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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笞刑) / 김동인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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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笞刑) / 김동인

길잡이  
 
     

1922 12월부터 1923 1월까지 <동명> 3회에 걸쳐 연재된 작품.

감옥이라는 한계 상황 속에서 죄수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일신(一身)의 편안함만을 생각한 나머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적(利己的) 인간 본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해와 감상 (1)  
 
     

󰡔태형(笞刑)󰡕 1922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3회에 걸쳐 <동명(東明)>에 연재된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옥중기의 일절이라는 부제(副題)처럼 31 운동시의 옥중기(獄中記)라 하겠다.

 

감옥이라는 극한 상황 정상적인 인간의 생활 모습은 찾아볼 수도 허용되지도 않는 공간에 놓인 인간들의 언행을 통해, 인간성의 부정적인 한 측면을 명료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더운 여름날 좁은 감방에서 한 사람이라도 없어져서 공간이 조금이나마 넓어지는 것만큼 다행스러운 일은 없다. 그래서 태형(笞刑) 받기 싫어서 공소(公訴)를 한 노인을 매도(罵倒)하여 태형장으로 내몰고, ‘는 노인의 태형 맞는 비명 소리를 들으며 양심에 가책을 느낀다.

 

노인이 받게 되는 태형과 감옥의 극한적 상황이 긴장감을 이루는 가운데, 인간이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될 때 보여 줄 수 있는 추한 이기심(利己心), 도덕이나 양심을 포기해 버리고 오로지 충동적인 욕구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부정적 측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감옥이라는 실제적이요, 다분히 상징적인 상황에 놓이게 될 때, 평소의 겸양덕성예절로부터 벗어나 그 심성이 얼마나 왜소해지고 추해질 수 있는가 하는 인간의 비극적 진실을 진단해 본 작품이라 하겠다.

이해와 감상 (2)  
 
     

감옥이라는 질식할 듯한 상황 속에서 죄수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사건으로 미결수 감방에 온 1인칭 서술자()의 눈을 통해 감방의 비인간적인 모습이 제시된다. 더운 여름, 40여 명이나 되는 죄수로 가득찬 감방에는 비좁은 공간과 악취가 풍겨 숨쉬기도 어려운 상황이 그려져 있다. 죄수들은 파리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노인이 태형을 선고받고 돌아오는 데서 작품의 갈등이 등장한다. 노인은 90대나 되는 태형을 맏고 죽을지도 모르니 상소하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죄수들은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태형을 맏고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첫째 갈등) 또한 ''의 내면에 일어나는 도덕적 갈등도 긴장감을 더해 준다. 이 두가지 갈등, <인간의 이기적 욕구> <도덕성>에 관한 소설적 질문이 이 작품의 주제이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31 운동 직후의 무더운 여름철 감방 안.

문체 : 1인칭 시점이면서도 객관성, 사실성을 지닌 문체. 간결한 호흡의 문장 표현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 :  자신의 안일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비정함 고발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통하여, 이기심과 도덕성의 문제를 제기함.

(비참한 감옥생활을 하면서 이상이나 사상보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에 사로 잡히게 됨.)

출전 : [동명](1922. 12~1923. 1)

작품경향 :

1) 1919년 동생의 부탁으로 일제에 대한 격문을 쓰고 감옥살이 했던 실제경험이 밑바탕이 되었음.

(옥중일기의 일절임)

2) 환경에 영향을 받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음

3) 동인의 일반적 경향인 현실을 배제한 극단적인 미의 추구에서 비껴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 성이 엿보였지만 결국 개인의 비리에 결부시켜 동인 다운 작품의 하나가 됨

등장 인물  
 
     

 : 기적이고 비정하나, 자신의 안일(安逸)만을 위해 노인을 태형장으로 보낸 후, 태형장으로 내쫓긴

노인의 비명을 들으며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는 인물.

노인(영감) : 태형을 받지 않으려 공소(항소)하나 다른 죄수들로부터 소외되어 질시(疾視)의 눈을 이기지 못하여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태형을 고통을 당하고 죽음.

여러 죄수들 : 이기적이고 비정함.

구 성  
 
     

발단 : * 이 소설에는 발단이 따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전개 : 무더운 날씨의 비좁은 감방. 죄수들의 고통.

위기 : 좁은 공간을 넓히기 위해 가엾은 노인에게 공소(公訴)한 것을 비난하며 태형을 받도록 종용하는

죄수들과 ’.

절정 : 노인이 태()를 맞으며 죽어감.

 : ‘의 자책.

줄거리  
 
     

31 운동 직후, 무더운 여름. 다섯 평도 안 되는 미결수 감방. 3.1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옥에 갇히게 되자 감방마다 미결수들이 꽉차게 되었다. 잠도 사람들을 삼등분해 돌아가며 잘 형편이고 더위 또한 견디기 어려 웠으며 종기,,탁한 공기 등 최악의 조건이었다. 이 밀폐된 공간에 사십여 명이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가운데 죽음보다도 더한 이 상황에서 일초만이라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모두의 소원이었다. ‘가 절실히 바라는 것도 조국의 독립, 민족 자결, 자유가 아니라 냉수 한 사발과 맑은 공기인 것이다. ‘는 공판 날만 기다린다.

 

엉덩이 종기를 핑계로 진찰실에 가서 동생을 만나고 돌아온 날, 70대의 영원 노인이 재판을 받고 돌아 왔다. 태형(笞刑) 구십 도 형을 받은 노인은 나이가 있어 그 매를 맞으면 죽을 것 같아 공소를 했다고 하였다. 한 사람이라도 나가면 나머지 사람들은 넓은 공간에서 살 수 있으므로 는 다른 사람들과 한 패가 되어 당신이 나가면 자리가 넓어질 것이고, 31 운동 때 총 맞아 죽은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 당신 혼자 더 살아서 무엇하겠느냐?”고 윽박지르며, 다른 사람을 위해 공소를 취하하도록 압력을 넣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을 해 그들의 동조도 얻었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저녁 때가 되어 노인은 공소를 취하하겠다고 해 간수를 불러 이야기를 전했다.

 

간수는 영감을 데려 갔다. 영감이 태형을 받으러 가자 이기심으로 가득찬 와 감방 안의 다른 사람들은 자리가 조금 넓어졌다는 생각에 기쁜 빛을 감추지 못한다. 오랜만에 목욕을 하는 날이어서 모두들 즐거움에 잦어 이십초 동안의 짧은 행복을 느끼고 감방으로 돌아 왔다. 매를 맞더라도 목욕을 좀 더 할걸 하는 이도 있었다. 몇 시간 후 더위로 무감각해진 우리들의 귀를 찌르는 단말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첫째 사람은 서른대를 맞고 앓는 소리를 질렀다. 두번째 사람은 한대 한대 때릴 때마다 기운이 없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나는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어젯밤 방에서 끌려 나가며 칠십줄에 든 늙은이가 태 맞고 살길 바라겠소. 난 아무케 되든 노형들이나...’ 하며 말을 맺지 못했던 노인의 말이 떠올랐다. 영감은 초연하였다. 내어 쫓은 장본인인 나는 그를 죽음으로 내쫓은 양심의 가책으로 머리를 숙인 채, 굳이 외면하고자 감았던 눈에 흘러 나오는 눈물을 막으려 눈을 힘껏 감았다.

 

 생각해 봅시다

1. 영원 영감이 태형을 받기로 결심한 까닭을 표면상의 이유와 실질적 이유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2. 결말 부분에 나타난 ''의 갈등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3. 이 작품에서 '감옥'은 어떤 의미로 그려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4. 이 작품이 자연주의 경향을 띤다고 할 때, 그것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생각해 보자.

 

 비교해 봅시다.

1. 이광수의 '무명'과 이 작품의 화자의 의식을 비교해 보자.

 '무명'의 주인공은 정신주의자이다. 감옥 공간이 빚어 내는 비인간적 행태에 절망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수인들에게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 비록 그들을 실천적으로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불경을 읽으라고 권 유하는 등 정신적 높이를 지향하는 자이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는 그런 정신주의자와는 거리가 먼, 오직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감옥의 열악한 환경에 대하여 원초적 반응을 보이면서, 남보다 자 신이 편하기를 갈구하는 이기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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