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책을 소유한 사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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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유한 사람

 

책 소유자들 중에는 세 부류가 있다.

 

첫째는 모든 권위 있는 전집류와 베스트셀러들 - 전혀 읽지도 않고, 손대지도 않은 채 - 그저 소장하고 있는 부류이다. 이런 기만적인 사람은 책이 아니라, 종이와 잉크만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당히 많은 책을 가지고 있으나 책 한 권을 통독한 책은 몇 권 되지 않고, 대부분은 대충 떠들어 보긴 했지만 모든 책들이 처음 샀을 때와 똑같은 형태로 깨끗이 보존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은 아마 책을 사 모으기를 좋아하지만, 그 책의 물리적인 외양에 대한 그릇된 경외심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약간 또는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것들 전부가 너무 많이 사용해서 너덜너덜하고 파손되어있고, 그 책들 속에 처음부터 끝까지 줄이 그어져 있거나 글자가 긁적거려져 있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모티머 J 에들러, ‘책에 표시하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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