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凶家) / 요점정리 / 최정희
by 송화은율작자소개
최정희(崔貞熙: 1912-1990)
함남 단천 출생. 숙명여고보를 졸업하고 1931년 중앙보육(中央保育)학교를 마쳤다. 1933년 잡지 《삼천리(三千里)》지 사원이 되었으며,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과 결혼하였다. 이 무렵에 단편소설 《명일(明日)의 식대(食代)》 《성좌(星座)》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 이후 많은 순수소설들을 발표하였다.
1935년 《조선일보》 출판부에 입사한 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흉가(凶家)》(1937)《지맥(地脈)》(1939) 《인맥(人脈)》(1940) 등을 발표하였으나, 1942년부터 《장미의 집》 《야국초(野菊抄)》 등의 친일적인 단편소설과 수필 ·단문들을 쓰기도 하였다. 1956년 《주부생활》지 주간을 역임하였으며, 1960년 발표한 대표작 《인간사(人間史)》는 일제 말기에서 8 ·15광복, 남북분단, 6 ·25전쟁을 거쳐 4 ·19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사회적 ·역사적 변천사를 그린 작품이다. 1970년 예술원 회원에 선임되고 1972년 여류문인회 고문에 추대되었다. 한편 조연현(趙演鉉) 문학상 운영위원, 한국소설가협회 대표위원으로도 활약하였다.
작품세계는 체험적 인생주의(人生主義)에서 시작해 객관적 리얼리즘, 민족적 역사의식으로 발전해 나갔다. 특히 《인맥》은 사후인 1996년 딸 김지원(金知原)이 앞뒤에 글을 덧대 장편 《소금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 단편집으로 《천맥(天脈)》 《바람 속에서》 《찬란한 대낮》 《풍류잡히는 마을》 등이 있고 장편에 《별을 헤는 소녀들》 《녹색의 문》 등이 있으며, 수필집에 《사랑의 이력》 《젊은 날의 증언》 등이 있다. 서울시문화상 ·여류문학상 ·예술원상 · 3 ·1문화상 등을 받았다.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
요점정리
갈래 : 단편 소설
배경 : 서울 근교 자하문 밖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성격 : 심리 소설
표현 : 여성 특유의 섬세한 표현.
주제 : 흉가(凶家)를 둘러싼 가난한 삶의 비애.
인물 : 나 - 신문사의 여기자. 집안의 생활을 도맡은 가장(家長). 폐결핵을
앓고 있고, 섬세하고 소심하다. 이사온 후 밤마다 악몽에
시달림.
어머니 - 인정이 많고 자상하며 고초를 잘 견디어 냄.
솥 붙이는 영감 - 공손하고 친절함. 흉가에 대한 미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으나 별로 믿으려 하지 않음.
안주인 - 남편이 고생하다 죽은 후에 형제간의 이권 다툼으로
인하여 정신 이상자가 됨.
구성 : 발단 - 새로운 집을 계약하고 이사를 하게 되는 기쁨.
전개 - 여학교 동창집에 세들어 살던 때의 괴로움 회상.
위기 - 흉가라고 불리어진 내력과 실성한 안주인의 병세를 들음.
절정 - 어느 날 밤, 심한 악몽에 시달려 또다시 이사를 결심.
결말 - 어머니의 실망을 생각하며 눈물지음.
이해와 감상
1937년 <조광(朝光)>에 발표된 단편 소설. 한 여성의 번민하는 모습이 섬세하게 포착된 작품.
작중 화자 '나'는 지식인 여성으로 신문사 여기자이다. 가족의 생계를 혼자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늘 피곤하다. 넉넉치 못한 경제력이 '나'를 초조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가족들의 주거를 확보할 요량으로 새로 얻어 든 집이 흉가라는 말을 듣고도 그 때문에 오히려 쫓겨날 염려가 없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사 온 첫날의 꿈을 떠올리고 공포에 휩싸인다. 어떤 미친 여자에게 머리채를 휘어 잡히는 꿈을 꾼 것이다. 그리고 솥 붙이는 늙은이로부터 흉가에 얽힌 내력, 특히 그 집 안주인이 미쳐 버리게 된 이야기의 전말을 듣게 된다. 두려움이 깊어진 '나'는 이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모처럼 집을 갖게 된 기쁨을 지닌 어머니에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다. 폐병 진단을 받은 '나'에게 어머니는 그저 몸살이냐고 물을 뿐이다.
집을 얻어 좋아하는 가족들의 모습, 폐병 진단을 받고도 홀로 앓고 있는 '나'의 심정, 괴기(怪奇)스런 꿈, 어머니의 감적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안쓰러움 등에서, 특히 폐병과 악몽에 시달리는 순간에는 탈바가지와 달빛과 닭울음 소리가 뒤엉켜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개인적 한계 사이에서 번민하는 '나'의 심리는 정점에 이르게 된다.
줄거리
'나'는 정동 집에서 살다가 집달리에 의해서 쫓겨났다. 그런데 아는 이의 소개로 이사를 간 곳이 공교롭게도 여학교 동창생의 집이었다. 그 집의 심부름하는 아이의 방을 차지했는데, 내 아이가 드나들며 온갖 수선을 다 떨어 송구스럽기 그지없는 등 고초를 겪다가 또다시 이사를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흉가로 소문나 있는 집을 그런 줄도 모르고 세(貰)가 헐하다는 기쁨에 들떠 서둘러 이사를 한다.
이사 오던 날, 솥 붙이는 늙은이가 그 집의 바깥주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안주인의 정신 이상에 관한 이야기 등 으시시한 집 내력을 들려 준다. 그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사 온 후 스무 날이 넘던 어느 날, 병원에서 폐결핵 진단을 받고 오며 그 늙은이의 말이 떠오른다. 또, 집의 안주인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여자에게 머리채를 쥐이고 맞아대는 꿈을 꾼 것을 생각해 내고는 흉가라고 단정을 한다. 이사 온 후 사흘째 되는 날부터 몸에 열이 있자 더욱 확신하게 된다.
이날도 밤잠을 한잠도 못 이룬다. 달빛에 비치어 조화를 부리는 것 같은 감나무 그림자, 날이 새면 이사를 가리라고 생각을 굳힌다. 그러나 다시 집을 옮긴다 해도 이십 원으로 단칸방도 얻을 수 없을뿐더러 이사 온 집에 만족하시는 어머니를 낙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폐병으로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돌아누워 눈물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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