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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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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해설

 

작가 : 주요섭(朱耀燮, 1902 - 1972)

호는 여심(餘心). 평양에서 태어남. 1927년 상해 호강대학 교육학과 졸업.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유학. 1921 <매일신보>  깨어진 항아리를 발표하여 등단. 초기에는 인력거꾼(1925), 살인(1925) 등 신경향파에 속하는 빈궁문학(貧窮文學)’을 주로 썼으며 하층 계급의 생활상과 그 반항 의식을 즐겨 그렸고, 중기에는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기점으로 하여 1930년대에는 짙은 서정성이 있는 작품을 발표함. 후기에는 주로 현실적인 문제를 그림. 한때 <신동아>의 주간을 지내기도 하였고, 1934년부터 북경 보인대학 교수 역임. 광복 후 귀국하여 대학 교수와 모리배(1946) 등 당시의 세태를 풍자하는 소설을 발표.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위원장 역임.

 

등장인물

박옥희 : 서술자. 어린(여섯 살) 소녀.

어머니 : 과부(스물네 살). 아저씨를 사랑함.

사랑 손님 : 옥희네 사랑에 세든 교사.

 

줄거리

나는 금년 여섯 살 난 처녀애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구요. 우리 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어머니와 단 두 식구뿐이랍니다. 아차 큰일났군, 외삼촌을 빼놓을 뻔했으니. 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외삼촌은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다니는지, 집에는 끼니 때 외에는 별로 붙어 있지를 않아 어떤 때는 한 주일씩 가도 외삼촌 코빼기도 못 보는 때가 많으니까요. 깜박 잊어버리기도 예사지요,

 

옥희네 집에는 세 식구가 산다. 한 사람은 스물네 살 난 과수댁인 옥희 어머니이고, 또 한 사람은 중학교에 다니는 외삼촌이다. 그런 옥희네 집에 낯선 손님이 나타난다. 그는 큰외삼촌의 친구이고 죽은 옥희 아버지의 친구이기도 한데, 옥희네 동네의 교사로 부임해와, 마침 하숙할 곳이 적당하지 않아서 옥희네 사랑채에 들게 된 것이다. 옥희는 그 사랑방 손님이 좋다. 어느 날 옥희가 점심을 먹고 사랑에 나가보니 아저씨가 점심을 먹고 있다. 그는 옥희는 어떤 반찬을 제일 좋아하누? 하고 묻는다. 옥희는 삶은 달걀이 좋다고 한다. 그러자 아저씨도 삶은 달걀이 제일 좋다고 한다. 옥희는 뛸듯이 기뻐하며 안방으로 뛰어가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그후 옥희는 매일 좋아하는 달걀을 먹게 된다.

 

그러던 어느, 옥희는 어머니를 놀라게 해주려고 벽장 속에 숨었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집안에서는 옥희를 찾아 야단이 난다. 그 일이 있은 다음날 옥희는 어머니에게 좀 좋은 일을 해주고 싶어서 유치원 선생님 책상 위에 꽂힌 빨간 꽃을 가져다 어머니에게 준다. 어머니가 그 꽃은 어디서 났니? 퍽 곱구나 하고 묻자, 옥희는 엉겁결에 사랑아저씨가 엄마 갖다주라고 줬다고 대답해버린다. 엄마의 반응은 아주 예상 밖으로 나타나, 몹시 놀라며 그런 걸 받아오면 안된다고 야단친다. 어머니의 표정으로 보아 옥희는 그 꽃이 곧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머니는 꽃병에 꽂아서 풍금 위에 놓아둔다. 그 날 밤 옥희는 사랑방에 나가 아저씨 무릎 위에서 논다. 그런데 문득 풍금소리가 울려나오는 것이다. 옥희는 안방으로 뛰어가 본다. 거기에는 소복을 하고 달빛을 받으며 풍금을 타는 어머니가 있는데 두 뺨에선 숼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딸을 보고 말한다. 옥희야! 너 하나문 그뿐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전하라고 옥희에게 봉투를 준다. 그것을 받은 어머니는 몹시 당황하며 봉투를 연다. 거기에는 밥값과 함께 종이쪽지가 들어 이다. 그날 밤 옥희는 밤중에 깨어나, 어머니가 아버지 옷을 꺼내놓고 앉아 있는 것을 본다. 어머니는 옥희와 함께 기도하다가, 시험에 들지 말게......시험에 들지 말게.....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그후 어머니는 어떤 때는 매우 즐거워하다가 금세 풀이 죽어 우울해하곤 한다.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옥희는 아저씨가 짐을 꾸리는 것을 본다. 어머니는 옥희와 함께 언덕에 올라가, 아저씨가 탄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고 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책갈피에 끼워놓은 꽃송이를 버리라 준다.

 

그래서 아저씨가 주신 인형의 귀에다가 내 입을 갖다대고 가만히 속삭이었습니다.

 , 우리 엄마가 거짓부리를 썩 잘 하누나. 내가 달걀 좋아하는 줄 잘 알문성 생 먹을 사람이 없대누나. 떼를 좀 쓰구 싶다만 저 우리 엄마 얼굴을 좀 봐라. 어쩌면 저리두 새파래졌을까 ? 아마 어데가 아픈가 보다.” 라고요.

 

감상의 길잡이 1

이 작품은 그가 신경향파 문학에서 벗어나 발표한 작품으로 아네모네 마담, 추물 등과 같은 계열에 속한다. 옥희라는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 손님과의 사랑, 미묘한 애정 심리를 기술하고 있다. 이 작품은 어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의 시각을 사용하여 참신하고, 산뜻한 미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랑과 윤리, 즉 기존 관습과 마음 속 사랑의 갈등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섬세한 심리 묘사와 순박한 화법으로 서술하여 성공을 거둔 것은 아마 이런 시점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평자들은 이 작품을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표본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설은 화자가 어린 아이이므로 서술의 대상과 범위가 제한되어 사상과 주제 의식을 담기가 어렵다.

 

흔히 이런 시점을 신빙성 없는 화자(unreliable narrator)’라고 하는데, 신빙성 없는 화자란 등장 인물 중 하나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그의 미성숙 내지는 무교양으로 인해 사건을 잘못 파악, 서술하기 때문에 독자가 전체 상황을 수집하여 올바른 판단을 해야하는 경우의 화자를 말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화자가 당연히 몰라야 할 상황에서 모르겠다.”라는 화자의 말을 자주 사용하여 은연중에 작품에 개입하면서 예술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감상의 길잡이 2

󰡔사랑 손님과 어머니󰡕 1935 11 󰡔조광󰡕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주요섭은 초기 작품 󰡔인력거꾼󰡕, 󰡔개밥󰡕 등을 통해 상해를 무대로 노동자를 비롯한 하층민과 도시 빈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부각시켜 신경향파 문학에 동조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아네모네의 마담󰡕과 함께 초기의 신경향파적인 경향에서 벗어나 따뜻한 인간애와 남녀간의 이성적인 사랑의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휴머니즘 계열의 소설이다. 이 작품은 여섯 살 난 딸인 옥희라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하여 과부가 된 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에 발생하는 미묘한 애정의 심리를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더구나 일인칭 소설이 빠지기 쉬운 감상이나 설명 일변도의 위험을 극복하고 어린이를 일인칭으로 한 주관(主觀)소설이란 점이다. 따라서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두 사람 사이에 드러난 사랑에의 동경과 봉건적인 애정 윤리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의 눈을 통해 여과됨으로써 아름다운 서정성을 느끼게 해준다.

 

이 소설의 화자는 여섯 살 난 어린아이이다. 화자인 옥희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는 스물네 살 난 청상 과부인데 옥희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옥희네 집에 이 동리 학교 교사로 오게 된 아버지 생전의 친구였다는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된다. 아버지가 쓰던 사랑에 기거하게 된 아저씨는 나와 금방 친해진다. 아버지가 없는 나로서는 아저씨가 아버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어느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옥희는 어머니가 없는 것이 화가 나 어머니를 놀라게 해주려고 벽장 속에 숨었다가 그만 잠이 들어 집안은 난리가 나게 된다. 그 일이 있는 다음날 미안하게 생각되어 옥희는 유치원에서 가져 온 꽃을 아저씨가 줬다고 속여서 어머니에게 가져다 준다. 어머니는 얼굴이 빨개진다. 그날 밤 어머니는 아버지가 죽은 후 한 번도 타지 않던 풍금을 소복을 한 채 달빛을 받으면 탄다. 어느덧 어머니의 두 뺨에는 하염 없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그리고 딸을 보고 말한다. “옥희야! 너 하나문 그 뿐이다.”

 

이런 일이 있는 후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전하라고 옥희에게 봉투를 준다. 어머니는 몹시 당황하면 봉투를 연다. 거기에는 밥값과 함께 종이 쪽지가 들어 있다. 그것을 펴서 읽은 어머니는 꽃을 받았을 때 보다 더욱 안절부절 못해한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아저씨는 기차를 타고 떠나게 된다. 어머니와 옥희는 뒷동산에 올라가 멀어져 가는 기차를 바라본다.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는 책갈피에 넣어 두었던 꽃송이를 꺼내어 옥희에게 버리라고 한다.

 

이 소설은 어린 계집아이의 눈에 비친 사건을 서술해 가는 독특한 시점(視點)을 마련하고 있다. 세상살이나 인간심리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는 작중화자인 (옥희)’는 관찰자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의 미묘한 관계에 깊이 연관되어 사건이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번민하는 모습과 아저씨를 의식하는 심리적 추이가 신선하게 처리되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시점의 적절한 선택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젊은 미망인과 남편의 옛 친구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고 있다. 여기에는 격렬한 감정 변화도 없고 구체적인 사건도 없다. 드러나고 있는 것은 다만 가까이 하지 못하면서 맺어질 수도 없는 상대에게 안타까운 연정을 느끼는 남녀의 섬세한 감정이 천진난만한 의 눈을 통해 신선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남편에게 대한 잊을 수 없는 애정과 사랑 손님으로 하여금 흔들리는 마음이 당시 봉건적인 애정 윤리관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 심적 고통을 동반하지만 이것 또한 의 눈을 통해 섬세하게 여과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두 사람 사이의 애정 심리가 어머니의 심리적 추이로 보아 표출되기도 어렵고, 더구나 그것은 구체적 애정으로 실현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진실성과 비극성 그리고 아름다움이 공존해 있다. 특히 사랑의 좌절이 윤리적인 모랄에서 오는 구성을 보여 주고 끝내 윤리를 파괴하지 않은 범위에서 오는 애틋함이 한층 감동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연정을 예술적으로 승화 시켜 1930년대 한국 소설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고 단편으로서 현대 소설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작품요약

 

주제 :

인물 :

 

핵심 정리

등장 인물

(박옥희) - 이 소설의 화자이며 여섯 살 난 어린 소녀. 단순한 관찰자 입장에서 벗어나 사건의 진행에 적극 참여하며 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의 미묘한 감정적 교감을 옮겨주는 정적 인물.

어머니 -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청상 과부. 옛 남편의 친구인 사랑 손님에게서 연정을 느끼고 갈등을 한 정적 인물.

사랑 손님 - 옥희 아버지의 옛친구이며 옥희 어머니에게 연정을 품는 정적 인물.

주제 :

기존 윤리와 본능적 사랑 사이의 갈등

애정과 기존 인습 사이의 갈등

사랑에의 동경과 봉건적 애정 윤리 사이에서 번민하는 젊은 미망인의 사랑과 갈등.

배경 : 1930년대 토속적인 윤리에 지배되는 시골의 어느 마을. (공간적 배경은 봉건적 윤리의식이 잔존하고 있는 시골 옥희네 집과 그 부근이며, 시간적 배경은 주로 현재의 시간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문체 : 경어체의 구어체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구성 : 순행적 구성(평면적 구성)

갈래 : 단편 소설, 본격 소설

표현 : 인간 심리의 사실적 묘사

성격 : 인간주의적, 사실주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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