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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논술6 - 서론쓰기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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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쓰기

 

서론은 글의 도입부입니다. 이 말은 독자(시험의 경우, 채점자)가 처음으로 여러분의 글을 읽게 되는 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논제와 어긋나거나 어법에 어긋나거나, 아니면 그 어떤 흠이라도 있게 되면 채점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게 되어 점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시험 시간에 연습장에 논술문을 작성할 때는 서론부터 써서는 안 되지만, 실제로는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므로 주의를 기울여 보도록 합시다.

 

1. 서론의 구성 요소

서론 부분은 한 문단으로 충분합니다. 서론 문단은 특수한 기능을 나타내기 때문에 독특한 구조를 보여 줍니다. 서론 문단은 이야기 거리를 소개하면서 차츰 특수하게 한정하는 기능을 나타냅니다. 서론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부분: 관심 환기 - 화제 자체를 인상적으로 하여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2. 현재 직면해 있는 문제점: 문제의 현황 - 과제가 가지고 있는 현황과 실태를 제시한다.

3.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 동기 및 목적 제시 - 논술의 의도나 동기를 분명히 밝힌다.

4. 논하고자 하는 범주와 방법: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나 태도 표명

5. 주제의 암시 : 이는 글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논제의 특성에 따라 이와 같은 내용들을 적절히 안배해 작성할 수 있는데, 논제와 관계없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은 '관심 환기''문제 제기'입니다. 이 둘의 관계는 매우 직접적이죠. 관심 환기만을 보아도 문제가 무엇이리라고 추측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화제를 제시해야지 문제 제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2. 서론 작성할 때의 주의 사항

 

첫째, 서론의 시작은 일반적 진술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 진술이란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서론을 시작할 수도 있으나, 이럴 경우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정확하게 문제 제기에 들어 있는 논제와 직결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구요, 직결된다고 하더라도 본론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를 서론에서 이미 한정하는 꼴이 되어 어색합니다. 서론은 일반적인 진술로 시작하세요.

 

둘째, 일반적으로 시작된 내용을 자연스럽고도 단계적으로 좁은 범위의 내용으로 한정해 나갑니다. , 이야깃거리를 일반적인 내용으로 소개한 다음 차츰 그 일반적인 내용을 좁혀 가면서 논제로 귀결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셋째, 서론의 첫문장으로 사용하기 편한 것은 명제(주제라고도 함)입니다. '이다' 혹은 '은 옳다, 가치 있다.', '하여야 한다' 등의 명제문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 명제문의 내용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없도록 말이죠. 의문이 제기되면 글 전체의 전제에 대한 의심이 되어 글 전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넷째, 서론의 관심 환기를 작성하기 위해 예문 내용을 참고로 개념 정의나 개괄적인 전개를 할 수도 있으며 문제 제기를 포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성급하게 구체적인 예를 들어 관심 환기를 작성할 경우 문제 제기와 연결되지 못하는 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관심 환기를 만들지 않느니만 못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아주 명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상 개념 정의 정도의 일반적인 이야기로 관심 환기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관심 환기 작성의 가장 일반적인 원칙은 문제 제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바로 전 단계이어야 한다는 점이죠. 학생들의 논술을 보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관심 환기의 시작이 '산업 혁명 이후에 인류는'입니다. 도대체 '20세기의 횡단보도 우측통행 문제'를 제재로 한 이야기에도 산업 혁명이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중요한 것은 문제 제기를 끌어내기 바로 전단계로 관심 환기 부분을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섯째, 관심 환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문제 제기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러한 문제 제기를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는 바로 앞 단계의 내용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그 내용을 관심 환기로 제시하면 되지요. 말은 쉬운데 많이 연습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전개되기 어렵습니다.

 

3. 서론 구성의 예문

다음에 보이는 몇 개의 기본적인 글들을 보도록 하죠. 나름대로 논제에 가까운 관심 환기를 이룬 것들이지만, 서론이 지녀야 할 모든 요소를 지닌 것은 아닙니다. 모든 내용을 지닐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원고지 분량의 한계와 논제 특성에 따라 적절히 구성하여야 합니다. 또한 전체 글의 1/5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구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이지요. 결국 많은 연습이 서론을 잘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합니다.

 

예시문1 - 민족 문화의 전통과 계승(이기백)

 

우리는 대체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를 서양식으로 꾸미고 있다. "목은 잘라도 머리털은 못 자른다."고 하던 구한말의 비분강개를 잊은 지 오래다. 외양뿐 아니라, 우리가 신봉하는 종교, 우리가 따르는 사상, 우리가 즐기는 예술, 이 모든 것이 대체로 서양적인 것이다. 우리가 연구하는 학문이 또한 예외가 아니다. 피와 뼈와 살을 조상에게서 물려받았을 뿐, 문화라고 일컬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서양에서 받아들인 것들인 듯싶다. 이러한 현실을 앞에 놓고서 민족 문화의 전통을 찾고 이를 계승하자고 한다면, 이것은 편협한 배타주의나 국수주의로 오인되기에 알맞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러면 민족 문화의 전통을 말하는 것은 반드시 보수적이라는 멍에를 메어야만 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전통이란 어떤 것이며, 또 그것은 어떻게 계승되어 왔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민족 문화의 전통과 계승'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생활의 모든 면이 서양적으로 바뀌어진 오늘의 현실을 관심 환기로 제시하고, 이어서 과연 민족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자고 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인가라는 반문과 함께 전통에 대한 개념과 계승 방법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몇 안 되는 훌륭한 예입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수험생이 써야 할 논술은 이와 같은 긴 한 편의 글이 아니라 많아야 1,200자를 넘지 않는 분량이라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형식은 배울 필요가 있으나 그 분량을 본떠서는 안 됩니다.

 

예시문2 - 은근과 끈기(조윤제)

 

한국 문학과 한국 사람 생활의 특질이란 어떤 것인가? 오랜 역사와 전통에서 살아 온 한국 사람의 생활에 특질이 없을 리 없고, 또 그를 표현한 한국 문학에 특질이 없을 수 없다.

 

한국의 예술을 흔히들 선()의 예술이라 하는데, 기와집 추녀 끝을 보나, 버선의 콧등을 보나, 분명히 선으로 이루어진 예술의 극치다. , 미인을 그려서 한 말에 '반달 같은 미인'이란 말이 있으니, 이도 또한 선과 선의 묘미일 뿐 아니라, 장구 소리가 가늘게 또 길게 끄는 것도 일종의 선의 예술일시 분명하다.

 

그런데 반달은 아직 충만하지 않은 데 여백이 있고, 장구 소리에는 여운이 있다. 이 여백과 여운은 그 본체의 미완성을 말함일지 모르나, 그러나 그대로 그것은 완성의 확실성을 약속하고, 또 잘리어 떨어지지 않는 영원성을 내포하고 있으나, 나는 이것을 문학에 있어, 또 미()에 있어 '은근''끈기'라 말하고 싶다.

 

이 글은 '한국 문학의 특질'을 주제로 한 서론입니다. 문제 제기와 관심 환기가 분명히 있죠. 그러나, 논리 전개상 문제 제기가 관심 환기보다 먼저 제기되어 있어 서론인지 본론인지 구별이 잘 가지 않을 뿐더러, 자기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비유적 표현들을 많이 사용해서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을 지닙니다. 왜냐 하면 유사한 것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자신이 논하고자 하는 그 대상의 결론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유사점에 의거해 논리 전개한 유추에 불과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이 아닌 가정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 서론은 자신이 논해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하고 논제의 주변을 떠돌고 있습니다. 자주 접하는 글이지만 이러한 문체나 논리 구조로 논술을 쓰면 수필이라는 지적과 함께 감점을 당하게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시문3 - 어느 학생의 글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물음이다. 사람은 자신의 삶이 평탄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살아 간다. 그런데 사람마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그 방법 또한 다양하다. 그럼 다양한 행복 추구 방법을 살펴보고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이 글은 '현대 사회에 있어서 행복의 진정한 의미'라는 논제에 대한 서론입니다. 논제를 포함하기는 했지만, 논제 이외에 '행복 추구의 방법'이라는 내용이 개입되어 '행복의 의미'라는 논제와는 다른 내용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서론 앞 부분에 의문문을 중복 개재하고 있어, 문제 제기와 혼동되게 만들었지요. 오히려 앞에 쓰인 의문문이 논제를 포함하는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또는 다양한 행복의 방법을 거론해서 논제가 여러 개가 된 것입니다.

 

예시문4 - '일본 식민사관 극복을 위한 민족사의 올바른 이해'

 

그러므로, 일제하 일인 어용 학자들에 의해 도출된 왜곡된 한국 사관을 통해 우리는 일본인들의 역사 의식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알 수 있고, 또 이들의 그릇된 역사관은 정치 인사들의 망언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시문에서는 일본인들의 한국 사관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나는 그 중 두번째 이론을 비판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가장 어색한 부분은 제시문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이 글만으로 모든 내용 전개가 완결되지 않고 다시 '제시문'을 읽어야만 하기 때문에 글의 완결성이 미흡해졌습니다. 문제 제기를 '제시문에서'하는 부분은 빼고 두번째 이론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그것)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정도의 표현으로 고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서론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 요소간에 유기적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론은 일반적으로 한 단락이면 족합니다. 몇 번 이야기하였지만 길어야 1,200자를 넘지 않는 글에서 서론이 두 단락 이상이 된다면 본론에서 다룰 수 있는 원고지 분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깊있는 논리 전개를 할 수 없게 됩니다.

 

4. 서론 작성 요령

 

(1) 구체적 제재를 제시하는 경우

 

() 우리 사회가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하면서 새로운 것이 많이 등장했는데, 인터넷이 대표적인 것이다. 인터넷이란 다른 나라의 정보를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게 세계 각국의 정보 통신망을 서로 연결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유용한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음란한 영상 자료나 폭력물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를 감시하거나 통제할 방법도 기관도 없다. 이런 음란한 영상물과 폭력물을 청소년들이 접하게 된다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리라 판단된다.

 

() 영어의 블랙(black)과 불란서어의 불랑(blanc)은 같은 뿌리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블랙은 검은 색이요 블랑은 흰색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극과 극을 뜻하는 말들이 같은 뿌리에서 생겨났단 말인가? - 이어령의 <시인들의 의미론> 중에서

 

이와 같은 경우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논제를 한정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잘못 사용하면 논제와 관계없는 구체적 제재를 제시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완벽히 논제와 직결되고 논의의 범위가 일치할 수 있다면 가장 적합한 서론이 될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2) 개념 정의로 시작하는 경우

 

() 자동화(Automation)란 말은 사람의 일을 기계가 대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에서는 자동화의 대상과 내용이 날로 다양해지고 확대되어 생산뿐만 아니라 사무와 가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자동화가 실현되고 있다.

 

이런 자동화 현상은 실업자를 증대시키고 인간을 기계에 예속시키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고도 산업 사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화 기술의 도입 및 그 개발이 강조되고 있다.

 

() 문화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거나 혹은 그것을 극복해내기 위해 형성한 나름대로의 생활 양식 전반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의 형성과 계승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특성 중 하나이다. 자연적·사회적 환경의 다양함 때문에 문화는 지역·인종별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상대방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잦아진 만큼 그러한 다양한 문화들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 글)

 

() 전통이란 오랜 과거가 현재에 물려준 신념, 관습, 방법 등을 의미하며, 도한 오랜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한 집단의 문화를 현재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바라 본 것을 의미한다. -이상섭의 <전통> 중에서

 

논제와 직결될 수 있는 개념 정의라면 자연스럽습니다. 무리없이 전개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이므로 서론 시작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형식입니다.

 

(3) 격언이나 속담으로 시작하는 경우

 

()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더욱 증폭시켜 왔다. 삼풍 사고나 지하철 일산선 공사에서 보아왔듯이, 기초적인 설계도가 없거나 있어도 공기와 건설 비용만을 생각하는 경영자에 의해 날림공사가 이루어지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무관한 시민들의 몫이다. 개인의 불성실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충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영구 시인 엘리엇은 노래했다. 꽃이 피는 따뜻한 봄날을 그는 왜 잔인하다고 했을까? 그는 겨울이 차라리 포근했다고 노래했다. -이승훈의 <4> 중에서

 

다른 질문에 답하면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만, 속담이나 격언은 기본적으로 비유적 표현을 이루게 됩니다. 다루고자 하는 논제와 속담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유추' 관계에 놓이는 것이지요. 이 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고, 속담에 담겨 있는 화제도 적합하다면 좋은 서론이 되겠지만, 일반적으로 속담을 사용하는 수험생들의 답안은 비논리적이기 일쑤입니다. 속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이지요. 그러므로 쉽게 속담이나 격언으로 서론을 시작하는 건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4) 최근의 상황이나 사건으로 시작하는 경우

 

() 최근 '잘못된 만남'을 히트시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가수 김건모의 경우 텔레비전을 보고 있노라면 그 옷차림이 어느 나라 풍습인지 알 길이 없다. 텔레비전이 보급된 이후에 이런 문화적 획일화가 이루어져 왔는데 컴퓨터 통신 등 뉴미디어가 보급될수록 문화적 획일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요즘 사회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다. 폭력 써클의 창궐과 청소년 대상 금품 갈취와 폭행 등이 매일같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청소년 범죄는, 경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주로 야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청소년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청소년 야간 통행 금지 제도' 도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 모두 현재의 구체적 상황을 제시하면서 서론이 시작되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수험생들의 경우 논제와 일치하지 않는 상황 전개를 하는 수도 있으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현상을 제시하는 관심환기가 주어졌을 경우, 본론에서는 반드시 '현상에 대한 본질에 대한 언급'을 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객관적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고, 따라서 만들어진 문제 분석이나 대안 제시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질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편협한 시각을 지녔거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는 문제를 드러내게 됩니다.

 

(5) 질문으로 시작하는 경우

 

() 달은 변하는 존재인가? 변하지 않는 존재인가? 매일 매일의 변화를 지켜보면 달은 한 달을 주기로 변하는 존재라고 판단할 수도 있으며, 1년 또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준으로 관찰할 경우는 변하지 않는 존재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관찰자의 관찰 기준을 중심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것의 문제를 논의해보고자 한다.

 

() 셰익스피어는 정말 샤일록을 돈밖에 모르는 황금충으로 그려 냈는가? 그 희곡을 다시 정독해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샤일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어령의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중에서

 

중요한 것은 논술에서는 의문문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의문문을 습관적으로 남발하는 수험생도 더러 있더군요. 의문문은 쉽게 문제 제기와 혼동될 수 있으며, 논제가 다양한 것으로 비추어져 논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단적으로 말해,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런 경우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6) 일화로 시작하는 경우

 

() 서독의 브란트 수상이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그는 이례적으로 전몰 병사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했다. 2차 대전 때 저지른 독일인의 범죄에 대한 사죄의 표시였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사건은 이와는 대조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박순영의 <역사 교육>에서

 

() 나와 가까이 지내는 어느 교수는 제국주의 일본 밑에서 그때의 국문학, 곧 일본 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나중에 한국의 학계에서 처신하기가 매우 난처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일본에서 공부한 수많은 한국 사람 중에서 직접 일본의 문화, 역사, 사상 같은 일본학을 전공한 사람은 매우 적다. 일본의 고유한 것이 아닌 서양의 학문을 일본을 통해 배우는 것이 그때의 '일본 유학'의 참모습이었다. -김용운의 <오히려 그리움이 큼을 본다> 중에서

 

일화란 평범한 예가 아니라 대부분 모르고 있는 사실을 말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구체적인 내용과 유사한데요, 아는 이가 적다는 데에 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문제입니다. 채점자도 모를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자신이 모르는 일화로 시작된 서론일 경우, 논거의 불확실성이라는 이유로 감점당할 수 있지요. 참신함만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감점을 당할 수 있으므로, 일화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보편화된 내용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7) 명제문으로 시작하는 경우

 

() 이 우주 만물 가운데 생명만큼 고귀한 것은 없다. 생명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나와 대등되는 우주 만물도 없게 마련이다. 우리가 살았다는 것은 생명이 있다는 것이고, 죽었다는 것은 생명이 없다는 뜻이다. 결국, 역사와 문화가 발전한다든가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생명을 고귀하게 영위하게 하는가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정규복의 <생명의 경외>에서

 

() 우리 소설에는 민족주의적 요소와 함께 애수와 비애가 짙게 깔려 있는 것이 특색이다. 물론 모든 소설에는 색채의 농도는 다르지만, 얼마간의 애수와 비애가 깔려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이런 항례적(恒例的)인 경지를 넘어서, 아주 짙은 색조로 도장(塗裝)되어 있는 것이다. -곽종원의 <한국 소설의 특질> 중에서

 

명제, '단적인 표현'(명제는 다른 말로 주제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주제와 같지 않음)을 전제로 시작하는 서론은 전제에서 단계적으로 문제 제기까지 연결된다면 큰 무리없이 서론이 완성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지요.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과연 전제로 내세운 명제가 옳은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이 생각하는 것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명제는 논리 전개에 오히려 해가 될 뿐이므로 명제를 고를 때, 이 명제는 옳은지, 그리고 논제까지 전개할 수 있는 전제가 되는지 깊이 생각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5. 서론 사례 비평

 

사례문1-'인간의 언어 생활'

이 글의 논제는 '인간의 언어 생활'이고, 서론 부분입니다.

 

 

인간과 동물이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의 하나가 언어 생활이다. 원숭이나 돌고래 같은 동물들도 의사 소통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에 반해 인간의 언어 생활은 후천적이고 창조적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그만큼 인간의 언어 생활은 중요하고 이러한 언어를 잘 갈고 닦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 서론은 명제를 제시하고, 그 명제에서 문제 제기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범위도 점점 축소되어 논제에 이르고 있습니다.

명제 / 대전제 : 인간과 동물이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의 하나가 언어 생활이다.

명제 부연 설명과 논의의 초점 축소 : 원숭이나 돌고래 같은 동물들도 의사 소통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에 반해 인간의 언어 생활은 후천적이고 창조적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언어 순화라는 논제 제시 : 그만큼 인간의 언어 생활은 중요하고 이러한 언어를 잘 갈고 닦는일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사례문2-'일본 식민사관 극복을 위한 우리 민족사의 올바른 이해'

 

일본 전 외상의 "한일 합방이 무력으로 된 것이 아니며 일본은 한국을 통치했지만 식민지로 지배하지는 않았다."는 요지의 발언으로 전국민이 들끓은 적이 있다. 이같은 한국에 대해 왜곡된 주장은 일인 어용학자들의 식민 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식민 사관 중 우리의 근대화 과정에 일본의 식민 통치가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식민 통치를 합리화시키려는 정체성 이론의 참모습을 밝혀 민족사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 글은 구체적인 예시로 볼 수도 있고, 현상황 제시로도 볼 수 있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그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전제를 이끌어낸 뒤, 이에 부합되는 문제 제기를 이끌고 있어 매우 자연스러운 서론이 되었습니다.

 

구체적 내용 / 현상황 제시 : 일본 전 외상의 "한일 합방이 무력으로 된 것이 아니며 일본은 한국을 통치했지만 식민지로 지배하지는 않았다."는 요지의 발언으로 전국민이 들끓은 적이 있다.

근본 원인 제시 : 이같은 한국에 대해 왜곡된 주장은 일인 어용학자들의 식민 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논제 제시 : 식민 사관 중 우리의 근대화 과정에 일본의 식민 통치가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식민 통치를 합리화시키려는 정체성 이론의 참모습을 밝혀 민족사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사례문3 - 인간에게 노동이란 매우 신성한 것이다

 

인간에게 노동이란 매우 신성한 것이다. 그것이 정신 노동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존중받을 것도 없고, 육체 노동이라고 천시받을 것도 없는 것이다. 각자 나름대로 존재해야 할 의미가 있고 넓게 보면 공생 관계에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서론에서 이미 주제를 제시했습니다. 주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해명으로 글이 전개된다면, 자칫 핑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서론은 중립적 자세의 문제 제기이지요. 중립적인 문제 제기에서 본론을 거쳐 논술자의 견해가 집약된 결론이 전개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논술 형태이지요.

 

또한 이 글은 논거 제시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특히 노동이 신성하다는 주장은 객관성이 적습니다. 윤리 시간에 배우는 것은 인간의 자아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서 노동은 신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 '노동''육체 노동'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윤리 시간의 노동과도 차이가 있지요. '육체 노동'을 신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며,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을 신성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용 전개 과정에서 논술자의 주관적 판단이 전제로 주어질 경우 읽는이가 이 전제를 무시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글 전체가 무시되므로 가능하다면 서론에서는 가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론에 명확한 문제 제기가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문제 제기는 서론의 핵심입니다. 핵심 사항 없이 주변만 도는 서론은 결국 논제 파악 미흡 또는 논지의 명료성 미흡이라는 명목으로 감점을 당하게 됩니다.

 

사례문4 - 표현상의 문제가 두드러지는 글

 

사회가 점점 산업화될수록 그 사회는 물질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흐르기 쉽다. 이러한 물질적 경향은 인간을 이성적 사고보다는 육체적 쾌락만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가지게 한다. 그리고 그 사회 도덕성마저도 붕괴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산업화된 우리 사회를 이러한 위기 속에서 구해내서 건전한 사회로 이끌어야 한다.

 

이 글의 경우 표현상의 문제가 큽니다. '~ 우리는 ~ 우리 사회 ~'로 되어 있어 동어 반복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산업화된 우리 ~'로 고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형식상, 문제 제기가 이루어져야 할 부분에 전개될 글의 논지를 내세우고 있어 서론으로서는 어색합니다. 자주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논술자의 주장은 본론 후반부나 결론에 제시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안정적이지요.

 

사례문5-'민족사의 올바른 이해 방법'

 

얼마 전 일본의 외상이 대한민국에 대해 망언을 한 사건이 있어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찬란했던 오 천년의 역사를 단번에 무시한 것이다. 일본은 자기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회피하려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번도 아닌 틈나면 새어 나오는 조선에 대한 비난조의 목소리. 이것은 과거의 조상들의 잘못이 아닌 바로 우리들의 앞에 놓여진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계속해서 망언을 한다면 한일 관계에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될 것이며 쉽게 전과 같이 원만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자기들의 부끄러운 잘못들을 은폐, 부인하려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증거를 통해 일본의 망언이 망령됨을 밝혀 보자.

 

전체적으로 감정적 태도를 지니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중언부언하고 있어서 논의의 초점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한 문제에서 제시한 원고지 전체 분량 1200자인데 비해서 지나치게 많습니다.(서론은 전체 분량의 1/5 정도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400자 가량이 좋습니다.)

 

후반부는 서론보다는 본론이나 결론에 전개되어야 적합한 내용입니다. 서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제시할 경우 이미 논리적 전개를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결론은 전제되었고 그에 대한 핑계(?)만 이루어지면 되는 것이니까요. 서론에서는 중립적 또는 아주 조금만 자기 주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본론에서 논리적으로 전개하여 결론에서 주장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론 후반부에 제시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서론에 제시되는 것은 어색합니다.

 

사례문6 - '현대 민주 사회 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자세'

 

이 글은 '현대 민주 사회 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자세'라는 논제에 대한 답안입니다. 민주 사회의 원리 중에서 '다수결 원칙'을 중심으로 전개했는데, 이 글에도 문제점은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한번 찾아봅시다.

 

 

현대 사회는 그 규모가 매우 크고, 각 분야별로 세분화, 전문화되어 모든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오늘날의 현실에서 민주적인 의사 결정의 방법으로 다수결의 원리가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다수결의 원리가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근본 이념에 더욱 충실하면서 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얼마 전, 버스를 탔는데 버스 운전 기사가 매우 거칠게 차를 몰았다. 그 운전 기사는 지나칠 정도로 차선 변경을 자주 하다가 앞에 가던 자가용과 접촉 사고가 났다. 분명히 잘못은 버스 운전 기사에게 있었는데, 버스 운전 기사는 자가용 운전자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그때, 버스 안에 있던 한 승객이 버스 운전 기사의 편을 들자 다른 승객들도 너도 나도 버스 기사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일을 사소한 교통 사고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목소리가 소수를 지배하는 현상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다수에 의해 합의된 사항과는 다른 의견을 소수가 내어 놓았을 때, 소수의 의견은 쉽게 묵살된다. 소수의 의견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획기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런 모습은 진정한 민주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다수결의 원리가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민주 정치가 중우 정치로 전락해 버릴 위험이 있다. 이런 다수결 원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토론과 대화의 장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 시민의 민주 의식을 기르기 위해 언론 매체에서 토론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일상 생활 속에서 시민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 들일 줄 아는 포용력과 개방된 태도가 필요하다.
다수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의 만장일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다수의 의견만 고집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 민주 시민의 바람직한 자세이다. 토론과 대화를 통해서 성숙된 시민 의식을 갖출 때에 민주 사회는 보다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문제점 지적하기>

 

 

 

 

사례문7 - '현대 민주 사회 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자세'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복잡한 사회를 살다보니 자연히 새로운 용어가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용어의 등장에 아직까지 현대인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계화를 서구화로, 문화적인 삶을 사치 생활로 착각하는 경우가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것중에 민주주의를 다수결의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 또한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사람들에게 잘못 인식된 민주주의를 다시 모색해 봄은 중요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문제점 지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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