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청량산 육륙봉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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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육륙봉을

 

 

청량산 열두 봉우리를 아는 사람이 나와 흰 갈매기뿐이로다.

흰 갈매기야, 시끄럽게 떠들 리가(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곳을 알게 할 리가) 있겠느냐, 복숭아꽃은 믿지 못하겠다.

복숭아꽃아, (강물에) 떠서 아래로 흘러가지 말아 다오. 어부가 (너를 보고 이곳을) 알까 (걱정)하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이황(李滉)

연대 : 조선 전기

갈래 : 평시조

성격 : 자연친화적, 전원적, 풍류적, 낭만적, 한정가

구성 :

초장 – 시적 화자와 백구만 아는 청량산의 아름다움

중장 – 복숭아꽃으로 인해 청량산의 경치가 세상에 알려질까 걱정됨

종장 – 복숭아꽃에게 이곳 청량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지 말 것을 당부함.

제재 : 백구(白鷗). 도화(桃花)

주제 : 무릉도원을 연상하게 하는 청량산의 아름다움 예찬. 자연을 벗 삼는 즐거움

표현 : 연쇄법과 의인법을 사용하여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그려 냈고,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인용하여 청량산의 아름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함.

출전 :

내용 연구

 

淸凉山(청량산) 六六峰(육륙봉)을 아나니[아는 사람이] 나와 白鷗(백구)[갈매기] - 시적 화자와 백구만 아는 청량산의 아름다운 경치

白鷗(백구)야 헌사하랴[야단스럽게 떠들겠느냐마는] 못 미들손[믿지 못할 것은] 桃花(도화)ㅣ로다.[복숭아꽃이로다 / 도화원기의 무릉도원과 유사함을 떠오르게 함.] - 복숭아꽃으로 인해 청량산의 경치가 세상에 알려질까 걱정됨

초장과 중장은 청량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다른 사람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화자의 소망을 드러낸 표현이다. 이는 선경(仙境)과도 같이 아름다운 자연을 혼자서 누리고 싶다는 소망이다. ‘도화(桃花)’는 청량산을 탈속적 이상향인 무릉도원과 동일시하기 위한 소재이다. 이면에는 도연명처럼 속세의 번거로움을 잊고 안락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이상향에 대한 동경심이 반영되어 있다. 이이의 ‘고산구곡가’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태도와 비교된다.

桃花(도화)야 떠나지 마로렴 魚舟子(어주자)[배 타고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 / 세상 사람들을 의미함.] 알가 하노라.[청량산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화자의 소망을 나타낸 것이다. 복숭아꽃이 떠내려가면 세상 사람들이 선경(仙境)을 알게 될까 두려워한다는 것으로 내용은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따온 것이다. - 복숭아꽃에게 세상에 알리지 말 것을 당부함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도화원기’는 동진(東晋)의 태원연간(太元年間:376∼396)에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도화림(桃花林) 속에서 길을 잃었다. 어부는 배에서 내려 산 속의 동굴을 따라 나아갔는데, 마침내 어떤 평화경(平和境)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논밭과 연못이 모두 아름답고, 닭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한가로우며, 남녀가 모두 외계인(外界人)과 같은 옷을 입고 즐겁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진(秦)나라의 전란을 피하여 그곳까지 온 사람들이었는데, 수백 년 동안 바깥세상과의 접촉을 끊고 산다고 하였다. 그는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곳의 이야기는 입밖에 내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당부를 어기고 돌아오는 도중에 표를 해 두었으나, 다시는 찾을 수가 없었다.

이 글의 배경에는 진인동(秦人洞)을 비롯한 실향민 부락의 전설이 담겨 있으며, 도연명이 노자(老子)의 소국과민(小國寡民) 사상을 유려하고 격조 높은 문장으로 그린 것이다. 이 글은 선경(仙境)의 전승(傳承)에 중대한 역할을 하였으며, 그 유토피아 사상은 후세의 문학 ·예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이황의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청량산 열두 봉우리의 아름다움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면에는 청량산이 마치 무릉도원같이 탈속적인 자연이라는 예찬과, 신선 세계같이 아름다운 자연에 묻혀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조용하고 한가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와 같은 예찬과 소망은 강호가도(江湖歌道)에 속하는 다른 여러 작품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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