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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서민 계급의 대두와 문학 / 본문 일부 및 해설 / 김윤식, 김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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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서민 계급의 대두와 문학 - 김윤식, 김현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초기의 엄격한 신분 제도가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양반이 상민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상민이 양반으로 승격하기도 한다. 그런 신분 계층의 이동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역관 계급(譯官階級)의 성장과 경영형 부농(富農)의 출현이다. 사대부층의 숭명(崇明)이라는 허구의 이념에 매달려 현실의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을 때 역관들은 청구 문명(淸歐文明)의 진수에 부딪쳐 조선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그것의 모순과 갈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사대부층의 청에 대한 멸시를 틈타 부(富)를 축적하게 된다.


 역관 중심의 중인 계급의 개화와 신분 이동의 격화는 조선 후기 사회 구성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직업에 대한 멸시감이 차차 이론적으로 극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의식이 첨예하게 드러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감정 토로와 그것에 의거한 행동·처신은 문학에서도 크게 개화를 본다.「허생전」의 사대부 비난,「양반전」의 무위도식에 대한 비판,「춘향전」의 반상 동일시와 감정의 자유로운 토로, 사설시조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태도, 판소리의 관능적 노골성 등이 다 그렇다. 그것은 직업의 우열에 대한 생각을 가시게 한다. 박지원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걸인·농민·상인은 그 대표적 인물들이다. 그들을 통해 박지원은 양반의 무위 도식과 공리공담을 비웃으며 노동의 신성함을 고취한다.


 동시에 조선 후기 문학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특히 소설의 경우 그 이전의 것과 다르게 한국 내에서 목격하고 취재한 것들을 그것이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오면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의식과 함께 문화적 민족주의가 싹텄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김윤식·김현,「한국 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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