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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잡가 - 집장가(執杖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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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장가(執杖歌)

집장군노(執杖軍奴) 거동을 봐라 춘향(春香)을 동틀에다 쫑그라니 올려매고 형장(刑杖)을 한아름을 듸립다 덥석 안아다가 춘향의 앞에다가 좌르르 펄뜨리고 좌우 나졸(邏卒)들이 집장(執杖) 배립(排立)하여 분부(吩付) 듣주어라 여쭈어라 바로바로 아뢸 말삼 없소 사또안전(使道案前)에 죽여만 주오

집장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고르면서 이놈 집어 느긋느긋 저놈 집어 는청는청 춘향이를 곁눈을 주며 저 다리 들어라 골(骨) 부러질라 눈 감아라 보지를 마라 나 죽은들 너 매우 치랴느냐 걱정을 말고 근심을 마라

집장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골라 쥐고 선뜻 들고 내닫는 형상(形狀) 지옥문(地獄門) 지키었던 사자(使者)가 철퇴(鐵槌)를 들어메고 내닫는 형상 좁은 골에 벼락치듯 너른 들[廣野]에 번개하듯 십리만치 물러섰다가 오리만치 달여 들어와서 하나를 드립다 딱 부치니 아이구 이 일이 웬 일이란 말이오 허허 야 년아 말 듣거라 꽃은 피었다가 저절로 지고 잎은 돋았다가 다 뚝뚝 떨어져서 허허한치 광풍(狂風)의 낙엽이 되어 청버들을 좌르르 훌터 맑고 맑은 구곡지수(九曲之水)에다가 풍기덩실 지두덩실 흐늘거려 떠나려 가는구나 말이 못된 네로구나

(자료 출처 :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요점 정리

형식 : 12잡가

주제 : 집장사령의 거동

내용 연구

이해와 감상

판소리 '춘향가' 중 춘향이 신관사또 변학도(卞學道) 앞에 끌려 나와 매맞는 장면에서 집장사령의 거동을 가극화한 것이다. 4분의 6박자 도드리장단에 속하나 실제로는 경쾌한 세마치장단에 의해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집장가는 우쭐거리며 무지막지하게 행동하는 집장군노와 연약한 춘향이를 대비시키는 멋과 '쫑그라니·드럽다·덥석·좌르르·느긋느긋·능청능청·둥기둥덩실…'같은 토속미 나는 형용사가 재미있다. 약간 빠른 도두리장단이기 때문에 마치 경쾌한 새마치를 듣는 것같다. 모두 9마루로 되어 있다. 음계는 경기소리와 동부지방 소리 유형이 혼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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