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의 연적-칼리스토
by 송화은율
헤라의 연적-칼리스토
칼리스토라는 처녀도 헤라의 질투심을 자극한 사람 중의 한사람이었다. 헤라는 "나의 남편을 유혹한 너의 아름다움을 빼앗아버리겠다." 고 말하며 그녀를 곰으로 변하게 하였다. 칼리스토는 손과 무릎을 땅에 대고 애원하기 위해 팔을 펴려고 하였지만 그녀의 팔에는 벌써 검은 털이 나기 시작하였다.
손은 둥글고 구부러진 손톱이 달린 발이 되었다. 간절한 호소는 으르렁대는 소리가 되어 더욱 공포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만은 전과 다름 없었다. 그녀는 계속 신음 소리를 내며 자신의 처지를 탄식하였다. 그리고 용서를 빌기 위해 앞다리를 올리면서 될 수 있는 한 꼿꼿이 서려고 노력했다.
말은 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칼리스토는 제우스가 원망스러웠다. 홀로 밤새도록 숲 속에 있기가 무서워 전에 잘 다니던 곳을 방황한 일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까지도 여자 사냥꾼이었던 그녀가 사냥개에 놀라고 사냥꾼들이 두려워 도망친 일도 많았다. 때로는 자기 자신도 지금은 한 짐승임을 잊고 다른 짐승들을 피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곰인데도 다른 곰들을 두려워 했다.
어느날 한 청년이 사냥을 나와 칼리스토를 발견하였다. 칼리스토는 그 청년을 보자, 그가 이제 한 청년으로 장성한 자기 아들임을 알았다. 칼리스토는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를 포옹하고 싶은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 가려고 하자 청년은 깜짝 놀라 창을 들어 칼리스토를 찌르려고 하였다.
그 때 제우스는 이 광경을 보고 청년의 행동을 멈추게 하여 그들은 둘 다 데려가 큰 곰과 작은곰으로 하늘의 별들 사이에 갖다 놓았다.
헤라는 자기의 연적이 이와 같이 명예스런 자리에 오르자, 크게 노하여 급히 연로한 바다의 신인 테니스와 오케아노스에게 갔다. 그리고 그들이 왜 오셨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당신들은 신들의 여왕인 내가 왜 넓은 하늘을 떠나서 이 깊은 바다를 찾아왔느냐고 묻는 것이지요? 나를 하늘에서 밀쳐 내고 대신 내 자리에 앉게 된 자가 있단 말이오. 내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밤이 되어 세상이 어두워 졌을 때 하늘을 보십시오. 그러면 북극 하늘 제일 작은 별자리가 있는 곳에 내가 원한을 품어도 마땅한 칼리스토와 그의 아들이 하늘로 올라가 있는 걸 볼 수 있을 것이오. 나를 노하게 한 자가 도리어 이와 같이 명예를 받게 된다면 차후로도 나의 노여움을 두려워할 자가 누가 있겠소. 내가 한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 보십시오. 나는 그년이 인간의 모습을 갖는 것을 금하였소. 그런데 그년은 지금 별이 되었소. 내가 벌을 준 결과가 이렇게 되었소. 나의 권능이 이 정도밖에는 안된단 말이오. 내가 전에 이오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준 것과 같이, 칼리스토도 전의 형태를 되찾게 하였더라면 도리어 나았을 걸.... 필시 제우스는 칼리스토와 결혼하고 나를 쫓아낼 것이오. 그러나 나의 양친인 당신들이 나를 동정하신다면 칼리스토와 그의 아들이 바다 속에 들어오는 것을 금하여 주십시오."
대양의 신들은 동의하였다. 그 결과 큰 곰과 작은 곰의 두 별자리는 하늘에서만 돌고 돌 뿐이지, 다른 별들과 같이 대양으로 가라앉는 일이 없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