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입(感情移入, empathy)에 대하여
by 송화은율감정이입(感情移入, empathy)
: 한 예술 작품을 대할 때, 그것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 하는 것을 감정이입이라 한다.
예를 들면, 한 독자가 소설의 주인공과 자기를 동일시(同一視)하여 그 주인공이 웃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자기도 같은 마음에서 따라 웃었다는 것, 또는 무섭게 찡그린 배우의 얼굴을 보면서 관객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는 것 등은 다 감정이입의 결과이다.
독일의 헤르만 로체가 1858년에 처음 예술과 관련지어서 아인필룽(Einfülung, 감정을 넣어줌)이란 말을 썼고, 후에 테오도르 립스가 예술의 이론으로 정립시켰다. 그들에 의하면 수사학에서 의인법(擬人法), 비유(比喩) 등은 모두 감정이입의 결과라는 것이다. (“내 마음은 촛불이오.”에서 시인의 자기의 정서를 촛불에 옮겨 넣고 있다.)
공감(共感, sympathy)은 주로 인간끼리(또는 인격이 부여된 상상적인 행위자에게) 동류(同類)의식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즉 <햄릿>을 보면서 내가 감정적으로 햄릿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고민을 동정하고 불쌍히 여기는 제3자의 감정이 공감인 것이다. 감정이입이 결합시키는 것이라면 공감은 나란히 서게 하는 것이다.
공감의 능력이 없으면 작품을 읽을 수 없다. 작중 인물들은 대개 공감 또는 반감(反感)을 사도록 되어 있으며, 그들에게 얼마나 옳게 공감하고, 또 얼마나 바르게 반감을 가지는가가 독자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이로써 미루어보면 공감은 다분히 지적이고 사상적인 것인 반면, 감정이입은 육체적이고 본능적이다.
작품의 전달을 위해 위의 두 가지는 다 필요한데, 감정이입에 역점을 두는 작가는 암시성이 강한 말을 골라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에 치중할 것이고, 공감에 역점을 두는 작가는 인간 본연의 성격을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감정이입과 공감의 차이
감정이입 | 공 감 | |
등장인물과 나 | 결합 | 나란히 섬 |
성격 | 본능적, 감정적 | 지적, 사상적 |
언어 | 암시적 | 직서적 |
표현 | 구체적 묘사 | 본연 성격 묘사 |
예) 고민하는 바비도 | 바비도와 같이 고민함 | 바비도와 나를 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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