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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풍송(歌謠諷誦)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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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풍송(歌謠諷誦)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 江山) 떠잇고나. 광부(匡扶) 대수(大手) 누구런고, 산령(山靈)수신(水神) 통곡(痛哭)하며 옥황(玉皇)상제(上帝) 호소(呼訴)하니 감응지리(感應之理) 업슬손가. 애고지고 흥

 

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 팔역(八域)이 정비(鼎沸)하되 국채(國債) 보상(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도 육속(陸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 애고지고 흥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해산(解散) 장졸(將卒) 우지 마라 징병령(徵兵令)을 실시(實施)하면 설치(雪恥) 은번 아니 될까.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부(各部) 대신(大臣) 놀고 가세. 귀쏙말이 비밀(秘密)하니 다회(茶會) 만찬(晩餐) 자미로다. 세상사(世上事)는 하여(何如)턴지 일신(一身)안락(安樂) 제일(第一)인가. 애고지고 흥

떠 있구나. 떠 있구나. 대한 제국의 강산이 떠 있구나. 바로잡아 돕는 큰 손이 누구이던가? 산신령과 물의 신에게 통곡하며 옥황상제에게 호소하니 (산의 신 물의 신 옥황상제에게) 감응하는 이치가 없을 것인가? 애고지고 흥.

 

반갑구나. 반갑구나. 대한 제국의 민심이 반갑구나. 온 나라 안이 요란하고 혼잡하되 국가가 지고 있는 빚을 갚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여 지금까지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니 애국하는 정성이 감사하다. 애고지고 흥.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해산 당한 장수와 병졸들은 울지 마라. 징병령을 실시하면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이 되지 아니 하겠는가?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 부의 대신들 놀고 가세. 귓속말로 비밀 얘기하니 차를 마시는 모임과 저녁 식사 모임이 재미로구나. 세상의 일은 어떠하든지 자기 한 몸이 편하고 즐거운 것이 제일인가? 애고지고 흥.

 

 요점 정리

 지은이 : 미상

 갈래 : 개화 가사

 성격 : 계몽적, 비판적, 민족적

 율격 : 4·4조, 4음보

 어조 : 감상적이면서 풍자적인 목소리.

 제재 : 국권의 위기, 국채 보상운동, 군대 해산, 대신들의 안일함(개화기의 주요 사건)

 

 구성 : 전체 10연 중 4연까지

 

1. 산의 신과 물의 신, 옥황상제에게 대한 제국을 도와줄 것을 호소함.

2. 백성들이 벌이는 국채 보상 운동에 대한 감사

3. 군대 해산을 당한 장수와 병졸들에 대한 위로

4. 세태를 외면하고 일신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정부 관료에 대한 비난.

 

 주제 : 애국심의 고양과 정부 관료에 대한 비판, 국가 위기 상황의 타개 의지와 매국 세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 국권 수호와 주체적인 개화 의식

 

 의의 : 전통적인 형식에서 신체시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식

 해제 : 여기에 실린 부분은 10연 중 4연까지이다.

 출전 : 대한 매일 신보(1908)

 

 내용 연구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 江山) 떠잇고나(안정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 제국에 대한 염려가 내재되어 있는 표현이다. AABA구조의 구문 형태로 우리 나라의 불안한 국가 상황에 대한 표현). 광부 대수(匡扶大手 : 바로잡아 붙잡는 큰 손을 의미함) 누구런고, 산령(山靈)수신(水神) 통곡(痛哭)하며 옥황(玉皇)상제(上帝) 호소(呼訴)하니 감응지리(感應之理 : 믿는 마음이 통하여 산령 수신이나 옥황상제가 반응하는 이치) 업슬손가. 애고지고(소리를 내면서 매우 슬피 우는 모양.) 흥(애고지고 흥은 당대 현실을 비판하는 유형의 개화 가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매 연의 말미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여음구로, '애고지고'는 화자의 슬픈 심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고, '흥'은 시대상에 대한 화자의 냉소적인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떠 있구나. 떠 있구나. 대한 제국의 강산이 떠 있구나. 바로잡아 돕는 큰 손이 누구이던가? 산신령과 물의 신에게 통곡하며 옥황상제에게 호소하니 (산의 신 물의 신 옥황상제에게) 감응하는 이치가 없을 것인가? 애고지고 흥.

 

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AABA구조의 구문 형태). 팔역(八域)이 정비(鼎沸 : 솥의 물이 끓는다는 뜻으로, 요란하고 혼잡함을 이르는 말임.)하되 국채(國債) 보상(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도 육속(陸續 : 계속하여 끊이지 않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반갑도다 반갑도다 대한(大韓) 민심(民心) 반갑도다 : 이 노래의 역사적 배경 중 하나인 '국채 보상 운동' 을 직접 언급한 시구로, 이 노래에서 화자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당시 국채 보상 운동이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진 운동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애고지고 흥

 

반갑구나. 반갑구나. 대한 제국의 민심이 반갑구나. 온 나라 안이 요란하고 혼잡하되 국가가 지고 있는 빚을 갚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여 지금까지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니 애국하는 정성이 감사하다. 애고지고 흥.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해산(解散) 장졸(將卒) 우지 마라 징병령(徵兵令)을 실시(實施)하면 설치(雪恥 :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 설욕. 세설.) 은번 아니 될까. 애고지고 흥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해산 당한 장수와 병졸들은 울지 마라. 징병령을 실시하면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이 되지 아니 하겠는가?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부(各部) 대신(大臣) 놀고 가세(당시 중앙 관서의 명칭을 근대식으로 고쳐서 부라 하였는데, 이러한 각 부의 책임자인 고위 중앙 관료들이 국채 보상 운동, 군대 해산과 같은 시대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신의 안락만을 도모하는 형태에 대한 비판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귀쏙말이 비밀(秘密)하니 다회(茶會) 만찬(晩餐) 자미(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 '재미'의 원말)로다. 세상사(世上事)는 하여(何如)턴지 일신 안락(一身安樂 : 자기 한 몸의 편안함과 즐거움) 제일(第一)인가. 애고지고 흥

 

놀고 가세. 놀고 가세. 각 부의 대신들 놀고 가세. 귓속말로 비밀 얘기하니 차를 마시는 모임과 저녁 식사 모임이 재미로구나. 세상의 일은 어떠하든지 자기 한 몸이 편하고 즐거운 것이 제일인가? 애고지고 흥.

 

 광부 대수(匡扶大手) : 바로잡아 붙잡는 큰 손을 의미함

 감응지리(感應之理) : 믿는 마음이 통하여 산령 수신이나 옥황 상제가 반응하는 이치

 애고지고 흥 : 소리를 내면서 매우 슬피 우는 모양

 정비(鼎沸) : 솥의 물이 끓는다는 뜻으로, 요란하고 혼잡함을 이르는 말임

 육속(陸續) : 계속하여 끊이지 않음

 설치(雪恥) : 상대를 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 설욕(雪辱). 세설(洗雪)

 자미(滋味) : ①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 ②'재미'의 원말

 일신안락(一身安樂) : 자기 한 몸의 편안함과 즐거움

 떠잇고나 떠잇고나 대한 강산(大韓江山) 떠잇고나. : 안정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 제국에 대한 염려가 내재되어 있는 표현이다.

 애고지고 흥 : 매 연의 말미(末尾)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여음구로, '애고지고'는 화자의 슬픈 심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고, '흥'은 시대상에 대한 화자의 냉소적인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국채 보상(國債報償) 열심(熱心)하야 지금(至今)도 육속(陸續)하니 애국성(愛國誠)이 감사(感謝)하다. : 이 노래의 역사적 배경 하나인 '국채 보상 운동'을 직접 언급한 시구로, 이 노래에서 화자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각부 대신(各部大臣) 놀고 가세. : 당시 중앙 관서의 명칭을 근대식으로 고쳐서 부(部)라 하였는데, 이러한 각 부의 책임자인 고위 중앙 관료들이 국채 보상 운동, 군대 해산과 같은 시대상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신(一身)의 안락(安樂)만을 도모하는 행태에 비판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이해와 감상

 

 개화 가사는 주로 <대한 매일 신보>의 '사회등' 난에 실려 있다. 형식면에서는 전통 가사의 운율인 4 4조, 4음보의 형식을 이어 받았으며, 내용면에서는 일본의 식민 정책과 그 추종 세력에 대항하는 강렬한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사적인 문제들을 풍자하거나, 전통적인 인습을 혁파하고 서구 문화와 과학 정신을 주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계몽적인 성향을 보이는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일제의 침략 정책에 의해 위태로운 지경에 있는 대한 제국의 위상을 염려하며, 국채 보상 운동과 군대 해산이라는 당대의 주요한 시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세상일에는 무관심하고 개인의 안락만을 지향하는 정부의 고위관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하고 있다. 총 10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1~4연까지를 실었다.

 

이해와 감상1

 

 이 노래의 형식은 대체로 4·4조가 단순하게 반복되는 형태의 음수율로 전체 10연으로 이루어진 개화가사이다.

 

 1연에서는 옥황상제에게 호소하면 우리 나라를 도와 줄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2연에서는 국채 보상 운동을, 3연에서는 군대 해산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국채 보상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를 열심히 해야 함을 말하고, 해산된 군인들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위로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어 4연에서는 일제에 매국하는 정부 관료를 비판하고 풍자한다.

 

 이 노래는 일제와 그에 영합하는 매국 세력에 대한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사적인 문제를 풍자하고, 나아가 국권 수호와 주체적인 개화를 지향하고 있다.

 

 심화 자료

 개화가사

 

개화기에 제작, 발표된 한국 시가의 한 양식을 개화가사라 한다. 그 내용은 개항과 함께 한국사회의 한 과제가 된 문명개화와 진보·발전·부국강병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형태면에서 보면 고전 시가의 한 양식인 가사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 즉,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들은 4·4조 또는 3·4조의 자수율에 의거한다. 그리고 그 분량이 상당하여 긴 연형체(連形體) 시가이다.

 

시기적으로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들은 창가나 신체시보다 앞서 제작, 발표되었다. 따라서 개화가사는 한국 시가 사상 최초로 형성된 근대적 양식이다. 다만,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들은 그 선구성 때문에 과도기적인 면도 강하게 지닌다.

 

개화가사의 어투는 대개 직설적이다. 이는 근대시가 정서적인 언어를 써야 한다는 공리에 어긋난다. 개화가사의 또 다른 과도기 성향은 작자의 비전문성으로도 나타난다. 구체적인 예로 ≪독립신문≫에 실린 개화가사를 보면 〈旽국가〉(인쳔제물포, 김경賂), 〈동심가〉(양쥬, 리力원)·〈쵸당가〉(김교익)·〈독립문가〉(안셩, 김석하) 등이다.

 

이들 보기를 통하여 드러나는 바와 같이 개화가사의 작자는 모두가 전문적으로 글을 쓰거나 시가를 제작한 문필인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다수의 개화가사에는 작자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작품이 발표된 지면도 문예란이 아니라 사회면 기사와 같은 잡보란이었다. 근대 시라면 그 작자가 반드시 자신의 이름을 밝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그 제작도 필수적으로 양식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한다.

 

그럼에도 일부 개화가사에서는 그런 자취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면으로 보면 개화가사의 과도기 성향이 다시 한번 입증된다. 비전문적이고 개방된 양식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개화가사는 여러 사람에 의하여 아주 많은 숫자의 작품이 생산되었다. 구체적으로 ≪대한매일신보〉〉에 발표된 것만 보아도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은 2백여 편에 달한다. 이것은 같은 개화기의 시가양식으로 창가나 신체시의 숫자가 대개 20∼30수에 그치는 것과 좋은 대조가 된다.

 

한편, 개화가사 가운데서 활자화된 것은 대개 발표매체가 일간지였다. 따라서 개화가사 가운데 많은 작품은 시사성을 띤다. 이 유형에 속하는 많은 작품에는 국내외 정세나 당시의 사회 사정이 반영되어 있다. 그 가운데는 개교기념·운동회·농사·회의내용 등을 다룬 것도 있다. 결국 개화가사는 당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소박한 입장에서 다루고 읊조리는 입장을 취한 셈이다.

한편, 일부 개화가사 가운데는 상당히 강하게 현실비판과 고발의 입장을 취한 것이 있다.

 

이완용씨 드르시오 총리대신 뎌 지위가

일인지하 만인지상 그 책임이 엇더한가

수신제가 못한 사람 치국인들 잘한손가

전일사는 여하턴지 금일부터 회개하여

가정기풍 바로잡고 백도정무(百度政務) 유신하야

중흥공신 되여보소

송병준씨 드르시오 내무대신 뎌 지위가

중외정무 총찰하고 관리현우(賢愚) 전형이라

그 책임이 지중인데, 공의 정책 말할진데

매국적을 면할손가 〈권고현내각(勸告現內閣)〉

 

개화가사는 그 과도기 성향 때문에 몇 가지 한계를 갖는다. 우선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들은 전문 작가가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격조가 확보되지 못하였다. 또한 개화가사는 근대시의 한 갈래로서 가사형식을 기계적으로 이용하여 거친 말들로 당시의 우리 주변에 빚어진 사회상을 반영했을 뿐이다. 근대시에 필요한 언어의 신선미라든가 긴축성 같은 것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개화가사는 근대시의 모습을 띠기 위해 말씨나 형태·구조 역시 고전시가의 경우와는 달라야 하였다. 특히, 4·4조의 자수율이 나름대로 지양 극복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 유형의 작품들은 이에 대하여 기능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편이다. 그리하여 1890년대 중반기경 개화기 시가의 또다른 양식인 창가가 나타나자 개화가사는 역사적 구실을 다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유형의 작품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문학사적 의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하나가 한국 근대시 초창기에 나타난 양식이라는 점이다. 어설픈 대로 이 양식을 통하여 한국 근대시는 첫 걸음마를 시작하였다. 다음 이 양식을 통하여 우리 주변의 시가 제작 의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그 전까지 우리 주변에서 시라면 한시를 뜻하였다. 더러 시조나 가사를 짓는 예가 물론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대부나 양반계층이 여기(餘技)로 손을 대었다. 또한 많은 경우에 그것들은 부녀자들의 손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개화가사의 작가는 그와 다르다. 이 양식은 당시 우리 주변에서 상당한 신분을 가진 관리나 문필인·사회활동가들도 썼다.

 

그러니까 개화가사에 이르러 우리 주변에서는 비로소 국문을 표현매체로 한 작품도 본격적인 문필활동으로 인식되기에 이른 셈이다. 그 밖에 이 유형에 속하는 작품이 나타나기 전 우리 시가에는 서민들의 일상생활이 제대로 수용되지 못하였다. 그러한 극복 역시 개화가사를 통하여 가능했던 것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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