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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장가(在日本長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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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장가(在日本長歌)

아아! 이 내 몸이 일일도 삼추로다.

해동 이역을 이 어디라 할 것인가?

천심이 블조하니, 만리 표림이라.

눈물을 씻고서 좌우를 돌아보니,

어음이 부동하고, 풍속이 상위로다.

청의를 메었고, 성전에 절하며,

이제의 채미와 소무의 한절과

천상의 위국단심을 잊지 않은 이내 마음

조조 모모에 서산을 창망하니,

일촌 간장이 끊는 듯 잇는 듯

건곤을 부앙하고, 고사를 사량하니,

부모의 은덕과 형제의 우애를 못다 갚은 잔구로다.

침상에 꿈꾸어 고국에 돌아 오니,

궁실이 여전하고, 송국이 황무로다.

부모께 절하며, 이제를 덥썩 잡고,

중년 불견하며, 양생 상비

이르며 물으면서 체루를 상휘하고,

적적 전정을 못내 베푼 사이에

이요 난이하니, 원접 경회하도다.

(송담집에서)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중기

작자 : 백수회

형식 ; 총 39구의 몽환(夢幻)가사

주제 : 충절에의 의지와 고국의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의 절절한 감정

내용 연구

구성

서사 : 지은이가 오랑캐 땅(일본)에 외로이 와 있어서 부모 형제께 은혜를 못다 갚음을

탄식

본사 : 베개를 베고 누워 고국에 돌아와 부모 형제를 만나 쌓인 회포를 나누는 꿈을 꿈

결사 : 오랑캐들의 노래 소리에 잠을 깨고 보니 허망한 꿈이었다는 것을 밝힌 것

이해와 감상

 

작자가 1592년(선조25년) 19세의 나이로 일본에서 옥고를 치르면서 지은 가사이다. 비교적 짧은 작품으로 4음 4보격으로 가사 율격을 잘 준수하였으나 1행만 6음보로 늘어난 곳이 눈에 띈다. 내용은 언어도 풍속도 다른 먼 이역땅에 끌려와서 하루가 여삼추로 눈물로써 보내는 작자의 처지를 말하고, 이어 귀국단심의 충절을 잠시도 잊지 않는 결의를 보인 뒤, 고국에 있는 부모형제와 기쁘게 상봉하는 장면의 꿈의 화소를 빌려 노래하였다. 굽힐 수 없는 충절에의 의지와 고국의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의 절절한 감정이 비장미로서 잘 드러나 있다. 작품의 형식에 있어서 시조보다는 길고 가사보다는 짧은 것이 특징인데, 가사의 율격적 특성과 진술 방식(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방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므로 가사 작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심화 자료

백수회

지은이는 성이 부여 백씨이고, 자를 여빈, 이름을 수회, 호를 송담이라고 한다. 12세에 부모를 잃고, 14세에 현감 석지의 딸 칠원배씨를 아내로 맞아 현 경남 양산군 물금면 가촌리 산방에서 글을 읽다가 19세 되던 해에 일본에 끌려갔다. 일본에 가서는 조선인으로서의 절의를 지켜 '같이 일본에 온 조선인에게 주는 글'을 지어 '차라리 이씨의 귀신이 될지언정 개나 양과 같은 짐승들의 신하는 되지 않겠다'고 저항하였다. 송담은 이 작품 외에도 '도대마도가'와 '단가' 및 '화경도안인수가' 등 3수의 국한문 시가 작품을 지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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