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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시집58 - 인과율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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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율

 

당신은 옛 맹세를 깨치고 가십니다.

당신의 맹세는 얼마나 참되었습니까.

그 맹세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참 맹세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옛 맹세로 돌아올 줄을 압니다.

그것은 엄숙한 인과율입니다.

나는 당신과 떠날 때에 입맞춘 입술이 마르기 전에

당신이 돌아와서 다시 입맞추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시는 것은 옛 맹세를 깨치려는

고의가 아닌 줄을 나는 압니다.

비록 당신이 지금의 이별을 영원히 깨치지 않는다 하여도,

당신의 최후의 접촉을 받은 나의 입술을

다른 남자의 입술에 댈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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