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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사의 개별 문학적 의미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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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사의 개별 문학적 의미

 본문

 분단국가로서의 엄청난 시련이 있고, 단 한 권의 사상사 내지 지성사도 쓰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서 작가들은 창조적 현장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유산 부재의 공허감에 놓여 있다. 그 반동의 하나로서 서구 작품을 읽지만 첨예한 기법 수업 외에는 하등의 성과를 얻지 못한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을 충격하는 방법은 여러 측면에서 고찰될 수 있다. 그러한 한 방법으로 우리는 한국 문학사가 개별 문학으로 뚜렷이 부각되어 체계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경우 우리는 영문학사, 프랑스 문학사, 독일 문학사 등등 개별 문학사에 부딪친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 문학사를 조금이라도 비교·검토해 본 사람은 그것들이 결코 개별 문학으로 되어 있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고립된 개별 문학의 집적물이 아니고 소위 공통 문화권의 그침 없는 상호적 문화 변용의 역사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두 산맥을 벗어난 의식은 거의 전무하다 해도 지나침 없다. 이 경우, 서구 각국의 개별 문학사는 서구 문화권 전체의 기준에 도달한 것만이 자기 나라 문화의 개성을 형성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가령 서구문화 권에서는 주변에 속한 후진국 독일 문학사에서는 괴테, 토마스 만 같은 구라파적 문화요소를 담뿍 흡수·동화한 작가에 의해 편협한 지방성이나 파행성이 극복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한국 문학사가 개별문학이라는 의미는 한국 문학사의 기준이 한국사 총체 속에 있다는 사실의 소박한 인식을 뜻하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볼 때 이러한 진술은 편협한 지방성, 파행성의 노출로 오해되기 쉬우며 심지어는 배타적 독선적 쇼비니즘 내지는 문화의 보편성을 압살하는 사고 방식으로 간주될 지 모른다. 그러나 주체 민족의 행복에 감성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문화 파악력은 역사의 추진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김윤식·김현, '한국문학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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