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희(人身供犧)설화
by 송화은율인신공희(人身供犧)설화
신에게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내용이 담긴 설화. 이 설화의 예로는 개성의 〈지네산전설〉, 청주의 〈지네장터전설〉, 제주도의 〈금녕사굴전설〉 등이 있다. 〈지네산전설〉과 〈지네장터전설〉은 같은 유형으로서이다.
마을에 살고 있는 큰 지네에게 매년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주민이 무사하다고 하여 처녀희생제를 지냈는데, 어느 해 제물로 선정된 처녀가 두꺼비에게 밥을 주어 키웠더니 그 두꺼비가 지네와 싸워 지네를 죽이고 처녀를 구출하였다는 내용이다. 이 전설은 〈은혜갚은 두꺼비〉·〈처녀와 두꺼비〉 등의 이름으로 특정 증거물이 없이 민담으로도 널리 구전된다.
제주도의 〈금녕사굴전설〉은 무속신화 〈토산당본풀이〉와 같은 내용으로, 금녕사굴의 큰 뱀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습속이 있었는데, 서린이라는 판관이 부임하여 이 뱀을 잡아죽이고 자기도 죽었다는 내용이다. 그 뒤로 사신(蛇神)에 대한 제향도 없어졌고 피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나라의 인신공희설화는 대체로 인신을 제물로 바치는 악습이 없어지게 된 유래담이며, 제물을 받는 신이 지네나 구렁이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악신을 제거하는 영웅적 행위를 한 존재가 인간 이외에 두꺼비와 같은 동물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이런 점에서 영웅인 남자가 악신을 퇴치하고 제물로 바쳐진 여성을 구출하여 혼인한다는 영웅설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이 설화는 인신공희의 습속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이러한 습속이 인간의 지혜가 발달함에 따라 부정되고 소멸하여간 자취를 반영하고 있다. 이 설화는 〈심청전〉과 같은 고소설에도 굴절되어 수용된 바 있다.
≪참고문헌≫ 韓國民間傳說集(崔常壽, 通文館, 1958), 國文學通論(張德順, 新丘文化社,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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