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일신이 사쟈한이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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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이 사쟈한이

 

이내 몸이 살아가고자 하니 무는 것이 많아 견디지 못하겠구나.

피의 껍질 같은 작은 이, 보리알같이 크고 살찐 이, 굶주린 이, 막 알에서 깨어난 이, 작은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어다니는 놈, 뛰는 놈에 비파같이 넙적한 빈대 새끼, 사령 같은 등에 각다귀, 사마귀, 하얀 바퀴벌레, 누런 바퀴벌레, 바구미, 고자리, 부리가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야윈 모기, 살찐 모기, 그리마, 뾰록이, 밤낮으로 쉴새없이 물기도 하고 쏘기도 하고 빨기도 하고 뜯기도 하고 심한 당비루 여기서 어렵도다.

그 중에서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은 오뉴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하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미상

연대 : 미상

갈래 : 사설시조

성격 : 풍자적, 비판적

표현 : 열거법, 점층법[괴로움의 정도가 강해짐]

구성 :

초장 - '물것'으로 인한 세상살이의 어려움

중장 - '물것'의 종류

종장 - 피해가 가장 큰 '물것'은 쉬파리임

제재 : 물것

주제 : 세상살이의 어려움, 가렴주구를 일삼는 탐관오리 비판

출전 : 해동가요

해제 : '물것'은 백성을 착취하는 온갖 부류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결국 이들을 풍자하고 있다.

내용 연구

 

 

 

이내 몸이 살아가고자 하니 무는 것[백성을 착취하는 무리]이 많아 견디지 못하겠구나. - 물것으로 인한 세상살의 어려움

피의 껍질 같은 작은 이, 보리알같이 크고 살찐 이, 굶주린 이, 막 알에서 깨어난 이, 작은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어다니는 놈, 뛰는 놈에 비파같이 넙적한 빈대 새끼, 사령 같은 등에 각다귀, 사마귀[버마재미], 하얀 바퀴벌레, 누런 바퀴벌레, 바구미, 고자리, 부리가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야윈 모기, 살찐 모기, 그리마[발이 많은 곤충], 뾰록이, 밤낮으로 쉴새없이 물기도 하고 쏘기도 하고 빨기도 하고 뜯기도 하고 심한 당비루[마소에 기생하는 피부 병충으로 큰 것] 여기서 어렵도다. - '물것'의 종류

그 중에서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은 오뉴월 복더위에 쉬파리[탐관오리를 상징]인가 하노라. - 피해가 가장 심한 '물것'은 쉬파리임

 

이해와 감상

 

사람을 괴롭히는 '물것'이 많아서 살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노래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물것'은 단순히 '사람이나 동물의 살을 물어 피를 빨아 먹는 벌레의 총칭'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백성을 착취하는 온갖 부류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이 노래의 핵심은 백성들을 착취하는 무리들이 너무 많아서 고통을 견딜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노래의 표현상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중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거를 통한 다양한 예시를 들 수 있다. 사람을 괴롭히는 '물것'의 종류를 그렇게 많이 열거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숨가쁘게 엮어 나가는 익살스런 말투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설시조가 아니고는 보여 줄 수 없는 묘미를 흠뻑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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