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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가 / 아바님 날 나흐시고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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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가 - 아바님 날 나흐시고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 즉 아버님께서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께서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시었다면 이 몸이 태어나 살 수 있었을까

하늘같이 끝이 없는 은덕을 어떻게 다 갚으리오까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 보아라

누구에게서 태어났기에 모습까지 같은 것인가

같은 젖을 먹고 태어났으니 딴 마음 먹지 마라.

임금과 백성의 사이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큰데

나의 서러운 일까지 다 알려고 마음을 쓰시고, 헤아리니

우리들 살진 미나리를 어찌 혼자 먹을 수 있으리오

부모님께서 살아가실 때 섬기는 일을 다하여라

돌아가신 뒤에 아무리 애닯다고 한들 어찌하겠는가

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이 부모님을 섬기는 일이 이것뿐인가 하노라

(하늘이) 한 몸을 둘로 나누어 부부를 만드셨는데

살아있을 때는 함께 살면서 늙고 죽으면 같은 곳으로 가니

어디에서 망령된 것이 눈을 흘기려고 하는가

여자가 가는 길을 남자가 멀치감치 돌아 가듯이

남자가 가는 길을 여자가 한쪽으로 비켜 돌아가듯이

자기의 남편과 아내가 아니거든 이름을 묻지 마시오.

네 아들이 효경을 읽더니 얼마만큼 배웠는가

내 아들이 모레면 소학을 마칠 것이로다

어느 때 이 두 글을 배워서 어진이가 되는 것을 보겠는가?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을 하자꾸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지 못한다면

말과 소에게 갓이나 고깔을 씌어 밥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어른이 기동하실 때 만일 나의 팔목을 잡는 일이 있거든 두 손으로 받치리라

밖에 나갈 때가 있으시거든 지팡이를 들고 뒤따라 가리라

어른이 주연에 참석하시면 다 끝난 뒤에 모시고 가려고 하여라

남으로 태어난 가운데 친구처럼 신의가 있겠는가

나의 그릇된 점을 다 말하려 하노라

이 몸이 친구가 아니면 사람 되는 것이 쉽겠는가

어와 저 조카야 밥 없이 어찌하겠는가

어와 저 아저씨 옷 없이 어찌 하겠는가

궂은 일이 있으면 다 이야기하여라 내가 돌보고자 하노라

네 집에서 장례를 치를 때에는 얼마만큼 차리는가

네 딸아이의 신랑감은 언제쯤 맞이하려는가

내게도 재산이 없지마는 큰 일을 당하면 도와주려고 하노라

오늘도 날이 밝았다. 호미 메고 들로 나가자

내 논을 다 매거든 네 논도 좀 매어주마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뽕을 따다가 누에도 길러보자

비록 옷이 없어서 못 입어도 남의 옷을 빼앗지 마라

비록 음식이 없어서 못 먹어도 남의 밥을 얻어 먹지 마라

한 번이라도 때가 묻으면 다시 씻기가 어려웁다

쌍륙놀이나 내기 장기는 하지 말라. 서로 송사도 하지 말라

집안이 허물어지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남의 원수가 되면 어찌하겠는가

 

나라에서 법을 세우고야 죄가 되는 줄을 어찌 모르는가?

머리에는 짐을 이고 등에는 짊어졌으니 그 짐을 풀어서 나에게 주시오.

나는 젊었으니 돌인들 무겁겠는가

늙는 것도 서럽다 하거든 무거운 짐까지 지시겠는가?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철

연대 : 선조 13년(1580년)

갈래 : 평시조, 연시조(전 16수), 훈민가 (訓民歌). 교민가(敎民歌)

율격 : 3(4)·4조. 4음보

형식 : 전16수의 연시조로 직유법, 설의법, 청유 어법(請誘語法) 사용

성격 : 계몽적, 교훈적

제재 : 올바른 삶

주제 : 옳은 일의 권장, 유교의 윤리 권장

표현 : 일상적인 언어 사용, 정감이 넘치는 어조와 백성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항목들로 제재를 구성함.

의의 : 정철이 관찰사로 재직하면서 백성들을 교화하고 계몽하기 위해 지은 작품으로 계몽적·교훈적 노래지만 문학적 기교가 세련되어 있어 작가의 문학적 안목을 엿볼 수 있다. 연시조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각 수는 완전히 독립된 작품이다.

구성 : 16수

주제

1

부생모육의 은혜에 대한 보답

2

형제간의 반목을 금하고, 우애 있게 지내기를 권함

3

임금과 백성의 관계와 부모님의 배려

4

부모님에 대한 효도 권유

5

부부는 일심동체이자 상호간의 존경의 대상

6

남녀관계가 문란해짐을 경계

7

자녀들에게 학문 권장

8

올바른 행동 권유

9

어른 공경하는 태도

10

올바른 벗의 관계

11

상부상조의 정신

12

애경사에 서로 도울 것

13

농사일에 상부상조의 정신

14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 것

15

도박과 송사를 금함

16

노인에 대한 공경의 마음

내용 연구

 

 

아버님께서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께서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 몸이 태어나 살 수 있었을까.[설의법]

하늘같이 끝이 없는 큰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 부의모자(父義母慈).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권장

어머니 날 나흐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 부생모육을 직역한 말로 대구법

하늘같은 은덕을 어디 다 갚으오리 : 직유법,

돌아가신 후면 애닯다 어찌하리 : 風樹之嘆(풍수지탄)으로 효도를 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에는 이미 부모님은 죽고 효행을 다하지 못하는 슬픔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 보아라.

누구에게서 태어났기에 모습조차 같은 것인가?

같은 젖을 먹고 자라났으니 딴 마음을 먹지 마라.

 

- 형우제공(兄友弟恭). 형제 간의 우애

 

 

 

임금과 백성의 사이가 하늘과 땅이로되

내 서러운 것을 다 알려고 하시거늘[신하를 생각하는 임금]

우린들 살진 미나리[평민들이 먹는 음식]를 혼자 엇지 먹으리.

 

- 군신(君臣)

 

 

어버이 살아 계실 동안에 섬기는 일일랑 다하여라.

돌아가신 후면 아무리 애태우고 뉘우친들 어찌하리?

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은 부모 섬기는 일뿐이가 하노라.

 

- 자효(子孝)

 

 

한 몸 둘로 나누어 부부로 생겨나게 하시사

있을 동안 함께 늙고 죽으면 함께 간다.

어디서 망령의 것[바르지 못한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눈 흘기려 하느냐?

 

- 부부유은(夫婦有恩)

 

 

여자가 가는 길을 남자가 멀찌감치 돌아가듯이,

남자가 가는 길을 여자가 피해서 돌아가듯이,[초장과 중장은 대구를 통해 남녀유별을 강조]

자기의 남편이나 아내가 아니라면 이름을 묻지 마시오.

 

- 남녀유별(男女有別). 남녀 간의 예의 범절

 

 

네 아들 효경 읽더니 얼마쯤 배웠느냐?

내 아들 소학은 모래면 마칠 것이로다.

어느 때 이 두 글을 배워 어질 것을 볼 것인가.

 

- 자제유학(子弟有學). 자식들의 학문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꾸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지를 못하다면,

짐승에게 갓이나 고깔을 씌워서 밥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향려유례(鄕閭有禮). 옳은 일의 권장

 

 

(어른이) 기거할 때 만일 팔목을 쥐시는 일이 있거든 두 손으로 바치리다.

나갈 곳이 계시다면 막대 들고 좇으리라.

마을에서 어른들을 모신 주연(酒宴)이 다 끝난 후에 뫼셔 가려 하노라.

 

- 장유유서(長幼有序)

 

 

남으로 생긴 중에 벗같이 신의가 있으랴.

내 그른 일을 다 말하려 하는구나.

이 몸이 벗이 아니면 사람됨됨이가 그렇게 쉬울까?

 

- 붕우유신(朋友有信)

 

 

어와 저 조카야, 먹을 것이 없으면 어찌하겠는가.

어와 저 아저씨야, 입을 것이 없으면 어찌하겠는가.

어려운 일 다 말하려무나. 도와 주고자 하노라.

 

- 빈궁우환(貧窮憂患). 어려울 때의 상부상조(相扶相助)

 

 

네 집 喪事(상사)들은 어떻게 차리는가?

네 딸 서방은 언제나 마지하게 되는가?

내게도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돌보고자 하노라.

 

- 혼인사상 인리상조(婚姻死喪 隣里相助). 애경사(哀慶事)에 대한 상부상조

 

 

오늘도 날이 다 밝았다. 호미 메고 들로 가자꾸나.

내 논의 김을 다 매거든 네 논도 매어 주마.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뽕을 따다가 누에도 먹여 보자꾸나.

 

- 무타농상(無惰農桑). 상부상조(相扶相助)

 

 

비록 못 입어도 남의 옷을 빼앗지 마라.

비록 못 먹어도 남의 밥을 빌지 마라.

한 번만 때가 묻은(죄를 짓는다는 말) 후면 다시 그 죄를 씻기 어려우리.

 

- 무작도적(無作盜賊). 죄를 짓지 말 것

 

 

노름이나 장기를 하지 마라. 고소문(告訴文) 쓰지 마라.

집안이 탕진하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남의 원수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라가 법을 세우시는데 죄 있는 줄을 모르느냐.

- 무학도박(無學賭博) . 무호쟁송(無好爭訟) . 행자양로(行者讓路). 법을 지키고 죄를 짓지 말 것

 

 

짐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진 노인장이여, 그 짐을 풀어 내게 주시오.

나는 젊었으니 돌이라 한들 무거울까.

늙는 것도 서럽다 하는데 짐까지 지시겠는가.

 

- 반백자불부대(斑白者不負戴 : 송나라 신종 때 진양이 지은 선거권유문에 나온 말을 시화한 시조). 경로 사상의 강조

(1) 이 시조의 시적 화자는 누구인가?

 

지도 방법 : 시 속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 즉 시적 화자를 파악하는 활동이다. 먼저 시적 상황을 파악하게 한 뒤, 시적 화자의 신분이나 나이 그리고 처한 상황 등을 파악하도록 한다. 제시된 그림에 시적 화자가 등장하고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를 먼저 찾아보게 함으로써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시 답안 : 그림 속에는 노인과 젊은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시적 화자는 스스로를 '졈었거니'라고 표현했으므로 젊은이, 즉 그림에서 뒤쪽에 있는 사람이다.

(2) 이 시조의 시적 화자는 시적 대상에 대해 어떠한 느낌을 갖게 되었는가?

 

지도 방법 : 시적 대상은 시적 화자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하는 존재이다. 이 작품의 시적 대상은 '늘그니'이므로 시적 화자가 그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가를 파악하게 하면 된다. 느낌이 직접 제시되지는 않았으므로 먼저 시적 상황을 파악한 뒤, 시적 화자의 느낌을 담고 있는 시구(詩句)를 지적하게 하여 그것을 통해 어떤 느낌을 제시하고자 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시 답안 : 이 시조는 한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가고 있고 그 뒤에서 젊은 시적 화자가 그를 향해 짐을 벗어 달라고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장은'늙은 것도 서러울 텐데 무거운 짐을 지고 가고있으니 얼마나 서럽겠는가' 하는 시적 화자의 심정이 담겨 있다. 따라서 시적 화자는 시적 대상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연민의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3) 이 시조의 시적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도 방법 : 시적 상황과 시적 화자의 느낌을 토대로 주제를 파악하는 활동이다. 이미 파악한 시적 상황과 시적 화자의 느낌을 통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게 해 본다. 그런 다음 그 내용을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조선 시대의 작품이므로 유교적 교훈과의 연관성을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시 답안 : 노인의 짐을 지고 가는 상황에 대한 연민의 정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노인을 공경하자는 것이 이 작품을 지은 사람의 중심 생각이다. 따라서 '노인 공경' 또는 '경로(敬老)'등이 그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는 삼강 오륜(三綱五倫)을 통해 이와 같은 주제를 강조한 바가 있는데, '장유유서(長幼有序)'가 바로 이 작품의 주제와 통하는 것이다.

 

다음은 정철의 훈민가(訓民歌) 중 일부분이다. 문학의 기능과 관련하여 이 작품의 창작 의도를 말해보자.

지도방법 : 이 활동은 문학의 윤리적 기능을 두드러지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문학의 기능을 생각해 보게 하는 활동이다. 특히 ‘훈민가(訓民歌)’라는 제목에 창작 의도가 잘 요약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지도한다.

풀이 : 바람직한 생활태도를 알려주기 위해서

훈민가 : 정철의 훈민가 조선선조 때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지은 총 16수의 시조로 경민가(警民歌)라고도 한다. 작가가 1580년(선조 13년)에 강원도 관찰사(觀察使)로 부임하였을 때 백성들로 하여금 도덕을 깨치게 하기 위하여 지은 작품으로서,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유교적 윤리가 그 내용이다 송강가사(松江歌辭)에 실려 전한다. 제시된 작품은 마지막 수로, 송나라 신종(神宗)때 진양(陳襄)이 지은 '선거권유문(仙居勸誘文)'의 반백자불부대(斑白者不負戴)를 시화(詩化)하여 늙은이에 대한 애련을 나타내며 경로 사상을 일깨워 주는 노래다.

이해와 감상

 

訓民歌(훈민가)는 '경민가'라고도 불리며, 계몽적이며, 교훈적인 노래지만, 송강의 뛰어난 시적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문학적 기교와 세련미를 엿볼 수 있다. 이 시조는 "훈민가(訓民歌)" 중 한 수이다. "훈민가"는 송강이 45세 때, 강원도 관찰사로서 도민을 교화하기 위해 지은 작품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지어 사람들이 행해야 할 일을 가르쳤다.

"훈민가(訓民歌)"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백성의 교화를 위한 것으로 계몽적이며, 교훈적인 성격을 띤 노래다.

2. 윤리, 도덕의 실천궁행(實踐躬行)을 목적으로 한 내용이다.

3. 창의성이나 문학적 운치는 적지만 평이한 말 속에 인정의 기미를 곁들여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4.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여 백성들이 이해와 접근이 용이하도록 했다.

5. 끝맺음을 청유형이나 명령형으로 하여 백성들을 설득하는 힘이 강하다. (출처 : 오태현, 변재호, 유준기 공저 고전문학)

이해와 감상1

 

조선 선조 때 정철(鄭澈)이 지은 연시조. 16수(首), <경민가(警民歌)>라고도 한다. 작자가 45세 때인 1580년(선조 13) 강원도관찰사로 재직하면서 백성들을 계몽하고 교화하기 위하여 지은 작품으로 《송강가사(松江歌辭)》에 실려 있다. 송(宋)나라 신종(神宗) 때 진양(陣襄)이 지은 <선거권유문(仙居勸誘文)>에 나오는 13조목에 군신(君臣)·장유(長幼)·붕우(朋友)의 3조목을 추가하여 시조형식으로 해설하였다. 1519년(중종 14) 김정국(金正國)이 편찬한 《경민편(警民編)》을 1656년(효종 7) 이후원(李厚源)이 번역하여 《경민편언해》를 간행할 때 이 작품은 부록으로 수록되어 널리 보급되었다. <훈민가>의 창작의도는 유교적 윤리관에 근거하여 바람직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권유하는 데 있었으며, 정감어린 어휘의 사용으로 이를 설득력있게 묘사하였다.(출처 : 파스칼대백과사전)

이해와 감상2

 

조선 선조 때 정철(鄭澈)이 지은 연시조. 모두 16수. 정철이 강원도관찰사로 재직하였던 1580년(선조 13) 정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백성들을 계몽하고 교화하기 위하여 지은 작품이다.

일명 ‘경민가(警民歌)’ 또는 ‘권민가(勸民歌)’라고도 한다. ≪송강가사 松江歌辭≫에 실려 있다. 송나라 신종(神宗) 때 진양(陳襄)이 지은 〈선거권유문 仙居勸誘文〉을 바탕으로 창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1519년(중종 14) 김정국(金正國)이 편찬한 ≪경민편 警民編≫을 1656년(효종 7)에 이후원(李厚源)이 번역하여 ≪경민편언해≫를 간행할 때 이 작품을 부록으로 덧붙임으로써 널리 유포되었다. ≪경민편언해≫에는 〈선거권유문〉도 부록으로 실려 있는데, 〈훈민가〉와 관련된 18조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1조목은 부의모자(父義母慈), 2조목은 형우제공(兄友弟恭), 3조목은 자효(子孝), 4조목은 부부유은(夫婦有恩), 5조목은 남녀유별(男女有別)이다. 이어서 6조목은 자제유학(子弟有學)이며 7조목은 향려유례(鄕閭有禮), 8조목은 빈궁환난친척상구(貧窮患難親戚相救), 9조목은 혼인사상인리상구(婚姻死喪隣里相救)이다.

10조목은 무타농상(無惰農桑), 11조목은 무작도적(無作盜賊)이며, 12조목은 무학도박(無學賭博), 13조목은 무호쟁송(無好爭訟), 14조목은 무이악릉선(無以惡凌善)으로 되어 있다. 15조목은 무이부탄빈(無以富呑貧)이며 16조목은 행자양로(行者讓路), 17조목은 경자양반(耕者讓畔), 18조목은 반백자불부대어도로(斑白者不負戴於道路)로 끝을 맺는다.

〈훈민가〉는 이 18조목 중 ∼의 4조목을 제재로 채택하지 않았다. 군신(君臣)·장유(長幼)·붕우(朋友)의 3조목을 추가하는 한편, 와 의 2조목을 시조 1수의 제재로 용해시킴으로써 16수가 되었다.

〈훈민가〉의 창작의도는 유교적인 윤리관에 근거하여 바람직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권유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작가 정철은 사대부계층의 선험적인 가치체계를 일방적으로 따르도록 명령하는 어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인간관계를 설정하고 정감어린 어휘들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제재들을 다룬 어떤 작품들보다도 강렬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참고문헌≫ 松江歌辭, 警民編과 訓民歌(朴晟義, 語文論集 10, 高麗大學校國語國文學科, 1968), 訓民歌의 問題點(姜銓瓏, 한국언어문학 7, 1970), 鄭松江의 訓民歌硏究(徐萬洙, 東岳語文論集 7, 1971), 훈민시조 연구(尹星根, 金永驥先生古稀記念論文集, 1971), 松江의 訓民歌에 대하여(權斗煥, 震檀學報 42, 1976).(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해와 감상3

 

조선 중기의 문신 정철(鄭澈 : 1536 ~93)이 지은 연시조로 <경민가 警民歌〉·〈권민가 勸民歌〉라고도 한다. 강원도 관찰사로 일했던 1580년(선조 13) 정월부터 다음해 3월 사이에 백성을 교화할 목적으로 지었다. 훈민은 조선왕조가 들어선 이래 계속 강조되어온 것으로, 송순·주세붕에 의해 지어진 바 있는 훈민시조가 정철에게로 이어진 것이다. 정철의 〈훈민가〉는 내세우는 덕목은 전과 같았으나 정감 있고 순탄한 말로 인정과 세태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이 노래는 유교적인 윤리관에 따라 생활할 것을 권했으나, 민요의 사설과 같은 표현방법을 써서 지나치게 의도에 매여 있지 않는 느낌이다. 원래 18수를 지었는데 지금은 16수가 〈송강가사 松江歌辭〉에 실려 전한다. 1656년(효종 7) 이후원(李厚源)이 〈경민편언해 警民編言解〉를 간행할 때 이 작품을 부록으로 실음으로써 널리 유포되었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심화 자료

'훈민가(訓民歌)'의 내용

 

효종9년에 간행된 김정국편저의 '경민편'의 부록에 의하면, 송나라 신종 때의 진고령이 지은 '선거권유문'13조목에다 군신유의, 장유유서, 붕우유신의 3조목을 추가하여 시조 형식으로 쉽게 해설한 것이 '훈민가'라고 하였다.

'선거 권유문(仙居勸諭文)'의 내용

 

父義母慈(부의모자)

兄友弟恭(형우제공)

子孝(자효)

夫婦有恩(부부유은)

男女有別(남녀유별)

子弟有學(자제유학)

鄕閭有禮(향여유례)

貧窮憂患(빈궁우환) 親戚相救(친척상구)

婚姻死喪(혼인사상)

隣里相助(인리상조)

無惰農桑(무타농상)

無作盜賊(무작도적) 無學賭博(무학도박),無好爭訟(무호쟁송),行者讓路(행자양로)

耕者讓畔(경자양반)

班白者不負戴(반백자불부대)

훈민가(규방가사)

 

작자·연대 미상의 규방가사. 계녀가사(誡女歌辭)의 전형성을 보이는 작품으로 전국적인 분포를 가지고 있다. 출가한 부녀자가 시집살이를 하면서 지켜야 할 덕목을 교훈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율격은 4음 4보격으로 가사의 정형을 대체로 철저히 준수하되, 간혹 6음보로 늘어난 부분이 이따금 끼여 있다. 작품의 구성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두 부분과 구체적인 교훈을 제시하는 본문 및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붙이는 결말 부분으로 짜여져 있다.

내용은 서두 부분에는 본문에서 제시할 교훈을 총괄적으로 환기(喚起)하고 있으며, 이어서 본문에서는 출가한 부녀자가 지켜야 할 덕목을 차례로 제시해놓고 있다. 즉, 시부모를 효성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을 필두로, 남편을 하늘처럼 받들고, 친척간에 화목해야 하며, 제사를 정성으로 모셔야 하고, 손님대접을 지성으로 해야 함을 강조한다.

마무리로, 이러한 덕목을 무시하고 못된 행실을 자행하는 일부 몰지각한 부녀자의 구체적인 사례를 예시하면서 그것을 절대로 본받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주자가훈(朱子家訓)을 바탕으로 주자주의(朱子主義)를 강력하게 지향하고 있는데, 조선 말기에 이러한 작품이 많이 나타남은 그만큼 당대의 부녀자들이 이미 주자주의의 질곡에서 벗어나려는 지향을 보이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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