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畵鶴)
by 송화은율화학(畵鶴)
獨鶴望遙空 독학망요공
夜寒擧一足 야한거일족
西風苦竹叢 서풍고죽총
滿身秋露滴 만신추로적
외로운 학이 먼 하늘 바라보며,
밤이 차가운지 다리 하나를 들고 있네.
가을 바람에 대숲도 괴로워하는데.
온 몸이 가득 가을 이슬에 젖었네.
요점 정리
지은이 : 이달
시대 : 조선 선조 때
갈래 : 오언절구
성격 : 비유적, 비판적
구성 :
기, 승 : 화자의 고독한 처지
전, 결 : 화자의 슬픔
주제 :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슬픔
내용 연구
화학 : 학을 그렸다고 하지만 결국 자산의 자화상임
시적 정황의 이해 : 모순적 현실을 차가운 밤으로 비유
현실에 대한 화자의 태도 : 괴로움의 한탄
먼 하늘 바라보며가 함축하는 의미 : 무한한 자유를 꿈꾸지만, 날지 못하는 처지를 슬퍼함
이해와 감상
이달은 출신이 미천했다. 그런데 이달에게서 시를 배운 허균이 ‘손곡산인전’을 지은 것이 있어서 사람됨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저생전’을 지은 이첨의 후손이라고 하나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탓에 글재주가 뛰어나도 세상에 쓰이지 못했다. 그런데다가 얼굴이 단정하지 못하고 예법에 구속되기를 싫어하는 성미라 가는 곳마다 업신여김을 당하며, 몸 붙일 데가 없는 비렁뱅이, 천덕꾸러기로 일생을 보내었다. 시는 삼당시인(생활에서 우러난 체험과 감정을 주로 표현한 중국 당나라의 시풍에 뛰어난 대표적인 세 사람)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나 온 나라를 휩쓸 만했으나, 몇 사람이 알아주었을 따름이고 시기하고 헐뜯는 대상이 되었다. 허난설헌의 친오라비인 허봉과 친분이 있었던 관계로 허균과 허난설헌의 스승이 되었다. 허균과 허난설헌의 개혁적 사상과 뛰어난 문재는 이달의 영향이 컸음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심화 자료
삼당시인 : 조선 중종과 선조 대에 걸쳐 시명(詩名)을 떨친 세 사람의 시인. 백광훈, 최경창, 이달을 이른다.
이달(李達)
1539(중종 34)∼1612(광해군 4). 조선 중기의 시인. 본관은 신평(新平).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서담(西潭)·동리(東里). 제자 허균(許筠)이 그의 전기 〈손곡산인전 蓀谷山人傳〉을 지으면서 “손곡산인 이달의 자는 익지이니, 쌍매당 이첨(李詹)의 후손이다.”라고 밝혀 신평이씨(新平李氏)인 것이 확인되었지만, 서얼이어서 더 이상의 가계는 확실하지 않다. 원주 손곡에 묻혀 살았기에 호를 손곡이라고 하였다.
이달은 당시의 유행에 따라 송시(宋詩)를 배우고 정사룡(鄭士龍)으로부터 두보(杜甫)의 시를 배웠다. 박순(朴淳)이 그에게 시를 가르치면서 “시도(詩道)는 마땅히 당시(唐詩)로써 으뜸을 삼아야 한다. 소식(蘇軾)이 비록 호방하기는 하지만, 벌써 이류로 떨어진 것이다.”라고 충고하면서, 이백(李白)의 악부(樂府)·가(歌)·음(吟)과 왕유(王維)·맹호연(孟浩然)의 근체시(近體詩)를 보여주었다.
그는 시도(詩道)가 여기에 있음을 깨닫고, 손곡의 집으로 돌아와 당시를 익혔다. ≪이태백집≫과 성당십이가(盛唐十二家)의 글, 유우석(劉禹錫)과 위응물(韋應物)의 시, 양백겸(楊伯謙)의 ≪당음 唐音≫ 등을 외웠다. 이렇게 5년 동안 계속 당시를 배운 뒤에는 그의 시가 예전과 달라졌다.
한편, 시풍이 비슷한 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과 어울려 시사(詩社)를 맺어, 문단에서는 이들을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봉은사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지방을 찾아다니며 시를 지었는데, 주로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모였다. 임제(林悌)·허봉(許愼·양대박(梁大樸)·고경명(高敬命) 등과도 자주 어울려 시를 지었다.
이달은 서자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문과에 응시할 생각을 포기하였지만, 다른 서얼들처럼 잡과(雜科)에 응시하여 기술직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특별한 직업을 가지지도 않았고, 온 나라 안을 떠돌아다니면서 시를 지었다. 그러나 성격이 자유분방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소외당하였다. 한때 한리학관(漢吏學官)이 되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겨서 벼슬을 버리고 떠났다. 중국 사신을 맞는 접빈사의 종사관으로 일하기도 하였다.
그의 시는 신분제한에서 생기는 한(恨)과 애상(哀傷)을 기본정조로 하면서도, 따뜻하게 무르녹았다. 근체시 가운데서도 절구(絶句)에 뛰어났다. 김만중(金萬重)은 ≪서포만필≫에서 조선시대의 오언절구 가운데에 그가 지은 〈별이예장 別李禮長〉을 대표작으로 꼽았다.
허균은 〈손곡산인전〉에서, “그의 시는 맑고도 새로웠고, 아담하고도 고왔다(淸新雅麗). 그 가운데에 높이 이른 시는 왕유·맹호연·고적(高適)·잠삼(岑參) 등의 경지에 드나들면서, 유우석·전기(錢起)의 풍운을 잃지 않았다. 신라·고려 때부터 당나라의 시를 배운 이들이 모두 그를 따르지 못하였다.”고 평하였다.
그는 일흔이 넘도록 자식도 없이 평양 여관에 얹혀 살다가 죽었다. 무덤은 전해오지 않고,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군청 앞과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 손곡초등학교 입구에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시집으로 제자 허균이 엮은 ≪손곡집≫(6권 1책)이 있다. 이 밖에 최경창의 외당질 유형(柳珩)이 엮은 ≪서담집 西潭集≫이 있었으나 현재 확인되지 않고, 1623년 이수광(李邈光)이 지어준 서문만이 전한다.≪참고문헌≫ 惺所覆螺藁, 鶴山樵談, 霽湖詩話, 蓀谷集, 蓀谷李達詩選(허경진, 평민사, 1991 증보판).(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기승전결(起承轉結)
한시에서, 시구를 구성하는 방법. 기는 시를 시작하는 부분 다시 말해서 시상을 일으키는 부분, 승은 그것을 이어받아 구체적으로 전개하는 부분, 전은 시의를 한 번 돌리어 주제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부분, 결은 전체 시의(詩意)를 끝맺는 부분으로 주제적 결말을 짓는 부분이다. 절구에서는 제1구가 기, 제2구가 승, 제3구가 전, 제4구가 결이고, 율시에서는 제1, 2 구가 기, 제3, 4 구가 승, 제5, 6 구가 전, 제7, 8 구가 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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