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씨전( 氏傳)
by 송화은율곽씨전( 氏傳)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혹은 3책. 국문필사본. 김동욱(金東旭)소장본 · 박순호(朴順浩)소장본( ‘ 곽씨전단권 ’ 과 ‘ 곽씨젼이라 ’ 로 표기되어 있다.) 등 3종이 있다. 이 작품은 민담에 근원을 둔 조선 말기의 열녀형 소설로, 조선시대의 혼인관에 입각한 남장여인의 기행담(奇行譚)이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죽마고우인 곽 진사와 김 진사는 딸과 아들을 각각 두었는데 이들을 혼인시키기로 정혼하였다. 이에 김 진사 아들인 김생이 곽 진사를 찾아가는 도중에 주막에서 불량한 주막주인과 다투다가 살인을 하고 관가로 잡혀간다.
김생이 이대로 죽으면 신부에게도 원망스러운 혼인이 될 것이니, 곽 진사 댁에 보낸 납채 ( 納采 )를 되찾은 뒤에 하옥할 것을 본관에게 부탁해서 허락을 얻는다. 포교와 함께 신부집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정혼이 이루어진 증거로 보낸 예물을 돌려줄 것을 부탁하였으나, 곽 소저가 반대하여 내어놓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김생은 감옥으로 돌아와 죽을 날만 기다린다.
독수공방으로 세월을 보내던 곽 소저는 부모의 허락을 얻어 남장을 하고 좋은 말과 돈 3백 냥을 가지고 김생을 만나러 길을 떠난다. 먼저 곽 소저는 종자(從者)에게 서방님이 옥 밖으로 나오면 한적한 곳으로 도망시킬 것을 신신당부하였다.
그리고 옥사장(獄舍長)을 만나 자신은 김생의 친구인데 얼굴이나 보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곧 김생을 만난 곽 소저는 평생 같이 살자고 한 것은 어찌된 일이냐며 대성통곡을 한다. 남장을 한 곽 소저를 본 일이 없는 김생이 이상하게 생각할 때, 곽 소저는 그냥 가기 섭섭하다면서 옥졸과 옥사장에게 술을 내준다.
모두 술에 취해서 잠이 들자 자신이 곽 진사의 딸임을 밝히고, 김생에게 옷을 바꾸어 입고 도주할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김생은 자기가 죄인이니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거절하였다. 곽 소저는 자신은 여자이니 훗날 명절마다 밥이나 한 그릇씩 떠놓으면 외로운 혼령은 면할 것이라며 간곡하게 다시 부탁한다.
김생은 깊이 생각한 뒤 어쩔 수 없이 울면서 옷을 바꾸어 입고 나와 대기중인 말을 타고 도주한다. 옥사장이 술에서 깨어보니 김생은 없고 김생의 친구라는 사람이 대신 있으므로, 옥사장은 본관에게 사실대로 보고한다. 문초(問招)하라는 본관의 명령이 떨어지고, 곽 소저는 전후 사정 이야기를 실토한다.
이에 본관은 크게 감동하여 천자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였고, 천자는 조정의 모든 관리들과 함께 칭찬을 한 뒤 곽소저를 풀어주고 열녀문을 세우라는 명령을 내린다. 곽 진사와 김 진사는 다시 만나 기쁨을 나누고, 김생과 곽 소저는 부부의 예를 갖추어서 혼인하고 행복하게 지낸다.
뒷날 김생은 과거에 급제하여 현평원을 제수받고, 호의호식하며 대대로 행복하게 산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곽 소저가 김생의 정혼 예물을 돌려달라는 청을 단호히 거절하고, 김생의 옥고를 대신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중국의 〈 목란종군 木蘭從軍 〉 에 버금갈 수 있는 희생정신을 표시한 것으로, 한국적 열녀형 설화의 대표형이 될 수 있다.
일단 사주 ( 四柱 )를 받은 다음에 신랑이 별안간 참혹하게 죽더라도, 이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절개를 지키는 것이 우리 나라 여인의 전형적인 결혼관이다.
이 소설에서 사람을 죽인 김생의 죄를 윤허를 받아 사면을 받고, 곽 소저와 함께 부부가 일생을 같이 한다는 것으로 짜여진 것은 이러한 사실에 대한 대사적(代謝的)인 형상으로 여겨진다. 박순호 소장본과 김동욱 소장본을 각각 오성사(旿成社)에서 1986년과 1987년에 영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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