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by 송화은율
반응형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짜라투스트라의 서곡(序曲)


1-1. 짜라투스트라는 나이가 서른이 되자, 고향과 호수를 등지고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겼으며, 10년 동안 권태를 모르고 지냈다. 그러나 드디어 그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 - 어느 날 아침 동녘이 밝아올 때 일어나, 태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너 위대한 천체여! 만일 네가 햇살을 비추지 않았던들, 너의 행복이란 무엇이겠는가?
너는 10년 동안이나 나의 동굴을 비춰 주었다. 너와 나의 독수리와 나의 뱀이 없었더라면, 너는 너이 햇살과 운행에 권태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침마다 너를 기다렸도다. 그리하여 너로부터 너의 충만함을 빼앗아오고 그 보답으로 너를 축복하였도다.


보라! 마치 지나치게 꿀을 거두어들인 벌과도 같이, 나는 나의 지혜에 지쳐 버렸다. 이제 나는 내미는 손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현자(賢者)들이 다시 한 번 그들의 우둔함을 깨닫고, 가난한 자들이 다시금 그들의 풍요함을 기뻐하게 될 때까지, 나는 그들을 도와주며 나누어주고 싶도다.


그러기 위하여 나는 심연에 잠기지 않으면 안 된다. 마치 네가 저녁이면 바다 속에 가라앉았다가 지상에 다시 빛을 가져다주는 것과도 같이, 너 위대한 천체여!


나는 이제 너처럼 내가 내려가려는 고장의 사람들이 일컫는 것처럼, 몰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나를 축복해다오. 아무런 질투 없이 무한한 행복을 바라볼 수 있는 너.


잔잔한 눈매여!


흘러넘치려 하는 이 잔을 축복해다오. 이 잔에서 황금빛으로 물이 흘러넘쳐서 너의 환희의 반광(返光)을 온 사방으로 전하려는 것을!


보라! 이 잔은 다시 비려고 하며, 짜라투스트라도 다시금 인간이 되려고 한다."
-이리하여 짜라투스트라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1-2. 짜라투스트라는 홀로 산을 내려왔으며, 도중에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숲에 다다르자, 숲에서 나무뿌리를 구하려고 속세를 등지고 움막을 떠난 노인이 홀연히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노인은 짜라투스트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나그네는 내게 낮선 이가 아니로군..... 그래, 그대는 산으로 잿더미를 메고 갔었지. 오늘은 그대의 불덩어리를 골짜기로 나르려 하는가? ..... 짜라투스트라는 변하여 아이가 되었군. 짜라투스트라는 선각자가 되었어. 이제 그대는 잠자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짜라투스트라가 답하였다. "나는 인간을 사랑한다."


그러자 성자가 말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숲과 황야로 들어왔겠는가? 그것은 내가 인간을 지나치게 사앟했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 나는 신을 사랑한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나에게는 지나치게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나를 파멸시킬지를 모른다."


짜라투스트라는 대답하였다. "내가 사랑에 관해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나는 인간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왔다. ......


1-3. 짜라투스트라가 숲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에 이르렀을 때, 시장에 수많은 군중이 몰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어떤 광대가 줄타기를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짜라투스트라는 군중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超人)을 가르치노라. 인간이란 초극(超克)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그대들 자신을 초극하기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모든 존재는 지금까지 자기 이상의 그 무엇을 창조해 왔다. 그럼에도 그대들은 이 거대한 흐름의 썰물이고자 하여 인간을 초극하기보다는 오히려 동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가?


원숭이는 인간에 대하여 어떤 존재인가? 하나의 웃음거리이거나 또는 비참하기 그지없는 수치스러운 존재이다. 그렇다면 초인에 비하여 인간도 똑같이 하나의 웃음거리이거나 또는 비참하기 그지없는 수치스러운 존재이다.


그대들은 벌레에서 인간으로 도달하는 길을 걸어왔으면서, 그대들이 지닌 많은 내면 세계는 여전히 벌레인 채로 있다. 그대들은 일찍이 원숭이였으며, 아직도 인간은 어떤 원숭이보다도 여전히 더 나은 원숭이노라.


그러나 그대들 중의 가장 현명한 자일지라도, 그는 단지 식물과 유령과의 얼치기이거나 잡종과 같은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보고 유령이나 식물이 되라고 강요하겠는가?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 그대들의 의지로 초인은 대지의 뜻이라야 한다! 고 말하게 하라.


내 형제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진실로 바라노라. 대지에 충실하라고. 그리고 그대들에게 천상의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이 알거나 모르거나간에, 그들은 독을 품은 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삶을 멸시하는 자, 죽어가는 자, 스스로 독을 삼킨 자로서, 대지는 그들에게서 지쳐버렸다. 그러니 그들은 저승으로 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일찍이 신에 대한 모독이 가장 큰 모독이었지만, 신은 죽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모독자 또한 죽어버렸다. 지금은 대지에 대한 모독이 최대로 두려운 것이 되었고, 불가사의한 것의 내면을 대지의 뜻보다 한결 더 숭상함이 두려운 것이 되었다!
한때 영혼은 육체를 멸시하였고, 당시는 그러한 경멸이 가장 큰 것이었다. - 영혼은 육체가 야외고 처참하고 굶주리기를 바랐다. 따라서 영혼은 육체와 대지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 이 영혼이야말로 스스로 야위고 처참하고 굶주리게 되었으니, 이 영혼의 기쁨은 잔인함이었다!
하지만 그대들 내 형제들이여, 나에게 말해다오. 그대들의 육체는 영혼에 관해서 무엇을 말하여주는가? 그대들의 영혼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이 아닌가?


인간이란 실로 더러운 강물일 뿐이다. 인간은 불결해지지 않고 더러운 강물을 삼켜버리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바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초인은 이 바다와 같으므로, 그 안에서 그대들의 크나큰 경멸은 몰락하게 될 것이다.


그대들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크나큰 경멸을 할 때이다. 그대들의 행복은 증오가 되고, 그대들의 이성과 덕 또한 증오가 되는 때이다.


또한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 - "나는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행복은 생존 자체를 옹호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대들은 이렇게 말할 때이다. -"나의 이성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자가 먹이를 쫓듯이 이성은 앎을 갈구하는가? 그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일 뿐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 -"도대체 나의 덕이란 무엇인가? 나는 아직 그것에 열중해본 적이 없다. 나는 나의 선과 악에 얼마나 지쳐 있는가! 그 온갖 것은 가난과 더러움과 가련한 향락일 뿐이다."


그리고 그대들은 이렇게 말할 때이다. - "도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을 불길이나 숯덩어리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정의로운 자는 불길이요, 숯덩어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 -"도대체 나의 동정이란 무엇인가! 동정이란, 인간을 사랑하는 그가 못박히는 십자가가 아닌가? 하지만 나의 동정은 십자가에 못박히는 것이 아니다."


일찍이 그대들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일찍이 그대들은 이렇게 외친적이 있었던가! 아, 내가 그대들이 일찍이 이렇게 외치는 것을 들을 수만 있었더라면!......


보라, 나는 그대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그는 바로 이 번개이며 광기이다!


짜라투스트라가 이렇게 말했을 때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외쳤다. "자, 우리는 광대에 관하여 충분히 들었다. 이제 우리에게 광대를 보여다오!" 그러자 모든 군중이 짜라투스트라를 비웃었다. 그러나 그 말이 자기를 가리켜 한 말인 줄로만 믿은 광대는 줄타기를 시작하였다.


1-4. 짜라투스트라는 군중을 바라보고 기이하게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이처럼 말하였다.


"인간이란 짐승과 초인 사이에 걸쳐놓은 하나의 줄이다. - 심연 위에 걸쳐놓은 하나의 줄이다.


그 위를 뛰어넘는 것은 위험스러우며, 그 위를 지나가는 것도 위험스러우며, 뒤돌아보는 것 또한 위험스러우며, 떨며 멈추어 있는 것은 더욱 위험스럽다.


인간의 위대함이란, 그가 하나의 다리이지 결코 어떤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사랑스러움은, 그가 하나의 이행이요, 또한 몰락이라는 점이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밖에 살아갈 줄 모르는 자를. 그들은 저편으로 이행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한다. 몹시 경멸하는 자를. 그들은 위대한 숭배자이자피안을 향한 동경의 화살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여 희생되어야 할 이유를 우선 별나라의 배후에서 찾지 않고, 앞으로 초인의 대지가 이루어지도록 대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를.


나는 사랑한다. 깨닫기 위해서 사는 자를. 그리하여 장차 초인이 나타날 것을 깨달으려는 자를.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의 몰락을 갈구한다.


나는 사랑한다. 초인을 위하여 집을 지으며, 그를 위해서 대지와 짐승과 식물을 마련하려고 일하며 발견하는 자를.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몰락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한다. 자신의 덕성을 사랑하는 자를. 덕성이란 몰락에의 의지이며, 또한 동경의 화살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한다. 자신을 위해서는 조금도 정신을 아끼지 않고, 오히려 정신을 온통 자신의 덕의 정신으로 하고자 하는 자를.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정신으로 다리를 건너간다. ......
이리하여 짜라투스트라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짜라투스트라의 이야기


세 단계의 변화에 관하여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며, 이윽고 사자는 아이가 되는지, 나는 정신의 세 단계의 변화에 관하여 그대들에게 말하려 한다.


외경(畏敬)한 마음이 깃든 강하고 억센 정신에는 여러 가지 고유한 중량이 있다. 그리하여 이 강한 정신은 무거운 것, 가장 무거운 것을 요구한다.


무엇이 무거운가? 억센 정신은 이렇게 묻고,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짐을 잔뜩 짊어지려 한다.


무엇이 가장 무거운 것인가? 그대 영웅들이여! 억센 정신은 이처럼 묻고, 나는 그것을 짊어지고 내 힘을 즐기련다. ......
억센 정신은 가장 어려운 모든 것을 스스로 짊어진다. 그리하여 짐을 짊어지고 사막을 달려가는 낙타와도 같이 그는 자신의 사막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고독한 사막에 이르면 두 번째의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에서 정신은 사자가 된다. 정신은 자유를 자기 것으로 하고, 자기 자신이 선택한 사막의 군주가 되려고 한다.


그는 자기의 최후의 군주를 여기에서 구하고, 최후의 군주, 최후의 신을 적대시한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크나큰 용과 겨룬다.


정신이 더 이상 군주나 신이라 부르지 않을 크나큰 용은 어떤 것인가? 거대한 용은 "그대는 마땅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고 말한다. 그러나 사자의 정신은 "나는 하고자 한다" 라고 말한다.


"그대는 마땅히 해야만 한다!"는 황금 빛 비늘을 가진 용처럼 빛나며, 그의 앞 길을 가로막고 있는 하나하나의 비늘마다, "그대는 마땅히 해야 한다!" 라고 반박한다.


천년 묵은 모든 가치가 이 비늘 위에 빛나며, 용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용은 이렇게 말한다. "만물의 가치-그것이 내 몸에 빛난다" 라고.


"모든 가치는 벌써 창조되었으며, 창조된 모든 가치-그것은 바로 나다. 정녕,-나는 원한다-는 말은 이제는 전혀 있을 수 없다!" 용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형제들이여! 무엇 때문에 정신의 사자가 필요한가? 참을성 있고 상냥하고 경건한 짐승에게 무엇이 못마땅하단 말인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그것은 아무리 사자라 할 지라도 감히 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 자유를 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그것은 사자만이 감히 할 수 있다.


나의 형제들이여! 스스로 자유를 창조하여 의무에 대한 신성한 거절을 하기 위해서 사자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가치에 대한 권리를 얻는 것-그것은 억세고도 경건한 정신의 가장 무서운 약탈이다. 실로 그것은 정신에 있어서의 하나의 약탈이며, 약탈하는 짐승의 일이다. ......


그러나 나의 형제들이여, 말해다오! 사자도 능히 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아이가 할 수 있는가를? 어찌해서 약탈하는 사자는 아이가 되어야만 하는가?


아이는 순결이요 망각이며, 새 출발이며, 유희이며, 스스로 돌아가는 바퀴의 최초의 운동이자 신성한 긍정이다.


그렇다. 나의 형제들이여! 창조라고 하는 유희에는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이제 정신은 자신의 의지를 요구하며, 세상을 등진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은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마침내 사자는 아이가 되는지. 나는 정신의 세 단계의 변화를 그대들에게 말하였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 때 그는 얼룩소라고 하는 마을에 머물러 있었다......


창조자의 길에 관하여


나의 형제들이여, 그대는 고독에 잠기려 하는가? 그대는 그대 자신의 길을 찾으려 하는가? 잠시 멈추고 내 말을 들어 보라.


"자신을 찾는 자는 쉽사리 자신을 잃게 된다. 모든 고독은 죄악이다." 군중은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그대는 오랫동안 군중에 속해 있었다.


군중의 목소리는 아직도 그대에게 들려올 것이다. 또한 그대가 "나는 더 이상 그대들과 같은 하나의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할 때, 그것은 하나의 탄식이며 고통일 것이다.


보라. 바로 이 고통이 하나의 양심을 낳았으며, 이 양심의 희미한 빛은 그대의 고뇌 위에 빛나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그대 자신으로 가는 고뇌으 길을 가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그럴 수 있는 그대의 권위와 능력을 내게 보여다오!......


오늘은 그대 외로운 자는 군중 소속에서 살고 있다. 그대는 오늘도 그대의 온전한 용기와 희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마침내는 고독이 그대를 피로하게 만들것이고 그대의 자랑은 고개를 숙이고, 그대의 용기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대는 곧 외칠 것이다. "나는 고독하다!".......


고독한 자여, 그대는 창조자의 길을 가고 있다. 그대는 그대를 위하여 일곱 마리의 마귀로부터 하나의 신을 창조하려 한다.


고독한 자여, 그대는 사랑하는 자의 길을 걸어간다. 그대는 그대 자신을 사랑하며, 그 때문에 그대는 오직 사랑하는 자만을 경멸하는 것과 같이 그대 자신을 경멸한다.


사랑하는 자는 경멸하기 때문에 창조하려 한다.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경멸하지 않는 자가 사랑에 관하여 무엇을 알 것인가?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사랑과 창조와 함께 그대의 고독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곧바로 정의가 절름거리며 그대를 따를 것이다.


나의 형제여, 나의 눈물과 함께 그대의 고독으로 돌아가라. 나는 자신을 초월하고자 하여 멸망하는 자를 사랑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1844 - 1900)는 그의 전 생애를 통하여 인간에 대한 날카롭고도 풍부한 통찰력을 가지고 서구 문화를 비판하고 새로운 인간상을 창출한 현대 서구의 가장 탁월한 사상가 중의 하나이다.


특히 대중 산업 사회의 거대한 조직 속에서 허구와 일상성에 젖어 자아의 개념조차도 상실해버린 무절제한 개인, 기독교라는 거대한 사상의 그늘에서 그 이상을 바라보지도 허용되지도 못하는 경직된 사회 구조, 깊디깊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지도 않고 마냥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시민, 무난한 가정, 인류의 협조와 평화라는 화려한 간판만을 내걸고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니체는 커다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직접적인 삶의 체험이요 자기 극복이지, 뜨거운 피를 상실하고 형식과 체제로 인해 스스로 이에 얽매어 버리는 경화된 이론의 구축이 아닌 것이다. 특히 그의 사상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한마디로 1870년대 이후 유럽에서 활약한 철학자 시인 서설기로서 이 책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