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 / 베르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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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 베르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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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천천히 슬픔과 우울의 하늘로

어느 날 저녁 풍차가 돌고 있다.

그것은 돌고 또 돈다. 재강 색깔의 날개는

한없이 슬프고 연약하고 무겁고 피곤하다.

 

새벽부터 탄원하는 팔같이 팔은

올라갔다 떨어지곤 하였다.

저기 검은 대기 속으로 생명 없는 자연의

완전한 침묵 속으로 다시 팔이 떨어지고 있다.

 

병든 겨울 날이 부락 위에 잠들고 있다.

구름들은 어두운 여행 때문에 지쳐 있다.

구름 그림자를 모으는 덤불숲을 따라

수레 자취가 죽은 지평선을 향해 간다.

 

오랜 샘 주위에 몇 개의 밤나무 오막살이가

아주 비참하게 원을 지어 앉아 있다.

청동 램프가 천정을 비추고

창가로 빛을 흘린다.

 

잠자는 물가, 거대한 평원에서

낮은 하늘 밑의 이 무기력한 오막살이들은

사나운 창의 째진 눈으로 바라본다.

돌다가 지쳐서, 돌다가 죽어버리는 풍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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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 정리

작자 : 베르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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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고향의 풍물인 풍차를 통해 절망감과 우울에 사로잡힌 심정을 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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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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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하렌(Emile Verhaeren)

1855. 5. 21 벨기에 생타망레퓌에르~1916. 11. 27 프랑스 루앙.

벨기에의 시인으로 프랑스어로 글을 쓴 벨기에 시인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작품의 방대한 범위와 그 안에 담긴 열정으로 빅토르 위고나 월트 휘트먼의 작품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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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하렌은 벨기에의 브뤼셀과 헨트에서 교육을 받았고, 1875~81년에는 루뱅에서 법률을 공부하면서 유력한 잡지인 〈죈 벨지크 La Jeune Belgique〉(1881)를 창간한 막스 발러와 알게 되었다. 그는 브뤼셀로 돌아가 1890년대의 문예부흥을 일으킨 작가 및 예술가 집단의 일원이 되었다. 자연주의적 색채가 강한 시들을 모은 그의 첫번째 시집 〈플랑드르 여인들 Les Flamandes〉(1883)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베르하렌은 시인일 뿐만 아니라 예술비평가였으므로, 그의 첫번째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그림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 시집에 이어 단편소설들을 발표했지만, 그후 잇따라 발표한 작품들인 〈수도사들 Les Moines〉(1886)·〈저녁 Les Soirs〉(1887)·〈붕괴 Les Debacles〉(1888)·〈검은 횃불 Les Flambeaux noirs〉(1890)·〈길가에서 Au Bord de la route〉(1891, 나중에 〈길가 Les Bords de la route〉로 제목을 바꿈)·〈내 삶의 회고 Les Apparus dans mes chemins〉(1891)·〈환각의 들판 Les Campagnes hallucinees〉(1893) 등은 서정시인으로서 그의 평판을 굳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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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베르하렌은 1895년에 〈환상의 마을 Les Villages illusoires〉·〈뻗어가는 도시 Les Villes tentaculaires〉를 발표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시 〈밝은 시간 Les Heures claires〉(1896)은 일련의 주요작품들로 이어졌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은 〈삶의 얼굴들 Les Visages de la vie〉(1899)·〈소란스러운 힘 Les Forces tumultueuses〉(1902)·〈최초의 애무 Les Tendresses premieres〉(1904, 5부작 〈플랑드르의 모든 것 Toute la Flandre〉의 제1부)·〈다양한 광채 La Multiple Splendeur〉(1906)·〈최상의 운율 Les Rythmes souverains〉(1910)·〈흔들리는 밀밭 Les Bles mouvants〉(1912) 등이다. 이 시기에 그는 또한 예술에 관한 저서, 아내에게 바치는 개인적인 서정시집 2권 및 희곡들인 〈새벽 Les Aubes〉(1898)·〈수도원 Le Cloitre〉(1900)·〈필리프 2세 Philippe Ⅱ〉(1901)·〈스파르타의 헬레네 Helene de Sparte〉(1912) 등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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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권이 넘는 베르하렌의 방대한 시작(詩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강한 힘과 폭넓은 시각이다. 활력과 독창성을 갖춘 그의 보기드문 서정적 재능은 힘차고 유연성있는 참신한 언어로 표현되었다. 그가 주로 다룬 3가지 주제는 플랑드르와 인간의 힘(이것은 진보와 인간의 우애 및 노동 계급의 해방에 대한 갈망으로 표현되었음), 아내에 대한 다정하고 포용력있는 사랑이었다. 가장 감동적인 작품은 아마 가정의 즐거움을 찬양한 시일 것이다. 좀더 널리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은 플랑드르 화가들의 위대함과 보통 사람들의 행복을 찬미한 작품과, 물질에 대한 지성의 승리를 찬양하고 산업시대의 서사적 아름다움을 찬미한 작품이다. 그의 운문 희곡은 극적인 힘과 시적 영감을 보여줄 때도 많지만, 문체가 지나치게 수사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고 상연된 적도 거의 없다. 예술에 대한 그의 저서들은 렘브란트나 루벤스처럼 가장 대담하고 가장 극적이며 가장 다채로운 인생을 묘사하는 화가들에 대한 공감을 보여준다. (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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