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25시의 남궁씨 / 요점정리 / 임동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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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임동헌(1958- )

충남 서산 출생. 강원대 낙농학과 졸업.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묘약을 지으며>가 당선되어 등단.

주요 작품으로는 <실험 실습실 풍경>, <유년 일기>, <부칠 수 없는 편지>, <민통선 사람들>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소설 <25시의 남궁씨>는 강요된 질서 속에서 글을 쓰지 못하다가 마르코스의 죽음을 통해서 편집상의 오류라는 시니컬한 방법으로 새로운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의 작품이다.

동굴이라는 공간 구조는 열린 공간, 즉 일광을 쪼이기 위한, 더 나아가서는 희망의 장치로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비극의 영역이 아닌 희극으로 기능하게 된다.

<25시의 남궁씨>는 표현 기법에서의 몇 군데 어색함이 눈에 뜨이긴 하지만, 작가는 사실성과 타당성을 진지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이 작품의 문학사적 의의는 지식인들의 시대고(時代苦)를 형상화해 낸 데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질서와 시간 관념에 대한 작가의 진지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줄거리

 신문사 편집부에 근무하는 남궁씨는 하루는 야근하고 다음날은 쉬는 생활을 되풀이하면서 편집 과정에서 오자(誤字)가 없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만 불러 일으키는, 신문이라는 객관적 정보 매체를 통한 사실의 전달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남궁씨가 사실상 글을 쓰지 못한다는 데 있다. 5공화국 당시 한 일간지 신문에 당시의 시국에 관한 시론을 썼다가 일군(一群)의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고난 뒤로 그는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동굴 속에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확인하고서도 글쓰기를 재개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의 무기력하게 풀린 눈동자와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를 확인할 뿐 어떠한 당당함도 갖지 못한다.

이때 그는 마르코스의 죽음을 알게 된다. 정렬된 질서를 강요하는 우리 독재자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마르코스의 죽음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의 죽음에 대한 기사에 남궁씨는 편집상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가 한 실수는, 결국 떠나야 할 신문사에 대한 반발 심리일 수도 있겠지만, 잠재 의식 속에 묻혀 있는 그의 동굴 의식에 대한 무의식적 표현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갖추고 이제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된다. 그것은 마르코스 또는 강요하는 세력에 대한 연민을 보낼 수 있는 여유를 획득하게 된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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