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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 월백하고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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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 월백하고

 

하얗게 핀 배꽃에 달빛은 은은히 비추고 은하수는 (돌아서) 자정을 알리는 때에

가지 끝에 맺힌 봄의 정서를 (배꽃 한 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자규가 알고서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다감한 나는(이렇듯 다정다감함은) 그것이 병인 듯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조년

연대 : 고려 충숙왕 때

형식 : 평시조, 단시조

성격 : 다정가, 서정적, 애상적, 감각적, 묘사적

구성 : 선경후정의 방식

초장 : 밝은 달 아래 배꽃이 하얗게 피어 있는 봄밤의 정경 - 풍경

중장 : 소쩍새 울음소리 들리는 봄날 밤의 분위기 - 초장과 중장은 선경에 해당

종장 : 봄밤의 애상과 우수에 잠겨 잠 못 이루는 심정 - 종장은 후정에 해당

제재 : 봄의 자연물(배꽃, 달, 은하수, 소쩍새)

주제 : 봄 밤의 정한, 봄밤의 애상적 정서

표현 : 상징법, 의인법,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을 활용하였고, 선경후정의 방식에 따라 시상이 전개됨

특징 : 백색의 이미지(이화, 월백, 은한 등)로 정감을 형성하고, 은하수가 반짝이는 깊은 봄밤을 배경으로 하얗게 피어난 배꽃을 비추는 은은한 달빛과 소쩍새 울음 소리 등을 통해 봄날에 느끼는 애상감을 잘 그려 낸 작품임.

내용 연구

이화[배꽃, '청초, 결백, 애상, 냉담' 등의 속성을 가지고 있고, 고대시가에 자주 등장 / 화자의 감흥을 불러 일으킴]에 월백하고[달이 밝고, 배꽃과 흰달은 순결과 애상의 느낌을 짙게 하고, 더욱이 시간은 흘러 깊은 밤을, 백색 이미지(이화, 월백, 은한), 시각적 이미지] 은한[은하수 / 애상과 한의 이미지]이 삼경[한밤중, 하루를 12등급한 첫 번째 시간이며, 하룻밤을 5등급한 세 번째 시간이다. 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인 제[][대구적 표현 사용 - 흰색의 이미지는 화자가 봄밤의 정경에서 느끼는 몽환적이고 애상적이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부각시킴]

 

일지춘심[한 나뭇가지에 어려 있는 봄날의 애상적인 정서로 봄의 정경을 기막히게 표현한 구절임. 하나의 나뭇가지에 어린 봄 마음(의인화,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을 자규야[소쩍새야, 소쩍새야말로, 청각적 심상 / 여기서 화자는 그러한 일지춘심의 정서를 알기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화자의 심정을 소쩍새를 끌어 들여 표현한 것이다. 주로 소쩍새는 恨(한)의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 객관적 상관물] 알냐마는[알고서 우는 것이랴마는 / 설의적 표현] - 초장과 중장은 한시의 선경에 해당

 

一枝春心(일지 춘심)을 子規(자규)ㅣ야 알냐마는, : 달빛 받은 배꽃 한 가지의 아름다움을 보며 느낀 봄날의 애틋한 정서를 표현한 것이다. 금방 지나가는 봄과 마찬가지로 이 아름다움은 덧없이 지나가 버리고 만다는 탄식이 ‘一枝春心(일지 춘심)’의 내용이다.

 

다정[봄 밤의 애상적인 정서로 화자의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도 병인 양하여[정이 많은 것도 병인 듯 싶어] 잠 못 드러 하노라[실제 육체적인 질병을 의미하기보다는 시적 화자의 애상적인 정한을 더욱 심도 있게 표현하는 효과 / 전전반측(輾轉反側) - 엎치락뒤치락하여 잠을 못 이룸 / 봄밤 잠 못 이루는 심정을 표출함] - 봄밤의 애상과 우수에 잠겨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작가의 심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종장은 한시의 후정에 해당함

이해와 감상

 

숨막히는 서정이 흐르고 있으며, 봄날의 한밤중을 배경으로 하여 밝은 달 아래 눈물을 머금은 듯한 배꽃, 어디선가 들리는 두견의 울음소리가 더욱 애상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여 주는 작품이다. 봄밤의 정서가 이화. 월백, 은한 등의 백색 이미지와 자규가 지니는 처절, 애원, 고독의 이미지에 연결되어 더욱 애상적인 정한을 나타내 주면서 모든 시상이 '춘심'에 집약되고 있다. '다정가'라고도 불리는 이 노래는 고려 시조 가운데 표현 기법이 정서면에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창에 넘치는 달빛을 보며 어찌 감상에 젖지 않을 수가 있으리로. 한편으로는 지은이가 정치를 비판하다가 고향으로 밀려나서, 충혜왕(忠惠王)의 잘못을 걱정한 심정을 하소연한 것으로도 이해되는 작품이다.

심화 자료

이조년 (李兆年 1269~1343)

자 원로(元老). 호 매운당(梅雲堂) ·백화헌(百花軒). 시호 문열(文烈). 1294년(충렬왕 20) 진사로 문과에 급제. 1306년 비서승(�書丞) 때 왕유소(王惟紹) 등이 충렬왕 부자를 이간시키고 서흥후(瑞興侯) 전(琠)을 충렬왕의 후계로 삼으려 하자 어느 파에도 가담하지 않고 최진(崔晉)과 충렬왕을 보필하였으나 이에 연루되어 귀양갔다. 그 후 풀려나와 1313년간 고향에서 은거했고, 심양왕(瀋陽王) 고(暠)의 왕위찬탈 음모를 원나라에 상소함.

박목월의 '달'

 

첫번째 개인 시집 《산도화》에 실린 3연 10행의 자유시로 그리움의 서정을 표현하였다. 제1연의 하얀 달밤에 핀 배꽃 사이로 비치는 달은 우리 민족의 정한(情恨)을 담은 색깔이다.

제2연의 ‘불국사 언저리’ 역시 우리 민족의 애환이 담긴 공간적인 배경이다. 다시 제3연의 ‘반쯤 가리고 가는 달’은 체념과 그리움의 서정을 재확인하는 신화적인 공간이다.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경주군 내동면(慶州郡 內東面)

혹(或)은 외동면(外東面)

불국사(佛國寺) 터를 잡은

그 언저리로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박목월의 '달'은 배꽃과 달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천상의 꽃인 달과 만난 지상의 배꽃은 얼굴을 반쯤 가리고 함께 길을 간다. 잔잔한 슬픔과 밝은 생명력이 교감하는 공간의 승화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소재로 전통적인 정서를 민요조의 운율에 담아, 서정으로 일관하는 그의 시가 여기서도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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