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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玄鎭健)의 '무영탑(無影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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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玄鎭健)의 '무영탑(無影塔)'

 본문

  '무영탑(無影塔)'에 있어서, 인물 설정과 그 형상화 과정과 시대와의 관계는 낭만주의적 감각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첫째 신라 통일기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경덕왕(景德王) 때의 이야기에서, 빙허(憑虛)는 예리하게도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허점을 제기하여 문제삼고 있다. 즉 견당 유학생(遣唐留學生) '금성'과 그의 아버지 '금시중'의 철저한 사대 사상과 부패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조적인 인물은 김양상(金良相)의 아우 '경신(敬信)'들로서, 사대 근성(事大根性)과 부패상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들과는 동떨어진 계층의 인물인 석공(石工) '아사달'의 설정에서 이야기의 기본적인 인물들의 융화(融和)와 갈등을 예시한다. 춘원(春園)의 안목에 의하면, 계층적으로 보아 반드시 상류 귀족이나 장상급(將相級)의 인물만이 역사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데 반하여, 빙허는 보잘 것 없는 석공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런 기본적인 관념의 이질성이 두 작가 사이에서 발견된다. 미완성된 작품 '흑치상지(黑齒常之)'만 하더라도 그는 계층의 안일(安逸)을 누리는 장수가 아니라, 국운(國運)을 회복하려는 애국자다. 인물 설정에 대한 두 작가의 태도의 차는 실상은 단순한 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가 의식의 근본적인 이질성이라고 생각된다.

 

 불국사(佛國寺)의 다보탑과 석가탑의 건조자(建造者)가 실제로 아사달인지 아닌지는 사실(史實)에서 구체적으로 실증할 수는 없으나, 소위 신라 전성기가 내포하고 있는 퇴락적(頹落的) 배태(胚胎)를 전반적인 투시(透視)에서 문제삼기 위하여 빙허는 석공을 채택했다. 신라 문화의 가장 훌륭한 것 중의 하나가 건축 예술이다. 그 시대를 지배한 것은 귀족이나 왕후 장상(王侯將相)이지만 신라 예술의 담당자는 보잘것 없는 석공이었다는 것은 얼마나 반어적인 현상인가를 빙허는 누구보다도 강하게 깨닫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사달을 통하여 나타났다. 귀족 사회의 주제는 권력 쟁탈이었지만, 평민들의 주제는 혹독한 수탈과 착취와 노예적 학대를 받으면서도 전통적인 문화 창조의 역할을 담당했고, 생명을 바치고 국토를 수호했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명예스런 작위(爵位)도 직전(職田)도 훈장도 주어지지 않았다. 민족적인 거창한 사업을 이룬 점에서 김춘추(金春秋)는 크게 추앙됨이 당연하나, 그에 의한 삼국 통일에 대한 위축적이고 다소간은 소국주의적(小國主義的) 국가 의식은 오늘날에 있어서도 반성할 점이 없지 않다. 그의 사당적(事唐的) 가치관은 신라를 교육, 관제(官制), 토지 제도에 있어서 당풍(唐風)으로 바꾸었지만, 그 목적은 왕족과 극히 한정된 귀족들의 경제적 안정과 권력 유지의 수단에 있었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통일기의 신라의 전성기이지만 내적으로는 극단적인 귀족 계층의 무한정한 소비 생활에 따르는 부패와 퇴락적 경향이 이미 내포된 것이었다.

 

 따라서 작가 빙허의 주제는 한 계층 내의 단선적(單線的)인 문제가 아니라 상하(上下)의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로 된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사당일가(事唐一家) 금시중 집의 생활상에서 고도로 사치한 소비를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이 시대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문제의 소재를 말하고 있고, 문제를 자기화시키고 제기하는 정직성을 보여 주고 있다.    (출처 : 한국 현대 문학론)

 요점 정리

 

 작자 : 신동욱(申東旭)

 갈래 : 실제 비평(실천 비평), 분석 비평, 현실반영론적 비평

 특징 : 춘원 소설과의 대조에 의한 설명, 작품의 표면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의 이면에 숨어 있는 작가 의식을 분석하고 있다.

 주제 : 현진건의 소설 '무영탑'에 나타난 주제 의식

 출전 : 한국 현대 문학론(1972)

 의의 : 치밀한 분석을 통해 '무영탑'이 확고한 역사 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평론이다.

 내용 연구

 '무영탑(無影塔)'에 있어서, 인물 설정과 그 형상화 과정과 시대와의 관계는 낭만주의적 감각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첫째 신라 통일기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경덕왕(景德王) 때의 이야기에서, 빙허(憑虛)는 예리하게도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허점을 제기하여 문제삼고 있다. 즉 견당 유학생(遣唐留學生) '금성'과 그의 아버지 '금시중'의 철저한 사대 사상과 부패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조적인 인물은 김양상(金良相)의 아우 '경신(敬信)'들로서, 사대 근성(事大根性)과 부패상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들과는 동떨어진 계층의 인물인 석공(石工) '아사달'의 설정에서 이야기의 기본적인 인물들의 융화(融和)와 갈등을 예시한다. 춘원(春園)의 안목에 의하면, 계층적으로 보아 반드시 상류 귀족이나 장상급(將相級)의 인물만이 역사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데 반하여, 빙허는 보잘 것 없는 석공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런 기본적인 관념의 이질성이 두 작가 사이에서 발견된다. 미완성된 작품 '흑치상지(黑齒常之)'만 하더라도 그는 계층의 안일(安逸)을 누리는 장수가 아니라, 국운(國運)을 회복하려는 애국자다. 인물 설정에 대한 두 작가의 태도의 차는 실상은 단순한 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가 의식의 근본적인 이질성이라고 생각된다. - '무영탑'의 문학적 특성

 

 불국사(佛國寺)의 다보탑과 석가탑의 건조자(建造者)가 실제로 아사달인지 아닌지는 사실(史實)에서 구체적으로 실증할 수는 없으나, 소위 신라 전성기가 내포하고 있는 퇴락적(頹落的) 배태(胚胎)를 전반적인 투시(透視)에서 문제삼기 위하여 빙허는 석공을 채택했다. 신라 문화의 가장 훌륭한 것 중의 하나가 건축 예술이다. 그 시대를 지배한 것은 귀족이나 왕후 장상(王侯將相)이지만 신라 예술의 담당자는 보잘것 없는 석공이었다는 것은 얼마나 반어적인 현상인가를 빙허는 누구보다도 강하게 깨닫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사달을 통하여 나타났다. 귀족 사회의 주제는 권력 쟁탈이었지만, 평민들의 주제는 혹독한 수탈과 착취와 노예적 학대를 받으면서도 전통적인 문화 창조의 역할을 담당했고, 생명을 바치고 국토를 수호했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명예스런 작위(爵位)도 직전(職田)도 훈장도 주어지지 않았다. 민족적인 거창한 사업을 이룬 점에서 김춘추(金春秋)는 크게 추앙됨이 당연하나, 그에 의한 삼국 통일에 대한 위축적이고 다소간은 소국주의적(小國主義的) 국가 의식은 오늘날에 있어서도 반성할 점이 없지 않다. 그의 사당적(事唐的) 가치관은 신라를 교육, 관제(官制), 토지 제도에 있어서 당풍(唐風)으로 바꾸었지만, 그 목적은 왕족과 극히 한정된 귀족들의 경제적 안정과 권력 유지의 수단에 있었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통일기의 신라의 전성기이지만 내적으로는 극단적인 귀족 계층의 무한정한 소비 생활에 따르는 부패와 퇴락적 경향이 이미 내포된 것이었다. - 신라의 전성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석공을 선택한 현진건

 따라서 작가 빙허의 주제는 한 계층 내의 단선적(單線的)인 문제가 아니라 상하(上下)의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로 된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사당일가(事唐一家) 금시중 집의 생활상에서 고도로 사치한 소비를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이 시대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문제의 소재를 말하고 있고, 문제를 자기화시키고 제기하는 정직성을 보여 주고 있다. - 총체적이고 정직한 문제 의식을 보여 준 현진건

 건담 : 당나라로 보냄.

 사대 사상 : 주견이나 자주성이 없이 강한 세력을 붙좇아 안전을 꾀하는 사상.

 배태 : 어떤 일이 일어날 빌미를 속으로 지님,

 왕후 장상 : 제왕과 제후와 장군 과 재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

 작전 : 신라 때 관리에게 주던 전담

 사당적 : 당나라를 섬기는.

 관제 : 국가의 행정 기관 또는 관리 등에 관한 법규.

 무영탑에 - 구별된다.: 무영탑에서 작가 현진건이 인물을 설정하는 관점, 그 인물을 그려 나가는 방법, 시대 상황을 파악하는 시각은 이광수류 의 낭만주의적 역사 소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춘원의 안목에 ~ 발견된다. : 춘원의 역사 소설이 대부분 상류 귀족 계층이나 그 시대의 권력 핵심부에 있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데 반해 현진건은 `무영탑'에서 하층민인 석공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사실에서 두 작가의 역사의식과 세계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위 신라 ~ 석공을 채택했다. : 신라 전성기 사회의 사대 사상과 지배 계층의 타락상 들을 총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작가는 석공을 주인공으로 설정햇다.

 민족적인 거창한 ~ 없지 않다. : 김춘추의 삼국 통일이라는 위업을 이정하긴 하지만, 고구려 영토의 대부분을 포기하고 당나라와 타협을 통해 얻어 낸 업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반성의 여지가 있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 것이었다. : 부분적으로 드러난 역사 현상만을 볼 때는 신라의 전성기이지만 신라 사회의 내부에 이미 지배 계층의 전반적인 부패와 국운 쇠퇴의 가능성이 잠재해 있었다.

 따라서 작가 빙허의 주제는 - 복합적인 문제로 된다. : 현진건의 소설에 나타난 주제는 시대의 총체적 역학 관계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구절이다.

 이해와 감상

 춘원의 소설 '원효 대사'와 현진건의 '무영탑'을 대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실제 비평이다. 일제 말기에 창작된 역사 소설들의 낭만주의적 감각과 빙허(氷虛)의 소설이 성격적으로나 현실 인식의 면에서 다름을 논증한 글이다. 역사적 이야기 이면에 깔려있는 작가의 현실 인식을 비평가의 성실한 자세를 통하여 읽고 있는 이 글은 역사 소설끼리의 변별성을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종래 현진건의 '무영탑'은 일제의 사상 탄압 아래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씌어진 다른 많은 역사 소설과 같은 분류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 작품이 당시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확고한 역사 의식을 구현한 뛰어난 작품임을 설명하고 있다. 당시의 핵심적인 문제를 둘러싸고 상하층의 인물들이 세계관에서나 현실 문제에서 갈등을 빚는 속에서 당대의 사회 현실이 총체적으로 묘사되었음을 밝힌 것이다. 표면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뒤편에 숨은 작가의 현실 인식을, 꼼꼼히 작품을 읽는 방법에 의해 찾아 낸 평론이다.

 심화 자료

 신동욱(申東旭 : 1932 ~ )

문학 평론가. 실증성과 미적 가치 해명에 바탕을 둔 비평 작업을 많이 하였다. 현재 일본 구마모토 가꾸에 대학(態本學園大學) 동아세아학과(東亞細亞學科) 교수. 저서로 <한국 현대 비평사>, <우리 시대의 작가와 모순의 미학>, <우리의 삶과 문학>, <시상(詩想)과 목소리> 등이 있다.

 '무영탑'의 줄거리

신라 경덕왕 때 초파일 밤, 다보탑을 2년 만에 완성하고 이제 석가탑을 세우고 있는 불국사에 왕이 행차를 하였다. 일행은 다보탑을 보고 감탄하였다. 특히 일행에 끼어 온 이손의 딸 구슬아기는 극도의 감격을 느꼈다. 왕 앞에 나온 석공 아사달을 보고는 한눈에 반해 버렸다. 그는 백제 사람으로, 고향에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헤어져 이미 3년이 지난 아사녀가 있었다. 아사녀는 추근거리는 아사달의 연적이었던 팽개를 피해 서라벌에 왔으나 남편을 만날 수 없었다. 다만 석가탑이 완성되면 영지에 비칠 것이라는 말만 믿고 영지 가에서 나날을 보내다 영지에 빠져 죽는다. 탑이 완성되자, 아내의 참변을 들은 아사달은 슬피 운다. 구슬아기는 아사달과 달아나자고 애원하다 국법을 어긴 죄로 죽음을 당한다. 아사달은 영지 가의 바위에 아내와 구슬아기의 영상을 합하여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한 뒤, 영지에 빠져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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