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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시집110 / 군말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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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말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衆生)이 석가(釋迦)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니찌의 님은 이탈리아이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의 알뜰한 구속(拘束)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어가는 길을 잃고 헤메는 어린 양(羊)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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