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 / 요점정리와 줄거리, 이해와 감상 / 현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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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감과 러브레터  작자소개

현진건(玄鎭健,1900- 1943)

대구 출생.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이 사건 이후 서울 자하문 밖에서 양계를 하다가 실패하고, 폭음으로 얻은 장결핵으로 사망했다. 처녀작은 1920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된 <희생화>이고 주요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타락자>(1922)   <할머니의 죽음>(1923),   <운수좋은 날>(1924),  <B사감과 러브레터>(1924), <불>(1925),< 사립정신병원장>(1926)  <고향>(1922) 등과 함께 장편 <무영탑>(1938), <적도>(1939) 등이 있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우리 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다. 전기의 작품 세계는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와 기본적 사회 단위인 가정 속에서 인간 관계를 다루면서 강한 현실 인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때의 제재는 주로 모순과 사회 부조리에 밀착했었다. 그리고 1930년대 후기에 와서는 그 이전 단편에서 보였던 강한 현실 인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

 


<현진건의 문학적 특징>


흔히 현진건의 문학적 특성을 사실주의적 경향, 단편소설의 기틀 확립, 서사적 자아인 '나'란 일인칭의 자기 고백적 형식 및 반어적 대립구조 등으로 규정한다. 즉 그 스스로도'시간과 정소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 문학인 다음에야 조선의 땅을 든든히 디디고 서야 할 줄 안다'고 밝히고 있듯이 현실 재현에 대한 정직한 솔직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진사적인 수법상으로서의 것만은 아니다. 1920년대의 사회적 현실의 음영을 '조선의 얼굴'이란 총체성으로 귀납해 놓고 있어서 리얼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한편 비교적 근대적 형태의 단편소설은 한국문학의 경우 1920년대에 와서야 그 본격적인 면모를 지니게 되는데, 특히 현진건은 간결성, 일관성, 통일성 등으로 단편적인 생의 단면을 효과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단편에 능한 작가이다.

그의 문학은 자기 노출적 셩향이 농후한데, 이같은 점은 서술의 시점 설정을 일인칭인 '나'로 설정해 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같은 소설에 있어서의 '나'는 시의 경우의 '나'가 흔히 서정적 자아로 일컬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사적 자아'이다. 이런 일인칭 서술자의 빈번한 제시는 주로 스스로의 경험 영역의 회상이나 보고와 관련되기 때문에 그만큼 주관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작가는 이러한 주관적인 시점을 통해서도 거리의 근접화를 피한 자기 말소적인 표현의 제시를 보이고 있으며, 현실의 전기적 허구화보다는 자아를 통한 현실의 현실적 고정화로서의 기록적 재현성을 꾀하고 있다.

그의 소설 구조는 거의 대립적 병력구조라는 것이 특징이다. 명암, 행불행, 정신 대 물질, 빈부의 대립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립은 때로는 비극적 아이러니와 손을 잡지만 때로는 희극적인 아이러니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흔히 기대화 현실, 언술과 진의의 표리적 양면성, 상황과 상황의 괴리와 대립으로 규정지어지는 이 아이러니와 이원적인 대조는 그의 소설의 구조적인 미학이 되어있다. 인격의 표리적 이중성이 대립된 <B사감과 러브테터>나 물질적인 부유 대 정신적인 것의 상호결핍적 병렬화를 그린 <빈처>나, 상황을 급진적으로 역전시키는 <운수좋은 날> 같은 것이 모두 그러한 구조 위에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 한국문학 대사전>

 

 

 

 

요점정리


 갈래 : 단편소설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문체 : 설명적 묘사체
주제 : 위선적인 인간성 풍자. (인간의 이율 배반적 심리.)
작품의 특징 : ① 외양 묘사를 통하여 성격을 창조했고 그것은 인간내부의
                       심리묘사까지 침투한다.
                   ② 인간의 이율 배반적인 심리를 인간주의 입장에서 파악.
                   ③ 반어와 풍자수법을 사용하여 해학적 요소를 나타냄.
                   ④ 추리소설 전개 방식에 후반부에 연극적 구성이 합쳐짐.

인물 : B사감 =사십에 가까운 못생긴 노처녀로 성질이 엄격하고 괴팍하다.
                    겉으로는 본능을 감추고 남자를 혐오하고 기피하는 독신주의
                    자처럼 보이나 내면적으로는 이성을 갈구하는 성적(性的) 심
                    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그 본성이 드러난다. 이러한
                    이중적인 면 때문에 풍자의 대상이 된다.
         세 처녀들  = B사감의 본성을 발견하고 B사감을 정신병자로 생각하
                          기도 하고 동정심도 보이는 기숙사 생도들.
구성

발단 : B사감의 외양 묘사를 통해 성격 제시.
전개 : 러브 레터에 대한 B사감의 반감과 괴벽(怪癖)을 구체적으로 제시.
위기 : 새벽 한 시경에 난데없이 깔깔대는 웃음과 속살속살하는 말이
         새어 흐르는 일이 계속되자 학생들이 잠을 깨고 소리나는 방을
         찾는다.
절정·결말 : 소리의 출처가 B사감 방인 것을 안 세 학생이 문을 열어 B
               사감의 행동을 엿본다. 처녀들은 경악하고 B사감의 본성이
                드 러난다.
 

 

이해와 감상

  1925년 <조선문단> 5호에 발표된 단편소설. 모파상의 <진주 목걸이>나 O.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종말 강조, 경악 강조(驚愕强調, surprising emphasis)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결말에 이르러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고조시키고 있다.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사용하여 주인공인 B사감의 이중성을 조소(嘲笑)하고 그 정체를 폭로시키는 데 알맞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본능과 권위 의식이라는 대립 구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애정의 본능을 감추고 있던 B사감도 끝내 그것을 감추지 못하고 기숙사생들이 모두 잠든 뒤 이상한 행동을 혼자 연출하다가 학생들에게 발각되고 만다. 그녀는 자신의 열등 의식을 감추기 위하여 기숙사생들에게 엄격히 대하면서 기숙사를 찾아오는 남학생이나 가족들에게 박절하게 대한다. 그녀는 마치 남성 혐오자인 듯이 행동하지만 사실 그녀는 남자를 그리워하는 못생긴 노처녀에 불과하다.

이 소설은 기숙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이중적 심리 상태를 사실감 있게 형상화한 수작(秀作)이다.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사용하여 B사감의 이중성을 조소하고 그 정체를 폭로하는 데 알맞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풍자나 희극에 머물지 않고 B사감이라는 위선적 인간형을 해부함으로써, 인간 내부에 잠재해 있는 그 위선이 결국에는 비애로 끝나고 만다는 아이러니까지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현진건의 작품 대다수가 사회 내의 모순과 사회 구조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고발인데 비하여, 이 작품은 '인간성의 탐구'를 목적으로 삼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 소설이 B사감에 대한 부정적 측면만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데 소설적 묘미가 있다. 작품 결말부에서 한 처녀는 그녀의 기괴한 행동을 동정하고 이해한다. 억눌린 본성에 대한 인간적 아픔이랄까, 비정상적 인물의 풍자 뒤에 다가오는 일말의 연민의 감정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줄거리

  C학교의 교원 겸 사감(舍監)인 B여사는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로 '딱장대'(온화한 맛이 없이 딱딱한 사람), '독신주의자',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주근깨 투성이인데다 시들고 마르고 떠서 곰팡 슨 굴비를 연상케 하는 외모를 지녔다.

그녀는 기숙생에게 온 남학생들의 러브 레터를 가장 싫어한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배달되는 러브 레터를 대할 때마다 그녀는 성을 내고 편지 받을 학생을 불러 발신인을 밝히려 애를 쓴다. 그녀의 문초는 하학 후에 이루어지며 대개 두 시간 이상 계속된다. 그녀는 사내란 믿지 못할 마귀이며 연애가 자유라는 것도 마귀의 소리라고 억지를 늘어 놓기 일쑤이다.

그녀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남자들이 기숙사로 여학생들을 면회하러 오는 것이다. 가족을 포함하여 남자들의 면회를 허용하지 않자 학생들은 동맹 휴학을 하고 교장이 나서서 그녀를 타일렀으나 그 버릇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금년 가을 들어서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밤이 깊어 학생들이 곤히 잠든 새벽 한 시경, 난데없이 깔깔대는 웃음 소리와 속삭이는 듯한 말 소리가 새어 흐른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이런 일이 있자, 한 방을 쓰는 세 학생이 소리를 따라 갔다가 사감실에서 뜻밖의 광경을 보고 놀란다. 그것은 그렇게 엄격하던 B사감이 학생에게 온 러브 레터를 품에 안고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째 학생은 미쳤다고 생각하고 둘째 학생은 불쌍하게 생각했으며 셋째 학생은 손으로 고인 눈물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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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은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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