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 해설 / 나희덕
by 송화은율귀뚜라미 - 나희덕
요점 정리
지은이 : 나희덕
성격 : 비유적, 대조적, 감각적
구성 : 대조적 공간 설정(매미 떼 ↔ 귀뚜라미)
1연 : 아직은 노래가 아닌 ‘나’의 울음
2연 : ‘나’의 울음이 누구의 마음을 울릴 수 있길 바람
3연 : 내 울음이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가 되길 바람
주제 : 자신의 노래가 감동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 /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자 하는 마음 / 감동을 주는 노래에 대한 염원
특징 : 자연적 소재의 소리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여 화자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으며, 화자가 자신을 귀뚜라미로 설정하고 있으며, 대조적 표현[귀뚜라미(지하의 차가운 콘크리트벽) ↔ 매미(지상의 나무 위), 울음 ↔ 노래, 가을 ↔ 여름)과 감각적 표현이 사용되었고, 계절을 의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화자가 처한 상황[매미 소리가 가득한 여름 –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유사한 통사구조를 가진 시행을 반복하여 화자의 소망[자신의 울음이 노래가 되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함]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용 연구
높은 가지[좋은 환경 / 주류가 판치는 세상]을 흔드는 매미소리[‘매미 떼’가 내는 소리는 주류적이고 지배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묻혀[누구라도 들을 수 있는 큰 소리에 묻혀]
내 울음[화자가 자신을 ‘귀뚜라미’로 설정 / 마이너리티 minority 소수파, 소수자의 무리 / 혹은 비주류] 아직은[‘아직’이라는 부사를 쓴 것으로 보아 귀뚜라미는 자신의 소리가 ‘노래’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래[진정한 감동을 주는 노래 혹은 시] 아니다[주류의 소리에 묻힌 미약한 소리]. - 매미 소리에 묻힌 ‘나’의 울음 – 아직 노래가 되지 못한 나의 울음
차가운 바닥[화자가 처한 부정적 상황] 위에 토하는 울음,[치열한 삶이지만 ‘내 울음’은 아직 노래가 아닌 울음에 불과함]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화자가 처한 열악한 환경 / 부정적 상황]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화자가 처한 고통과 시련의 공간으로 ‘높은 가지’와 대조됨 / 반생명적 공간 / 의사소통이 단절된 공간]
숨 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그러나’라는 시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귀뚜라미가 자신의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음 / 강인한 생명력과 의지]
귀뚜르르 뚜르르[음성 상징어] 보내는 타전[전보나 무전을 침. 타보(打報)]소리[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소리로 아직은 살아있음만을 알리는 소리일 뿐임 / 아직은 노래가 되지 못한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다른 누구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가’라는 회의감 /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 / 속뜻은 누군가에 감동을 주고자 하는 화자의 소망] -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보내는 ‘나’의 울음이 누구의 마음을 울릴 수 있길 바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여름’을 의미하는 말로 아직 자신의 존재감이 약한 시절 / 화자에게는 부정적 현실로 귀뚜라미는 가을을 기다려야 함.]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화자의 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노래가 되는 상황]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가을’의 의인화]
계단을 타고 이 땅 밑[화자가 있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까지 내려오는[가을이라는 추상적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의인법을 사용해서 화자가 기다리는 가을이 오기를 바람] 날[‘나’의 울음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노래가 되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주류적이고 지배적인 것에 밀려 설 자리가 없이 노래하는 태도] 내 울음도[고통스러운 현실과 치열한 삶에서 나오는 가슴 속 울음 / 청각의 시각화]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소외된 존재를 위한 귀뚜라미의 소리로, 소외된 존재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어 주는 소리]일 수 있을까[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참되고 의미 있는 삶의 노래를 소망하고 있음. / 청각의 시각화]. - 3연 : 내 울음이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감동적인 노래가 되길 바람
이해와 감상
소외되어 있던 귀뚜라미는 언젠가 좋은 날이 찾아와 자신이 부른 노래가 다른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시의 계절적 배경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인 여름이다. 이 계절의 주류가 판치는 매미들의 세상에서 귀뚜라미가 내는 소리는 ‘울음’이지 아직 ‘노래’가 아니다. 귀뚜라미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 소리는 자신이 바라는 ‘노래’의 상태가 되기는커녕 자신이 살아 있음을 간신히 알리는 ‘타전소리’일 뿐이다. 하지만 자신의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귀뚜라미는 가을이 와서 자신의 치열한 울음소리가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고 위안을 주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심화 자료
설의법 –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의문문 형식으로 질문을 하는 표현을 설의적 표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서술문으로 표현해 나가다가 결론이나 단정 부분에서 의문형식으로써 강조하는 방법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려는 표현형식이다. 정말로 몰라서 의문을 나타내는 것은 설의법이 아니다.
운문문학에서 의문형 종결어미로 끝을 맺은 행과 설의법으로 질문하며 끝을 맺은 문장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문장에서 의문문과 설의법의 차이를 알고 싶습니다.
의문문으로 표현된 문장 중에서 설의법이란 수사법이 사용되는 건가요?
또, 설의법이면 모든 문장이 의문문인 건가요?
안녕하십니까?
질의하신 ‘설의법’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사실을 의문의 형식으로 표현하여 상대편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수사법이며, ‘의문문’은 화자가 청자에게 질문을 하여 그 해답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설의법’과 ‘의문문’의 차이는 ‘화자의 의도’에 따라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의문문으로 표현된 문장 중에서 설의법이란 수사법이 사용된 것’이 아니라 ‘화자의 의도에 따라 의문의 형식으로 ’설의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다만, ‘1’의 답변과 같이 ‘설의법’은 항상 의문의 형식으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설의법’은 의문문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출처 ‘국립국어원’
http://korean.go.kr/09_new/minwon/qna_view.jsp?idx=62694
표준국어문법론(고영근ㆍ남기심)에서 정리된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표준국어문법론(고영근ㆍ남기심)의 ‘의문문’
의문문은 화자가 청자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해답을 요구하는 문장 유형인데, 의문형으로 성립된다.
(가) “지금 바로 떠나겠느냐?”
(나) “어디로 오겠느냐?”
(다) “너한테 장난감 하나 못 사 줄까?”
(가)는 ‘예 / 아니오’의 대답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러한 의문문을 판정 의문문이라고 한다. (나)는 의문사 ‘어디’에 힘을 줌으로써 구체적 정보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의문문을 설명 의문문이라고 한다. (다)는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강한 긍정 진술을 표시하고 있다. 형태는 의문문이면서 의미상으로는 의문문이 아닌 의문문을 수사 의문문이라고 한다.
위의 이론에 따르면 ‘명령 의문문(빨리 공부하지 못하겠느냐?)’, ‘권고, 금지의 의문문(우리 같이 공부할까?)’, ‘감탄 의문문(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등은 대답을 요구하는 의문문이 아니므로 수사 의문문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예를 들어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물음을 나타내지만 답변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강한 긍정의 진술을 내포하는 ‘반어(수사) 의문문’입니다. 그리고 ‘반어 의문문’을 ‘문학’에서는 의문문의 형식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의문이 아닌 반어적(反語的)인 표현으로써 상대방(독자)을 설득하는 수사법으로 ‘설의법’이라고도 합니다. - 출처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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