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복설화(占卜說話)
by 송화은율점복설화(占卜說話)
점을 치는 행위나 점괘에서 드러난 내용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핵심적인 동기가 되거나 흥미의 초점이 되는 설화. ‘명복설화(名卜說話)’·‘복술설화(卜術說話)’라고도 하며, 점복경쟁담, 엉터리점복담, 명복의 일화, 파자점(破字占)이야기 등이 있다. 점복설화의 유형을 내용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명복의 일화 : 흔히 〈홍계관의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점복자가 자기 자신의 운명을 점치고 죽을 운수를 피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한다는 이야기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임금이 점쟁이를 임금의 용상 아래에 숨어 있게 한 다음 용상 앞을 지나간 쥐의 수를 알아맞히라고 하였는데 점쟁이는 뱃속에 든 새끼의 숫자까지 정확히 맞히었다.
그러나 성급한 임금이 점쟁이가 거짓말을 하였다고 하여 그를 사형에 처하였다. 이 설화는 복술가의 신비한 능력, 성급한 왕의 횡포, 운명을 예견하고도 도피하지 못하는 인간의 비극을 보여 주고 있다.
② 복술 경쟁 : 〈곽박과 이순풍〉·〈곽박과 주역이〉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곽박과 이순풍〉은-곽박과 이순풍은 사제지간으로 여행을 하면서 점술 경쟁을 한다. 두 사람은 소들이 누워 있는 들판을 지나다가 어떤 소가 먼저 일어날 것인가를 점쳤는데, 곽박은 누런 소, 이순풍은 검은 소라고 말한다.
결과는 검은 소였는데, 제자에게 패한 곽박이 이순풍에게 점괘를 묻자, 점괘는 불로 나왔는데 불이 나려면 연기부터 나야 되기에 검은 소가 답이라고 풀이하였다. 저녁 음식으로 무엇이 나올까 하는 문제도 역시 제자인 이순풍이 맞히고 곽박이 틀리는데, 뱀의 괘를 잘못 해석한 때문이었다-는 내용이다.
〈곽박과 주역이〉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대결을 보여 주는 이야기로서, 며느리인 주역이 시아버지의 점술을 꾀를 내어 피하고, 며느리를 죽이려던 곽박이 오히려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들 설화는 모두 중국의 실제 인물과 결부된 점복설화인데, ≪주역 周易≫이라는 서적 명칭이 복술가의 이름으로 등장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③ 파자점 설화 : 파자점을 하는 복술가가 똑같은 글자를 가지고도 짚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한다는 이야기이다. 〈암행어사와 거지〉·〈이성계와 거지〉·〈수양대군과 김종서〉 등의 이야기가 모두 여기에 속한다.
〈암행어사와 거지〉는 -암행어사가 ’복(卜)‘ 자를 짚고 점을 치자, 점쟁이는 허리에 마패를 찼으니 암행어사가 분명하다며 치하를 하였다. 이것을 지켜보던 거지가 옷을 바꾸어 입고 ’복(卜)‘ 자를 짚고 점을 치니, 점쟁이는 허리에 쪽박을 찬 거지라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성계와 거지〉는 -이성계가 물을 ’문(問)‘ 자를 짚고 점을 치니 점쟁이는 좌로도 임금 ’군(君)‘, 우로도 임금 ’군(君)‘이니 틀림없이 군왕이 되겠다고 하였다. 거지가 같은 글자를 짚고 점을 치니 문전에 입을 달았으니 빌어먹겠다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수양대군과 김종서〉는 -수양대군이 ‘전(田)’ 자를 짚으니 점쟁이는 전후좌우로 ‘왕(王)’이니 군왕이 되겠다고 하였고, 김종서가 같은 글자를 짚으니 ‘갑자무족(甲字無足) 용병무일(用兵無日), 십자사위(十字四圍) 중구난방(衆口難防)’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설화는 점복의 신이함을 맹목적으로 숭상하지 않고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의 지혜를 흥미의 요체로 삼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④ 엉터리 점쟁이 : 흔히 〈이개구리의 점복〉으로 알려진 설화로서 전국적으로 전승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름이 개구리인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우연한 일로 유명한 점쟁이가 된다.
마침 소를 도둑맞은 사람에게 소를 찾아 주고 떠나가는데, 도둑이 외딴곳에서 지키고 있다가 손에 개구리를 잡아 싸쥐고 알아맞힐 것을 요구한다. 개구리는 자신이 죽는다는 뜻으로 ‘이 개구리가 죽는구나!’라고 탄식을 하였는데, 도둑은 개구리임을 알아맞힌 것으로 알고 감복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명복설화와는 달리 점복에 혹(惑)하는 인물을 풍자한 역설적 의미를 가진다. 이 밖에도 명복(名卜)과 명풍(名風)의 대결담이나, 집 앞에 불을 놓아 자식이 바위에 치여 죽을 것을 방지하였다는 이야기 등이 있다.
≪참고문헌≫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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