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금호강(琴湖江) / 김영랑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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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琴湖江) /  김영랑

 

언제부터

웅그레 저 수백리를

맥맥이 이어받고 이어가는 도란 물결소리

슬픈 어족(魚族) 거슬러 행렬하는 강

차라리 아쉬움에

내 후련한 연륜과 함께

맛보듯 구수한 이야기 잇고

어디멜 흘러갈 금호강

 

여기

해뜨는 아침이 있었다

계절풍과 더불어 꽃피는 봄이 있었다

교교히 달빛 어린 가을이 있었다

 

이 나룻가에서

내가 몸을 따루며 살았다

물소리를 듣고 잠들었다

 

오랜 오늘

근이는 대학을 들고

수방우와 그리고 선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도시 믿어지지 않은,

 

이 나룻가

오릇한 위치에 내 홀로 서면,

지금은 어느 어머니가 된

눈맵시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이

 

아직도 입술에 맴돌아

사라지지 않고

이 나룻가 물을 마시고 받는

이 청춘의 상처

나의 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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