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석의 ‘성황당’ 해설
by 송화은율정비석의 ‘성황당’ 해설
성황당은 1937년조선일보신춘 문예에 1등으로 당선되어 연재된 작품으로 작가가 대중 소설가로 전향하기 이전의 대표작이다.
정비석은 한국 현대 문학사에서 성(性)과 문학을 결합시킨 최초 작가이다. 작품 경향은 낭만주의적 색채를 띠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낭만적 애정주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 정비석은 지식인의 자의식을 보여 주는 심리 주의적 작품 경향에 흥미를 잃고 있던 당시 독자들에게 성황당을 통해서 새로운 원시림을 대하는 듯한 신선한 인상을 풍겨 주었다.여주인공 ‘순이’가 알몸으로 목욕하는 장면에서 비롯하는 정욕의 세계에 대한 끈질긴 탐구는 마침내 애욕의 세계로 연결 되는데,그의 작품자유부인에서 그 절정을 볼 수 있다. 1954년 서울신문에 자유부인을 연재하면서 대학 교수 부인의 외도를 다루어 사회 각계각층으로 부터 호된 반발을 받는 등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자유부인은 단순한 애정소설이 아니라 광복과 함께 몰려온 서구 자유주의 물결과 그로 이내 조정된 사치와 허영의 풍속도를 묘파한 세태 풍속 소설로 시대 변천 에 따른 윤리관의 붕괴,세태 인심의 변화를 다룬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정비석은 애정 문학가,대중 소설가로서 자리를 굳히게 된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작품은 토속적이고 원시적인 어느 산골을 배경으로 한다. ‘현보’와 그의 아내‘순이’는 인간 본연의 성정에 충실하며 원시적 생활에 본능적 행복감으로 살아간다. 우직한 현보는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순이’는 성황님으로 숭앙되는 자연의 영험한 힘을 은총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어느 날 남편을 도와 숯가마에 불을 때던 순이는 더위를 참지 못하고 개울에서 발가벗고 목욕을 한다. 옥구슬처럼 맑고 어름처럼 차가운 산골 물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은 모습이다. 이때 산림 간수 김 주사가 순이에게 접근하여 그녀의 옷을 감추고 감언이설로 꼬이기도 하고 현보를 산림법 위반으로 징역을 살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순이는 성황님의 가호를 굳게 믿으며 김 주사를 물리친다.
그런 일이 있은후 김 주사는 순경과 함께 와서 현보를 잡아간다. 순이에 대한 화풀이와 다시 한 번 기회를 만들자는 욕심에서 김주사는 순이를 찾아와 자기 말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남편‘현보’를 나오게 해주겠다고 달래기도 하고 위협도 한다. 그때 마침 칠성이가 찾아와서 ‘순이’를 두고 김 주사와 결투를 벌인다.
순이는 현보를 애타게 기다리며 살아가는데 어느날 칠성이가 평소 순이가 갖고 싶어 하던 입성들을 준비해 와서는 함께 산을 떠날 것을 제의한다. 아름다운 옷을 입고 환해진 순이는 칠성이에게서 현보와 같은 정을 느끼면서 칠성이를 따라 길을 떠난다.
그러나 30리쯤 떠나오자 순이는 문득 집 생각이 났고,정들었던 산골을 떠나서는 살수가 없을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현보가 그리워진 순이는 성황님께 벌을 받을 것만 같아서 치마와 저고리를 벗어 나무에 걸어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립던 현보가 있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본능과 원시적 욕정을 비합리적 사고와 자연 친화 사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이 우수한 까닭은 건강하고 신선한 원시성을 제시함으로써 의도적으로 효과 있는 기법을 구사하는데 있다. 자연물과 자연 현상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애욕의 장면과 어우러지는 면이 절묘하다 하겠다.
작품 요약
주제 : 무속 신앙과 순진 무구한 사랑.
인물 : 순이-주인공.성황당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순진 무구하나 의지가 강함.
현보-순이의 남편.아내만을 사랑하는 우직한 산골 숯지기.
성칠-현보의 친구.순이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인간미 있는 옆마을 농부.
김 주사-순이를 차지하기 위해서 현보를 고발하기까지 한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산림 간수.
배경 : 일제 말기의 어느 깊은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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