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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십장가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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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십장가

 

사또 분이 어찌 났던지 벌벌 떨며 기가 막혀 허푸허푸 하며

"여보아라, 그년에게 다짐이 왜 있으리. 묻도 말고 형틀에 올려매고 정치를 부수고 물고장을 올려라."

춘향을 형틀에 올려매고 쇄장이 거동 봐라. 형장이며 태장이며 곤장이며 한아름 담쏙 안아다가 형틀 아래 좌르륵 부딪치는 소리 춘향의 정신이 혼미한다. 집장 사령 거동 봐라. 이 놈도 잡고 능청능청 등심 좋고 빳빳하고 잘 부러지는 놈 골라 잡고 오른 어깨 벗어 메고 형장 집고 대상청령 기다릴 제

"분부 모셔라. 네 그년을 사정두고 허장하여서는 당장에 명을 바칠 것이니 각별히 매우 치라."

 

집장 사령 여쭈오되

"사또 분부 지엄한데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 두오리까. 이년 다리를 까딱 말라. 만일 요동하다가는 뼈 부러지리라."

호통하고 들어서서 검장 소리 발 맞추어 서면서 가만히 하는 말이

"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트소."

"매우 치라"

"예잇, 때리오."

딱 붙이니 부러진 형장 개비는 푸르르 날이 공중에 빙빙 솟아 상대 대뜰 아래 떨어지고 춘향이는 아무쪼록 아픈 데를 참으려고 이를 복복 갈며 고개만 빙빙 두르면서

"애고 이게 웬일이어."

 

곤장(棍杖) 태장(笞杖) 치는 데는 사령(使令)이 서서 하나 둘 세건마는 형장(刑杖)부터는 법장(法杖)이라, 형리(刑吏)와 통인(通引)이 닭쌈하는 모양으로 마주 엎뎌서 하나 치면 하나 긋고, 둘 치면 둘 긋고, 무식하고 돈 없는 놈 술집벽에 술값 긋듯 그어 놓니 한일(一)자가 되었구나. 춘향이는 저절로 설움겨워 맞으면서 우는데,

"일편 단심(一片丹心) 굳은 마음 일부 종사(一夫從事) 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 년이 다 못가서 일 각인들 변하리까?"

 

이 때 남원부(南原府) 한량(閑良)이며 남녀 노소 없이 구경할 제, 좌우의 한량들이,

"모질구나 모질구나. 우리 골 원(員)님들이 모질구나. 저런 형벌이 왜 있으며, 저런 매질이 왜 있을까? 집장 사령(執杖使令)놈 눈 익혀 두어라. 삼문(三門)밖 나오면 급살(急殺)을 주리라."

보고 듣는 사람이야 누가 아니 낙루(落淚)하랴.

 

둘째 낱 딱 부치니,

"이부절(二夫節)을 아옵는데, 불경 이부(不更二夫)이내 마음이 매 맞고 죽어도 이 도령은 못 잊겠소."

셋째 낱을 딱 부치니,

 

"삼종지례(三從之禮) 지중한 법 삼강오륜(三綱五倫)알았으니, 삼치 형문(三治刑問) 정배(定配)를 갈지라도 삼청동(三淸洞)우리 낭군 이도령은 못 잊겠소."

 

넷째 낱을 딱 부치니,

"사대부 사또님은 사민 공사(四民公事) 살피잖고 위력 공사(威力公事) 힘을 쓰니, 사십팔방(四十八坊) 남원 백성 원망한을 모르시오. 사지(四肢)를 가른대도 사생 동거(死生同居) 우리 낭군 사생간에 못있겠소."

 

다섯 낱째 딱 부치니,

"오륜 윤기(五倫倫氣) 그치잖고 부부유별(夫婦有別) 오행(五行)으로 맺은 연분(緣分) 올올이 찢어 낸들 오매불망(寤寐不忘) 우리 낭군 온전히 생각나네.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은 임 계신데 보련마는, 오늘이나 편지 올까 내일이나 기별올까. 무죄(無罪)한 이내 몸이 오사(誤死)할 일 없사오니, 오결 죄수(誤決罪囚) 마옵소서. 애고애고 내 신세야."

여섯 낱 채 딱 부치니,

"육육(六六)은 삼십육(三十六)으로 낱낱이 고찰(考察)하여, 육만 번 죽인대도 육천 마디 어린 사랑 맺힌 마음 변할 수 전혀 업소."

 

일곱 낱을 딱 부치니,

"칠거지악(七去之惡) 범하였소? 칠거지악 아니여든 칠개 영문 웬일이요. 칠척검(七尺劍) 드는 칼로 동동이 장글러서 이제 바삐 죽여 주오. 치라 하는 저 형방아. 칠 때 고찰 마소. 칠보 홍안(七寶紅顔) 나 죽겠네."

 

여덟 낱을 딱 부치니,

팔자 좋은 춘향몸이 팔도 방백 수령 중에 제일 명관 만났구나. 팔도방백 수령님네 치민(治民)하려 내려왔지 악형하려 내려왔소?

 

아홉 낱을 딱 부치니,

구곡간장 굽이 썩어 이내 눈물 구년지수(九年之水) 되겠구나. 구고(九고-깊숙한 곳) 청산 장송 베어 정강선 무엇 타고 한양성중 급히 가서 구중궁궐 나랏님께 구구히 억울한 사정을 여쭈옵고 구정(九庭) 뜰에 물러 나와 삼청동을 찾아가서 굽이굽이 반겨 만나 우리 사랑 맺힌 마음을 마음껏 풀련마는.

 

열 낱을 딱 부치니,

십생구사(十生九死)할지라도 팔십년 정한 뜻을 십만 번 죽인대도 가망 없고 무개내지. 십육세 어린 춘향 곤장맞아 원통 한 귀신 되니 가련하고 가련하오.

 

열 치고 구만 둘 줄 알았더니 열 다섯째 번 매를 치니,

 

십오야 밝은 달은 떼구름에 묻혀 있고 서울 계신 우리 낭군 삼청동에 묻혔으니 달아 달아 임 보느냐? 임 계신 곳 나는 어이 못 보는고.

 

수물(스물)치고 끝날까 하였더니 스물 다섯 매를 치니,

 

이십 오현 탄야월에 불승청원(不勝淸怨) 저 기러기, 너 가는데 어디메냐. 가는 길에 한양성 찾아들어 삼청동 우리 님께 내 말 부디 전해다오. 나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 부디부디 잊지 마라.(교과서마다 수록 내용이 조금씩 다름)

 

 

 

요점 정리

 

지은이 : 미상(민중의 적층 문학)

갈래 : 고전 소설. 판소리계소설. 염정 소설

연대 : 미상(영조 때로 추정)

배경 : 시간(조선 후기). 공간(전라도 남원). 사상(신분 계급 철폐 사상)

문체 : 가사체. 운문체 및 산문체가 혼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 서사적. 운문적(3.4조, 4.4조 바탕). 해학적. 풍자적

구성 : 추보식 구성(춘향전의 전체 구성)

발단 -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

전개 - 두 사람의 이별과 변학도의 부임 후 횡포

위기 - 이몽룡의 암행에 대한 월매의 괄시와 춘향의 절망

절정 - 어사 출도와 춘향의 회생

결말 - 이몽룡의 입신양명과 춘향과의 백년해로

 

사상 : 인간 평등 사상(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계급 타파 의식). 사회 개혁 사상(탐관오리의 횡포에 대한 징계). 자유연애 사상(봉건 사회의 도덕률을 파괴한 남녀 간의 자유 의지에 의한 만남). 열녀불경이부(烈女不更二夫, 춘향의 지조와 정절)

제재 : 춘향과 이 도령의 사랑 이야기

주제 :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정절(貞節). 계급을 초월한 사랑과 여인의 정절[춘향이 매맞는 대목]

 

['춘향전'에는 기생이라는 신분적 제약을 극복하려는 춘향과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와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춘향전의 주제는 '신분적 제약을 벗어난 인간 해방' 혹은 '여성의 굳은 정절'로 정리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속박이나 차등, 예속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제시하기에 진보적인 의미를 지니는 한편 후자의 경우, 전통 윤리를 강조하기에 보수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주제는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상보 관계에 있다. 즉 , 신분상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 간의 애정을 성취하기 위해서 표면적 수단으로 정절을 내세운 것이다. 사회 규범상 신분 격차는 극복될 수 없는 것이면서, 정절은 사회 규범에 순응한 것이기 때문에 모순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으나, 여기서는 신분을 초월한 애정을 이루기 위해 정절 관념(유교적 윤리 규범)을 도구적으로 내세운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① 봉건 사회의 기성 도덕을 깨뜨리고 남녀간의 자유 연애 사상

② 계급 타파( 기생의 딸도 양반의 부인이 될 수 있다는 결혼관)와 신분 상승 의지

③ 정조 관념 고취(烈女不更二夫의 思想)

④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옹호

⑤ 탐관 오리에 대한 서민의 저항과 위정자의 반성 촉구

 

형성 과정 : 근원 설화 → 판소리 사설(춘향가) → 고대 소설(춘향전) → 신소설(이해조의 '옥중화')[춘향전은 작가·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소설의 이본이 120여 종이나 되고, 제목도 이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단일 작품이 아닌 작품군인 춘향전군이라고 보아야한다. 판소리로 불려지다가 소설로 정착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판소리계 소설의 하나이지만 문장체 소설로 바뀐 것도 있고, 한문본도 있다. 창극·신소설·현대 소설·연극·영화 등으로도 개작되었다.]

 

언어상의 특징 : 춘향전은 여러 계층의 수용자들을 상대로 연행되던 판소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적층 문학으로 언어의 층위가 다양하다는 특성을 지닌다. 중국의 유명한 한시구 등 양반의 전아한 한문투가 있는가 하면 극도로 비속한 표현도 있고, 무당의 고사, 굿거리 가락 등이 삽입되기도 한다. 또 운문과 산문이 배합되었다는 점도 또 다른 언어적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근원설화 :

 

①신원설화(伸寃說話)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의 그 원이나 한을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이 풀어 준다는 설화로남원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아자제 도령을 사모하다 죽었는데, 원귀가 되어 남원에 재앙을 가져오자 이를 액풀이하는 제의설(祭儀說)에 근원을 두고, 양진사(梁進士)가 제문(祭文)으로 창작하였다는 설 - 남원추녀설화, 아랑설화(억울하게 죽은 아랑이 원령이 되어 자신의 원한을 푼 뒤 변고가 없어졌다는 설화)

 

② 암행어사 설화(暗行御史說話) : 노진(盧貰)·조식(曺植)·성이성(成以性)·김우항(金宇杭)·박문수(朴文秀) 등의 고사에서 야담으로 형성된 암행어사 출두의 설화가 〈춘향전〉 후반부와 같이 부연되었다는 데에서 〈춘향전〉이 그 주제를 따왔다는 설 - 어사 이시발의 실제담, 박문수 설화

 

③ 염정설화 : 조선조 야담에 보이는 도령과 기생과의 애련설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설(成世昌의 설화가 이에 해당된다.)인데, 이는 〈춘향전〉 전반부의 제재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 성세창설화

 

④ 기타 설화 : 〈춘향전〉 속에 삽입된 제재로서의 춘향이 이도령에게 수기(手記)를 받는 이야기, 춘향이 판수에게 해몽을 청하는 이야기, 암행어사 출두장면에서 이어사의 ‘금준미주(金樽美酒)’ 한시의 작시(作詩) 설화 등이 조선조 야담에 나옴으로써 이를 수용하였다는 설,

 

⑤ 열녀설화(烈女說話) : 조선조 유교 윤리와 결부하여 〈춘향전〉 생성의 제재가 되었다고 보는 설 - 지리산녀설화

 

⑦관탈민녀(관리가 민가의 여자를 탐함)설화 : 도미설화

 

출전 :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

 

 

 

내용 연구

 

사또 분이 어찌 났던지 벌벌 떨며 기가 막혀 허푸허푸 하며

"여보아라, 그년에게 다짐[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이 왜 있으리. 묻도[묻지도] 말고 형틀에 올려매고 정치[정강이]를 부수고 물고장[죄인 죽인 것을 보고하는 글]을 올려라."

 

춘향을 형틀에 올려매고 쇄장[옥사장이, 옥에 갇히어 있는 사람을 지키던 사령]이 거동 봐라. 형장이며 태장[(笞杖) : 원래는 태령 즉, 회초리로 볼기를 치던 형벌과 장형, 즉 곤장으로 볼기를 치는 형벌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태형에서 사용되는 회초리를 말함. 10대에서 50대까지의 등분이 있음]이며 곤장이며 한아름 담쏙 안아다가 형틀 아래 좌르륵 부딪치는 소리 춘향의 정신이 혼미한다. 집장 사령[(使令) : 관아에서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장형을 행하던 사람] 거동 봐라. 이 놈도 잡고 능청능청 등심 좋고 빳빳하고 잘 부러지는 놈['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트소'라는 말과 관련이 있음] 골라 잡고 오른 어깨 벗어 메고 형장[(刑杖) : 곤장으로 치는 형벌. 50대에서 100대까지의 등분이 있음] 집고 대상청령[사또의 명령]기다릴 제[판소리의 소리가락인 리듬이 담긴 표현]

 

"분부 모셔라. 네 그년을 사정두고(인정을 두고) 허장하여서는[거짓으로 때려서는] 당장에(너의 목숨)명을 바칠 것이니 각별히 매우 치라[쳐라]."

집장 사령 여쭈오되

"사또 분부[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내림. 또는 그 명령이나 지시] 지엄[지극히 엄한]한데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형편, 이유] 두오리까. 이년 다리를 까딱 말라. 만일 요동[흔들리어 움직임. 또는 흔들어 움직임]하다가는 뼈 부러지리라."

 

호통하고 들어서서 검장 소리 발 맞추어 서면서 가만히 하는 말이

"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트소."[부당한 권력행사에 대한 하층 계급의 소극적 저항 태도]

"매우 치라"

"예잇, 때리오."

딱 붙이니 부러진 형장 개비는 푸르르 날이 공중에 빙빙 솟아 상대 대뜰 아래 떨어지고 춘향이는 아무쪼록 아픈 데를 참으려고 이를 복복 갈며 고개만 빙빙 두르면서

"애고 이게 웬일이어."

 

곤장(棍杖) 태장(笞杖) 치는 데는 사령(使令)이 서서 하나 둘 세건마는 형장(刑杖)부터는 법장[(法杖) : 50대가 넘는 무거운 장형(杖刑)]이라, 형리[(刑吏 : 형방에 속해 있는 아전)]와 통인[(通引) : 관아의 관장(官長) 앞에 딸리어 잔심부름하는 이속(吏屬)]이 닭쌈하는 모양으로 마주 엎뎌서 하나 치면 하나 긋고, 둘 치면 둘 긋고, 무식하고 돈 없는 놈 술집벽에 술값 긋듯 그어 놓니 한일(一)자가 되었구나. 춘향이는 저절로 설움겨워 맞으면서 우는데,

"일편 단심(一片丹心 :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라는 뜻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변치 아니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굳은 마음 일부 종사[일부종사(一夫從事) : 한 남편만 섬김] 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 년이 다 못가서 일 각[촌음, 짧음 시간]인들 변하리까?"

 

이 때 남원부(南原府) 한량(閑良 : 돈 잘 쓰고 잘 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백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며 남녀 노소 없이 구경할 제, 좌우의 한량들이,

 

"모질구나 모질구나. 우리 골 원(員)님들이 모질구나. 저런 형벌이 왜 있으며, 저런 매질이 왜 있을까? 집장 사령[(執杖使令) : 장형(杖刑)을 집행하는 사령]놈 눈 익혀 두어라. 삼문[(三門) : 관아에 딸린 세 개의 문으로 정문, 동협문, 서협문을 이름]밖 나오면 급살[(急殺) : 급히 죽임]을 주리라."

보고 듣는 사람이야 누가 아니 낙루[(落淚) : 눈물을 흘림]하랴.

 

둘째 낱[個 : 낱 개] 딱 붙이니,

"이부절[(二夫節) : 두 지아비를 섬길 수 없다는 절개[불경이부(不更二夫)]]을 아옵는데, 불경 이부(不更二夫 : 정절을 굳게 지키어, 두 남편을 섬기지 아니함)이내 마음이 매 맞고 죽어도 이 도령은 못 잊겠소."

세째 낱을 딱 붙이니,

 

"삼종지례[(三從之禮) :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예(禮). 즉 어려서는 아버지를 좇고, 시집 가면 남편을 좇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자식을 따른다는 것] 지중한 법 삼강오륜(三綱五倫)[삼강은 한대(漢代)의 학자 동중서(董仲舒)가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강조하였고 또 그에 의해 확정된 윤리인데,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 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을 말한다. 오륜은 '맹자'에 처음 나오는 말로서 오상(五常)·오전(五典)이라고도 하는데, 부자 사이에 친애가 있어야 하고(父子有親), 군신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하며(君臣有義), 부부 사이에 분별이 있어야 하고(夫婦有別), 어른과 어린 사람 사이에 차서가 있어야 하며(長幼有序), 붕우 사이에 신의가 있어야 함(朋友有信)을 이른다.]알았으니, 삼치 형문[(三治刑問) : 세 차례의 형문. 형문은 정갱이를 형장으로 때리는 형벌] 정배[(定配):유배(流配)]를 갈지라도 삼청동(三淸洞)우리 낭군 이도령은 못 잊겠소."

 

넷째 낱을 딱 붙이니,

"사대부 사또님은 사민 공사[(四民公事) : 온 백성에 관한 공사. 사민은 사.농.공.상(士農工商)] 살피잖고 위력 공사(威力公事)[자기와 같은 힘없는 여성들을 힘으로 탐하는 일] 힘을 쓰니, 사십팔방(四十八坊 :온 세상) 남원 백성 원망함을 모르시오. 사지(四肢)를 가른대도 사생 동거[(死生同居) : 죽고 삶을 같이 함 / 죽으나 사나 함께 삶] 우리 낭군 사생간에 못잊겠소."

 

다섯 낱채[낱(個)은 수를 셀 때 쓰는 말이고, 채는 사람을 때리는 나뭇가지] 딱 붙이니,

"오륜 윤기(五倫倫氣 : 다섯 가지 윤리와 기강) 그치잖고 부부유별[(夫婦有別) : 부부는 서로 분별함이 있음] 오행[五行 :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다섯 가지 원기(元氣)]으로 맺은 연분(緣分) 올올이[한 가닥 한 가닥] 찢어 낸들 오매불망[(寤寐不忘) : 자나 깨나 잊지 못함] 우리 낭군 온전히 생각나네.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오동추야(梧桐秋夜)가 오동잎 지는 가을밤을 뜻하는 것]은 임 계신데 보련마는, 오늘이나 편지 올까 내일이나 기별올까. 무죄(無罪)한 이내 몸이 오사[(誤死) : 형벌이나 재난을 당하여 비명에 죽음]할 일 없사오니, 오결 죄수[(誤決罪囚) : 죄인을 잘못 처결함] 마옵소서. 애고애고 내 신세야."

 

여섯 낱채 딱 붙이니,

"육육(六六)은 삼십육(三十六)으로 낱낱이[하나하나 빠짐없이 모두] 고찰[(考察) : 자세히 생각하여 살펴봄]하여, 육만 번 죽인대도 육천 마디 어린 사랑 맺힌 마음 변할 수 전혀 업소[과장을 통한 이도령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다짐함]."

 

일곱 낱을 딱 붙이니,

"칠거지악[(七去之惡) : 아내가 내쫓기는 일곱 가지 악덕. 불순구고(不順舅姑 : 시부모에게 불손함), 무자(無子), 음행(淫行), 질투(嫉妬), 악질(惡疾), 구설(口舌), 도절(盜竊) 등이다. - 남성중심의 극단적 사고] 범하였소? 칠거지악 아니여든 칠개 형문 웬일이요. 칠척검(七尺劍) 드는 칼로 동동이[아리 동아리. 몸의 각 부분대로 토막을 쳐서, 동강동강] 장글러서[잘라서] 이제 바삐 죽여 주오. 치라 하는 저 형방아. 칠 때 고찰 마소[사정두지 마소]. 칠보 홍안[(七寶紅顔) : 칠보와 같은 젊고 아름다운 얼굴] 나 죽겠네."

 

여덟 낱을 딱 붙이니,

팔자 좋은 춘향몸이 팔도 방백[(方伯) : 각 도의 관장(官長)] 수령 중에 제일 명관 만났구나[반어법]. 팔도방백 수령님네 치민[(治民) : 백성을 다스림]하려 내려왔지 악형[(惡刑) : 악독한 형벌]하려 내려왔소?

아홉 낱을 딱 붙이니,

 

구곡간장[(九曲肝腸) : 깊은 마음 속] 구부 셕어(굽이 썩어) 이내 눈물 구년지수[(九年之水) : 중국 요임금 때 9년 동안이나 홍수가 진 일] 되었구나[과장법]. 구고[(九皐) : 으슥한 늪과 못] 청산 장송 베어 청강선 무어 타고['쌓아 올리어'의 옛말. 여기에서는 '청송을 여러 겹 묶어서 배를 만들어'의 뜻] 한양성중 급히 가서 구중궁궐 성상전에(나랏님 앞에) 구구원정[구구원정:(區區怨情) : 갖가지 바라거나 하소연하는 원통한 마음]을 주달하고[(주달 : 奏達) : 임금에게 아뢰는 일] 구정[(九鼎) : 대궐. '구정(九鼎)'은 중국 하우씨(夏禹氏)가 구주(九州)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솥] 뜰에 물러 나와 (이도령이 있는)삼청동을 찾아가서 굽이굽이 맺힌 마음 저근 듯 풀련마는 반겨 만나 우리 사랑 맺힌 마음을 마음껏 풀련마는.

 

열째 낱을 딱 붙이니,

십생구사[十生九死 : 구사일생. 꼭 죽을 경우를 당하였다가 살아남]할지라도 팔십년 정한 뜻을 십만 번 죽인대도 가망 없고 무개내지[(無可奈) : 無可奈何지. 처치할 수단이 없지. 어찌할 수가 없음]. 십육세 어린 춘향 곤장맞아 장하원귀[(杖下寃鬼) : 매를 맞아 원통하게 죽은 귀신]되니 가련하오.

열 치고 짐작할 줄 (그만 둘 줄) 알았더니[의외적인 수법을 통해 독자나 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표현]열 다섯째 번 딱 붙이니,

 

십오야[음력 보름날 밤으로 달이 크고 가장 밝은 달.] 밝은 달은 띠구름에 묻혀 있고 서울 계신 우리 낭군 삼청동에 묻혔으니 달아 달아 () 보느냐? 임 계신 곳 나는 어이 못 보는고?.

 

스물치고 짐작할까(끝날까)하였더니 스물 다섯 딱 붙이니,

이십 오현 탄야월[이십오현탄야월(二十五絃彈夜月) : 거문고 25줄을 타는 달밤. 당나라 전기(錢起)의 귀안(歸雁)이란 시에 나오는 시구(詩句)]에 불승청원[(不勝淸怨) : 맑은 원한을 억제하지 못함] 저 기러기, 너 가는데 어드메냐. 가는 길에 한양성 찾아들어 삼청동 우리 님께 내 말 부디 전해다오. 나의 형상(모습) 자세(자세히) 보고 부디부디 잊지 마라.

춘향이네 집 가는 길 같다 :이 도령이 남의 눈을 피해서 골목길로 춘향이네를 찾아가는 길과 같다는 뜻으로, 길이 꼬불꼬불하고 매우 복잡한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춘향이 집 가리키기 집이 어디냐고 묻는 이 도령의 질문에 춘향이가 대답한 사설이 까다롭고 복잡했다는 데서, 집을 찾아가는 길이 복잡한 경우를 이르는 말.

 

 

 

1. 이 대목은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으로, 긴장감을 유발하는 작중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알 수 있는 판소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끌어주기 :

이 활동을 통해 판소리의 정서적인 특질을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판소리의 정서와 미학을 형성한 것이 판소리 수용자의 요구임을 생각할 때 판소리의 정서는 판소리를 즐겼던 대다수 서민의 정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예시답안 :

판소리의 웃음은 대다수 청중들의 요구와 관련이 있다. 조선 후기 서민들은 여전히 신분제의 질곡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삶의 고뇌와 비애로 인한 긴장을 웃음으로 해소하고, 지배층의 무능력과 허위를 웃음을 통해 통렬하게 공격함으로써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려 하였다. 이러한 청중의 요구는 판소리에 반영되어 판소리는 아무리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웃음을 지향하는 속성을 갖게 되었다.

 

2. 판소리계 소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판소리를 거쳐 소설로 정착된 것이다. 이 점을 중심을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춘향전의 근원 설화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활동을 통해 판소리계 소설로서 춘향전의 형성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춘향전의 근원 설화로 추정되는 것으로는 열녀설화, 추녀 신원 설화 , 염정 설화, 암행어사 설화 등이 있다. 이들 설화의 어떠한 점이 춘향전의 근원 설화로 추정되게 하였는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예시 답안 :

춘향전의 근원 설화로 추정되는 것으로는 '열녀 설화', '추녀 신원 설화', '염정 설화', '암행어사 설화' 등이 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조 순조 때의 조재삼의 저 '송남잡식' 에는 '춘양' 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남원지방 전설에 남원부사의 아들 이도령이 어린 기생 춘양과 친근하게 지내던 중 이도령이 떠난 뒤 춘양이 수절을 하고 있었는데 새로 부임해 온 부사 탁종립이 춘양을 죽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그것을 애석하게 여겨 타령을 지어 춘양의 원혼을 위로 해 주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철종 때의 이삼현의 저 '이관잡지' 에는 벽오 이시발이 선조 때 춘향전의 내용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하는데 시발의 자손인 판서 이규방의 말에 역시 자기집 가승(家乘) 가운데에도 그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순조 때의 이희준의 저 '계서잡록'에는 영조 때 어사 박문수가 어려서 외숙부를 따라 진주에 갔는데 거기서 한 기생과 친밀히 지내다가 돌아왔다. 10년의 세월이 지나 그가 암행어사가 되어 진주로 가서 걸인 복장으로 그 기생을 찾으니 박문수를 푸대접하였다. 그래서 박문수는 전에 알고 지내던 여종을 찾아 갔다. 여종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여 잘 대접해 주었다. 다음날 그곳 부사의 노여움을 사 박문수는 쫓겨났다는 것이다. 뒤에 박문수는 어사에 출두하여 그 기생에게 형벌을 내리고 여종을 기생의 우두머리로 올렸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숙종 때의 김우항이 48세가 될 때까지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가난해서 큰 딸의 약혼을 해 놓고 결혼비용이 없어 단천부사로 가 있는 이종을 찾아갔으나 푸대접만 받고 나왔다. 그때 단천 부내에 속해있던 기생이 그를 찾아와 자기의 집으로 안내하여 후하게 대접을 해주고 그의 딸 결혼 비용까지 마련해 주어 집으로 돌아와 딸을 출가시켰다. 그는 그 해의 과거의 급제하여 암행어사가 되었다. 그는 걸인의 행세를 하면서 단천으로 가 그 기생을 찾으니 역시 반가히 맞이해 주고 후하게 대접해 주었다. 다음날 부중에 들어가 어사출두를 하여 부사의 죄를 다스려 파직시키고 돌아와 임금에게 그 기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임금이 그를 칭찬하시고 그 기생과 같이 살게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2) '설화-판소리-소설'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다른 판소리계 소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지 조사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활동을 통해 판소리계 소설의 형성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판소리는 17세기 말에서부터 형성되어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연행되었다. 판소리는 하나의 문학으로서, 그 이야기의 골격을 이루는 사건들을 선행하던 설화 문학에서 차용해 왔다 . 이 학습 활동은, 구비 문학이 개인의 독창이 중시되는 기록 문학과는 달리, 한 언어 공동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합의로 만들어지고 전승·발전된다는 관점에서 이끌 필요가 있다.

 

예시답안 :

'심청전' 의 근원 설화에는 가난한 딸이 어머니를 위해 종으로 몸을 팔았다는 효녀 지은 설화, 바다에 희생 제물로 던져졌다가 용왕의 딸 과 결혼하여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거타지 설화와 함께, 인신(人身) 공희 설화, 맹인 개안 설화 등이 있다. 이들 설화들은 삼국 시대부터 널리 파져 있던 설화로서, 조선 후기에 들어 판소리 심청가에 수용되었다. '흥부전'은 혹부리 영감이나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와 같은 모방담의 형식을 가진 일련의 설화와 신라 때의 방이 설화, 그리고 선악 형제담, 동물 보은담, 무한 재보담 등을 수용하고 있고, '토끼전'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구토지설'을 근간으로 하여 용궁 설화 쟁장 설화 등을 수용하여 형성되었다. 이들 세 작품은 '춘향전'과 마찬가지로 판소리로 연행되었다가 후에 다양한 이본으로 파생되면서 판소리계 소설로도 전환되어 간다. 한편 판소리 '적벽가'는 중국의 소설인 '삼국지연의'를 모본으로 삼고 있기에 여타의 판소리 바탕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당대에 '삼국지연의'가 상당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었고, 이러한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판소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을 그대로 판소리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미 '적벽대전'처럼 설화화되어서 유통되던 각편에 근거하여 판소리로 정착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18세기에는 '화용도'를 비롯한 소설본과 '적벽가'라는 판소리가 동시에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판소리는 양반과 평민 모두에게서 사랑받은 예술이므로 판소리에는 평민적 세계관과 양반적 세계관이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두 관점이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제와 관련하여 이러한 양면성을 설명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활동을 통해 판소리계 소설의 독특한 주제 형성 방식을 이해 할 수 있다. '춘향'을 열녀 (기생이 아닌 춘향)로 보느냐 아니면 신분 해방을 추구한 서민(기생인 춘향)으로 보느냐에 따라 작품의 주제가 달라짐을 이해 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작품의 '표면적 주제' 와 '이면적 주제'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도록 한다.

 

예시답안 :

이 작품에서 춘향은 양반적 세계관에 합당한 '열(烈)'을 지키는 여성의 모습을 보이며' 이면적으로는 신분 해방을 추구하는 서민의 모습을 동시에 갖는다. 이 같은 인물의 양면성은 주제로도 이어져 이 작품은 '신분 해방' 이라는 새로운 근대적 가치와 '열(烈)'이라는 중세적 가치가 혼재하고 있다. 이는 이 작품이 양반과 서민이 각자 자신의 세계관에 맞는 주제를 찾을 수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3. 춘향이 매 맞는 부분은 판본에 따라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되기도 한다. 본문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이처럼 다양한 표현이 나타나는 이유를 판소리의 전승 과정에 비추어 설명해보자.

 

이끌어 주기 :

이 활동을 통해 춘향전의 전승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판소리로 연행되는 작품의 줄거리는 대체로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광대에 따라, 또 가창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게 한다. 청중 앞에서 연행되는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면 효과적이다.

 

예시 답안 :

작품 읽기에서 제시된 '춘향전'에서는 곤장을 한 대 한 대 맞으면서 춘향이는 변 사또에게 숫자를 이용하여 말놀이 하듯 발언하고 있다. 작품 읽기에 '춘향전'은 '보기'의 춘향전에서보다 말을 길게 하며, 그 내용이 더 희화화되어 있다. 이렇게 구체적인 장면의 변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판소리계 소설인 '춘향전'이 작자가 없는 적층 문학이라는 데에 있다. 판소리 창자나 사설의 기록자는 자신이 구상한 장면을 덧붙이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을 삭제하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판본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한 판소리 광대의 연행일지라도 청중과 연행 상황에 따라 변개해 가면서 판소리를 연행하였기 때문에, 이처럼 다양한 표현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판소리 용어 해설

(1) 고수 : 북을 치는 사람.

(2) 광대 : 노래를 부르는(판소리를 하는) 사람.

(3) 소리(唱) : 노래를 부름.

(4) 발림 : 광대가 노래할 때 연기로서 하는 몸짓.

(5) 너름새 : '발림'과 같으나 가사, 소리, 몸짓이 일체가 되었을 때 일컫는 말.

(6) 추임새 : 고수가 발하는 탄성. 흥을 돋우는 소리.

(7) 아니리 : 창 도중에 창이 아닌 말로 이야기하는 것.

(8) 진양조 : 소리가 가장 느린 장단으로 사설의 극적 전개가 느슨하고 서정적인 대목에 쓰임

<적벽가> 유비, 관우, 장비 세 형제가 공명을 찾아가는 대목

세마치 <춘향가> 춘향이 곤장 맞는 대목(십장가)

(9) 휘모리 : 소리가 가장 빠른 장단으로 어떤 일이 매우 빠르게 벌어지는 대목에서 쓰임

<심청가> 심 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대목

(10) 중모리 : 소리가 중간 빠르기로 안정감을 주고, 사연을 담담히 서술하는 대목이나 서정적 대목에서 쓰임

<단가> 백발가

<춘향가> 몽룡이 춘향을 달래는 대목

<수궁가> 토끼가 수궁을 빠져나와 자라에게 욕을 하는 대목

(11) 중중모리 : 흥취를 돋우며 우아한 맛이 있다. 춤추는 대목, 활보하는 대목, 통곡하는 대목에서 쓰인다.

<수궁가> 토끼가 뭍으로 다시 돌아오며 기뻐하는 대목

<흥보가>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12) 자진모리 : 섬세하면서도 명랑하고 차분하다. 어떤 일이 차례로 벌어지거나 여러 사건을 늘어 놓는 대목, 격동하는 대목에서 흔히 쓰인다.

<적벽가> 적벽강에 불 지르는 대목

(13) 엇모리 : 평조음으로 평화스럽고 경쾌하다.

<심청가> 몽은사 화주승이 물에 빠진 심 봉사를 구하는 대목

* '-모리'라는 용어도 분명하게 통일된 것은 아니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몰이', '-머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이런 현상은 주인공의 이름을 '흥보'라고도 하고, '흥부'라고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판소리가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구비전승과정에서 빚어진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단가 '진국명산'의 뒷면에 녹음되어 있는, 송만갑의 가장 뛰어난 장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춘향가' 중 '십장가' 입니다. 이 대목은 춘향이 곤장 30대 형에 처해져 막 20번째 매를 맞은 순간, 남원의 어느 유명한 오입쟁이 하나가 나타나서, "집장사령(곤장을 치는 군졸)에게 급살(急煞)을 주겠다"고 욕을 퍼붓자 주변에 모였던 구경꾼들도 한마디씩 하고,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낀 집장사령들이 남은 열 대의 곤장을 차마 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입니다. 1930년대 초반 일본 콜럼비아 레코드에서 발매되었습니다. 축음기 재생입니다.

 

 

이해와 감상

 

'춘향전'은 염정설화(艶情說話)와 암행 어사 설화 등을 바탕으로 초기에는 판소리 창자(唱者)인 광대(廣大)에 의해서 판소리로 불리어지던 것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소설화된 적층문학의 일환으로 본다. 그래서 '춘향전' 은 많은 이본(異本)이 나왔으며 그 정착 연대도 조선조 영 정 시대로 추정된다. 여기에 수록된 부분은 춘향이 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 태형을 맞게 되자 '십장가(十杖歌)'를 부르는 대목이다.

 

 

 

이해와 감상1

 

춘향전이 계급을 초월하여 독자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판소리가 판이 짜인 채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문학이라는 점과 관련이 깊다. 판소리는 서민과 양반이라는 서로 대립되는 계층 모두에게 사랑받아 온 국민 문학으로, 판소리 독자의 이중성이 판소리의 이원성을 형성시킨 것이다. '열녀춘향'이라는 유교적 교훈이 표면적 주제라면, '신분 갈등을 통한 인간 해방의 사상'은 이면적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유교적 윤리 의식이 양반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이었다면, 봉건적 가치관에 저항하는 인간상은 서민들을 열광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주제의 이원성과 양반의 말과 평민의 말이 공존하는 언어의 이중성 또한 계층이 다른 관객의 능동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출처 : 한계전 외 4인공저 문학교과서)

 

 

 

심화 자료

 

춘향전의 표면 주제와 이면 주제

 

춘향전은 이본 수, 유포의 범위, 인기의 정도 등 어느 측면에서든 으뜸가는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른 작품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사건 설정이 흥미로운 데 있다. 춘향과 이몽룡이 오월 단오날 남원 광한루에서 만나 수작을 건네더니, 바로 그날 밤에 음란한 놀음을 벌였다. 그 이후 행복과 고난의 극적인 교체로 갖가지 긴장을 조성해 독자를 작품에 빠져들어가게 한다. 춘향 어미 월매와 이몽룡을 따라 다니는 방자의 주착스럽고 익살스러운 성격이 또한 커다란 구실을 해서 작품을 더욱 다채롭고 생동하게 한다.

 

또한 논리로는 풀이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제기하여 긴장감을 더한다. 한편에서는, 이몽룡을 위해서 정절을 지키느라고 변사또의 수청 요구를 거절한 춘향을 열녀라 칭송했으며, 그렇게 하는 데 합당하게 춘향이는 양반의 서녀로 품행과 교양을 갖추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춘향은 기생의 딸이라는 신분에 맞게, 이몽룡에게 혼례를 하지 않고도 만난 첫날 몸을 허락했다. 변사또와 춘향이 맞설 때도 춘향은 양가의 부녀를 겁탈한다고 항변했으며, 변사또는 기생이 수절을 하겠다니 가소로운 일이라고 했다. 요컨대 춘향은 기생이면서 기생이 아니다. 신분에서는 기생이지만 의식에서는 기생이 아니어서, 그 둘 사이의 갈등에서 작품이 전개되고, 신분적 제약을 청산하고 인간적인 해방을 이룩하는 데 이르렀다.

 

열녀를 칭송한 것은 표면적인 주제라면, 기생 춘향과 기생 아닌 춘향의 갈등을 통해서 신분적 제약에서 벗어나 인간적 해방을 이룩하고자 한 것은 이면적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 주제는 기존의 관념을 재확인하면서 작품의 품격을 높이는 구실을 한다 하겠고, 무어라고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설명을 하자면 빠져 나가기 일쑤인 이면적 주제가 인기와 평가의 근거가 된다. 어찌 보면 춘향이 옥중에서 고초를 겪다가 죽고 말았다고 해야 현실과 밀착되고 결말에서의 역전은 허황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남원 읍내 백성들이 한결같이 춘향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서 변사또는 횡포한 압제자이 않을 수 없게 되어 암행어사의 등장이 필연적으로 요청되었다. 그리하여 결말에서의 역전이 압제로부터 해방되자는 의지를 널리 확인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공감을 확대한다. 두 주제의 싸움에서 결국 이면적 주제가 승리했다. (출처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

 

 

춘향전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소설의 이본이 120여 종이나 되고, 제목도 이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단일 작품이 아닌 ‘춘향전군(春香傳群)’이라는 작품군으로 보아야 한다.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정착되었으리라고 보이는 판소리계 소설의 하나이나, 문장체 소설로 바뀐 것도 있고, 한문본도 있다.

 

창극·신소설·현대소설·연극·영화 등으로도 개작되었다. 한국문학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 또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여러가지 문제점이 거듭 논란되었다.

 

남원부사의 아들 이도령과 기생의 딸 춘향이 광한루에서 만나 정을 나누다가, 남원부사가 임기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이별한다. 그 다음에 새로 부임한 관리가 춘향의 미모에 반하여 수청을 강요한다. 그러나 춘향은 일부종사(一夫從事)를 앞세워 거절하다 옥에 갇혀 죽을 지경에 이른다.

 

한편, 이도령은 과거에 급제하여 어사가 되어 신관 부사를 탐관오리로 몰아 봉고파직(封庫罷職)시키고 춘향을 구출한다. 이도령은 춘향을 정실부인으로 맞이하여 백년해로를 한다. 그런데 이본에 따라서 춘향이 다르고, 춘향과 이도령의 결연이 가지는 성격에도 차이가 있다.

 

신관 부사가 춘향에게 수청을 강요한 것이 얼마나 부당한가 하는 점도 일정하지 않다. 이 작품은 설화를 소재로 하였을 것으로 생각되어 근원설화(根源說話) 탐색이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 내용은, ①신원설화(伸寃說話) : 남원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아자제 도령을 사모하다 죽었는데, 원귀가 되어 남원에 재앙을 가져오자 이를 액풀이하는 제의설(祭儀說)에 근원을 두고, 양진사(梁進士)가 제문(祭文)으로 창작하였다는 설, ② 암행어사 설화(暗行御史說話) : 노진(盧貰)·조식(曺植)·성이성(成以性)·김우항(金宇杭)·박문수(朴文秀) 등의 고사에서 야담으로 형성된 암행어사 출두의 설화가 〈춘향전〉 후반부와 같이 부연되었다는 데에서 〈춘향전〉이 그 주제를 따왔다는 설, ③ 조선조 야담에 보이는 도령과 기생과의 애련설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설(成世昌의 설화가 이에 해당된다.)인데, 이는 〈춘향전〉 전반부의 제재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④ 기타 설화 : 〈춘향전〉 속에 삽입된 제재로서의 춘향이 이도령에게 수기(手記)를 받는 이야기, 춘향이 판수에게 해몽을 청하는 이야기, 암행어사 출두장면에서 이어사의 ‘금준미주(金樽美酒)’ 한시의 작시(作詩) 설화 등이 조선조 야담에 나옴으로써 이를 수용하였다는 설, ⑤ 이들 설화가 열녀설화(烈女說話)·조선조 유교 윤리와 결부하여 〈춘향전〉 생성의 제재가 되었다고 보는 설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화도 〈춘향전〉과 완전히 같은 것은 없으므로 이를 소재로 한 어떤 창작자에 의하여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본다. 이 창작설을 뒷받침하여 주는 것은 〈춘향전〉에 내재하는 근본적인 모순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즉, 당시의 사회상으로 보아 16세의 이도령이 서울로 올라가 소과(小科)·대과(大科)에 합격하여 왕의 비서인 승지가 되기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 이에 비하여 남원부사는 3년이라는 한정된 시한이 있다.

 

그러므로 현행 〈춘향전〉이 이어사가 남원에 내려와 춘향을 구출하는 시한이 1년 내지 1년 반이므로, 현실적으로 〈춘향전〉이 성립할 수 있는 개연성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설화를 합성한 원 창작자의 작극술(作劇術, Dramaturgie)이 〈춘향전〉의 주조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현재 남원에 남아 있는 춘향과 관련된 여러 유적들, 즉 춘향의 사당, 춘향의 묘, 성안의부사(成安義府使)의 기적비, 박석치(岷石峙), 춘향이 버선발로 이도령을 따라갔다는 버선꼴 밭 등은 다 〈춘향전〉이 예원(藝苑)에 헌전된 이후에 견강부회(牽强附會)된 민간어원설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남원에서는 매년 5월에 ‘춘향제’가 열리고 있으나, 〈춘향전〉이 현대의 신화가 되어 있다는 증거는 되지만 춘향을 실존인물로 비교하여 생각하려는 타당성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판소리로서의 춘향전〕

과거 〈춘향전〉을 더늠으로 한 광대는 많으나 그 실지 창본이 남아 있는 것은 얼마 없다. 신재효(申在孝)본이 있기는 하나 광대는 아니므로 창본이라 하기는 어렵다. 현존본으로는 이선유(李善有)본과 박기홍(朴基弘)조에 의한 이해조(李海朝)의 〈옥중화 獄中花〉, 이동백(李東伯)본 등이 있다.

 

이를 분석하여 보면, 완판의 〈열녀춘향수절가 烈女春香守節歌〉와 문체상의 차이는 없다. 이를 기준으로 하여 보면 4^4조를 기본으로 하는 운문으로 되어 있고, 삽입가요가 있고, 어미가 현재 진행 종지형으로 되어 그 문체상의 특징으로 되어 있다. 이를 기준으로 〈춘향전〉 이본을 분석하여 보면 대부분 판소리계본이라 이를 축약한 형태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본은 판본이 9종으로 경판본(京板本)이 4종, 완판본(完板本)이 3종, 안성판본(安城板本)이 1종이다. 이들은 대개 1850년 이후의 판본이다. 사본으로는 영조 30년(1754) 유진한(柳振漢)의 한시(漢詩) 〈춘향가〉를 필두로 하여 한문본이 5종, 한글 사본이 약 30여 본이나 되어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

 

그 중 자수가 많은 것은 〈남원고사 南原古詞〉로서 〈춘향전〉 문학의 압권을 이루고 있다. 신문학기의 활자본은 이해조의 〈옥중화〉(1912), 최남선(崔南善)의 〈고본춘향전 古本春香傳〉(1913)을 비롯하여 38책이 되며, 활판본·한문본 4책, 번역본(일본·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독일) 등을 합하여 16종이 되며, 희곡 몇 본 등이 있다.

 

이 중 사본^판본에는 판소리계 본이 많으며, 또 그 행문(行文)이 이 계통을 제외하고는 같은 사설로 나가는 것이 없음은 바로 〈춘향전〉 문학의 민속예술적 측면을 드러내 주는 좋은 증거이기도 하다.

 

이 중 계통을 따진다면, 완판의 〈별춘향전 別春香傳〉 병오판(丙午板) 33장본, 〈열녀춘향수절가〉 84장본은 상호 적층관계(積層關係)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특이하며, 경판·안성판 계통은 〈남원고사〉와 한 계통을 이루고 있다. 신분관계로 따지면 춘향의 신분이 기생으로 되어 있는 것이 고형이고, 신재효의 〈춘향가〉에서는 성천총(成千摠)의 서녀로 나와 중간형을 이루며, 〈열녀춘향수절가〉의 성참판(成參判)의 서녀로 나와 있는 것은 갑오경장 이후의 신분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후기본적인 색채가 짙다.

 

이해조의 〈옥중화〉는 박기홍조에 의거하여 고쳐 지은 것으로 보여지며, 활판본 계통은 대개 이 〈옥중화〉에 의거하고 있다. 이들 이본 중 가장 특이한 것이 유진한의 〈춘향가〉이며, 이의 정착이 1754년이므로 가장 오래된 것인 동시에 여기에 “騷翁爲作打令辭好事相傳後千祀(소옹위작타령사호사상전후천사)”라고 기록되어 있어 〈춘향전〉의 판소리 생성을 뒷받침하여 주고 있다.

 

〔연구와 관심〕

〈춘향전〉은 숙종 말이나 영조 초에 광대의 판소리에서 비롯된 이후, 판소리뿐만 아니라 소설·희곡·오페라·영화 등 다양한 예술양식을 통하여 현대적 변모를 계속하고 있는 성장하는 고전이다.

 

민족고전의 대표격인 〈춘향전〉에 대한 연구는 1920년대의 단편적 비평에서부터 1980년대의 본격 연구에 이르기까지 60년에 걸친 연구사가 있다. 이들 연구는 소설 〈춘향전〉 연구가 주대상이 되어 장르론적 측면, 작품론적 측면과 소설사적인 측면이 주로 검토되었다.

 

1930년대와 1940년대의 연구 업적은 조윤제(趙潤濟)의 ≪교주춘향전 校註春香傳≫이 박문서관에서 나오면서 본격화 되었고, 이때부터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가 연구의 주요대본으로 선택되기 시작하였다.

 

또 1950년대와 196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한 본격적인 학술 논문과 함께 김동욱(金東旭)의 ≪춘향전연구 春香傳硏究≫와 같은 통합론적 업적이 단행본으로 출판됨으로써 연구가 심화(深化)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앞 시대에 주요 관심사였던 발생론에 대한 관심을 극복하면서, 서사구조나 문체에 대한 연구들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구조주의 방법과 역사주의 방법 등 새로운 비평 방법에 근거한 업적들과 함께 〈춘향전〉 주제론이 연구의 중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남원고사〉라는 새 이본이 발견됨으로써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로만 쏠리던 관심이 보다 다양한 대본을 통한 연구로 확산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그 결과, 김동욱 등이 내놓은 〈춘향전 비교연구〉는 이본의 체계적 비교를 통하여 〈춘향전〉을 기생계(妓生系) 춘향전과 비기생계(非妓生系) 춘향전으로 구분하고, 〈남원고사〉는 기생계에 속하고 〈열녀춘향수절가〉는 비기생계에 속함을 밝혀 〈춘향전〉의 문학본질 탐색을 위한 새 바탕을 마련하였다.

 

1980년대 이후로는 새로운 이본 발견이 주춤한 반면, 〈춘향전〉의 작품 분석에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하는 연구가 눈에 띤다. 또한 지금까지의 자료를 총정리하여 제시하는 노력이 있었는데, 총 8책으로 이루어진 ≪춘향예술사자료총서≫(설성경 편, 국학자료원, 1998)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대춘향전군’이라 할 수 있는 다수의 이본을 바탕으로 한 거시적 접근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춘향전〉의 작품 세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연구성과가 기대된다.

이와 아울러 〈춘향전〉의 현대적 변모에서 보여준 다양한 예술양식을 통한 여러 형상물을 심층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춘향전〉이 민족적 공감을 얻는 이치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함으로써 19세기까지의 〈춘향전〉만을 다루던 전통적 접근 방법을 극복하고, 20세기의 〈춘향전〉까지 포함하는 탈시대적 연구의 길이 열리게 되리라고 본다.

 

이는 유동적인 〈춘향전〉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고전 〈춘향전〉과 현대 〈춘향전〉을 하나의 연속선상에 올려놓음으로써 그 참모습의 객관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 이것이 〈춘향전〉의 고전으로서의 생명과 그 본질을 찾는 첩경이 되어 〈춘향전〉의 예술적 가치가 총체적 구조로 밝혀질 수 있음을 뜻한다.

 

〈춘향전〉은 그 공간배경이 남원이기 때문에 남원 지역에는 ‘열녀춘향사(烈女春香祠)’라는 사당이 있다. 이 사당을 통하여 실존하였던 것으로 믿고 있는 춘향의 높은 정절을 기리며 그 넋을 추모한다. 춘향의 생일로 믿는 음력 4월 8일에는 광한루 동편에 자리잡고 있는 춘향사당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참고문헌≫ 增補春香傳硏究(金東旭, 延世大學校出版部, 1976), 春香傳比較硏究(金東旭.金泰俊.薛盛璟, 三英社, 1979), 한국문학통사 3(조동일, 지식산업사, 1984), 春香傳硏究는 어디까지 왔나(金東旭, 創作과 批評 40, 1976), 春香傳硏究史 反省(李相澤, 韓國學報 5, 1976).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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