∼ 할까' 부분은 비논리적입니다. 현대 사회는 모든 이들이 직업을 갖는 것을 이상으로 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표현이 의문형이어서 문제 제기와 혼동되기 쉽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셋째, '오히려∼' 부분은 논제와 직결되지 않으며 논술자 자신도 자기 논리에 속아 무슨 말을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례9-'환경 보존의 인식 변화 필요'
환경 오염 중에서도 인간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것으로 공해를 꼽을 수 있다. 7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존층에 대해선 알지도 못 하였다. 그러나 최근 대중 매체에서 오존층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심각한 상태의 파괴 현상과 결과로 인해 국민 학생들까지도 그 중요성을 알고 있을 정도까지 보편화되었다. 우리의 가슴 속도 오존처럼 서서히 구멍이 생기는 건 아닐까.
앞 부분에서는 '공해'라고 하고서는 바로 '오존층 파괴'를 들었는데, 이 단락 뒤에 이어지는 단락들을 보면(여기에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수질 오염, 토양 오염'을 다루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국 용어가 통일성을 지니지 못하게 되었지요. '공해'는 '대기 오염'으로 고쳐져야 합니다. 그래도 내용상 대기오염과 오존층 파괴는 적절히 연결되지 못한다는 문제점은 남지요.
사례10-'정보화 사회의 장단점과 그에 대한 우리의 자세'
고등학생 글이지만 이 정도면 웬만한 대학생보다 더 잘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좋은 점으로 정치면에서 여론의 직접적 반영 기회가 훨씬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금의 대의 정치 제도하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의견을 다 수렴할 수가 없다. 그러나 미래의 발달된 통신 기술은 언제라도 국민의 의견이 정치 지도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것이다. 지금도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컴퓨터 통신에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전개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또 전세계의 문화 교류가 훨씬 더 용이해질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의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직접적 경험의 기회가 많이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양한 문화를 더욱 빠르고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부작용으로는 첫째로 빈발하는 컴퓨터 관련 범죄를 들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문제가 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상대방 기업의 중요한 정보를 훔치거나 사생활에 관련된 정보를 빼내어 범죄에 이용하는 등의 일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은 대인 관계가 서서히 단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점차 사람을 만날 필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며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대인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서 정보를 독점적으로 지배할 경우도 가정해 볼 수 있다. 그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가 통제되거나 조작될 수도 있다. 또 특정 국가가 정보를 독점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쉽게 빠질 수 있는 억지주장의 반복이나 논리적 비약도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전개했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어휘가 일상적이고 평이해서 깊이를 느끼기가 좀 어렵다는 점이지요. 어휘를 좀더 성숙된 표현으로 고친다면 흠잡을 데가 없겠습니다.
<< 본론을 쓸 때 지켜야 할 사항 >>
가. 일반적인 내용
* 서론에서 제기된 문제 분석
* 분석된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
* 제시된 대안의 타당성 검토
나. 구체적인 내용
* 서론에서 제기된 현상[문제]의 본질적 접근, 파악
* 본질에 입각한 현상의 문제점 지적, 대안 제시(연역법을 기본적인 논리 전개 방법으로 사용함)
*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음을 객관적 논거를 제시하여 논리적으로 입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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