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을화(乙火) / 김동리 / 해설

by 송화은율
반응형

을화(乙火) / 김동리 / 해설

핵심 정리  
 
     

갈래 : 장편소설. 배경 : 무속적 신앙과 기독교가 수용되는 마을.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주제 : 인간의 근원적인 세계에 대한 탐구와 인간성 옹호.

이해와 감상  
 
     

<1>

김동리의 <을화> 1936 중앙 5월호에 발표된 그의 단편 소설 '무녀도(巫女圖)'를 개작, 1978년에 장편으로 발표한 것이다. 따라서, 내용도 두 작품이 너무나 흡사하다. 서술하는 순서에 차이가 있을 뿐 중요한 사건에는 별 차이가 없으며, <을화>의 등장 인물인 '을화', '영술', '월희'는 소설 '무녀도' '모화', '욱이', '낭이'와 대응된다.

 

단편인 '무녀도'가 모화와 욱이의 갈등, 즉 전통적인 재래 신앙과 서구 신앙과의 마찰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반면에, 장편인 <을화>는 그러한 '무녀도'의 사건에 중점을 두면서도, '무녀도'에 분위기만 붙여 두었던 샤머니즘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형상화시켜 보고자 한 소설로, 시간적, 공간적으로 사건과 인물을 확대하여 각 등장 인물의 내력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이 첨가되었다.

 

작가인 김동리 자신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을화>를 쓰게 된 동기는 샤머니즘의 세계를 더욱 자세하게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키는 일과, 아울러 샤머니즘에서의 죽음과 삶에 관한 문제점을 한국 문학, 나아가서 세계 문학에 제의해 보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을화'는 병을 앓다 자신에게 신이 내렸음을 알게 되고 내림굿을 통해 영험한 무당이 된다. 을화가 무당이 되는 것은 영혼이 몸을 빠져 나가 영계를 여행하는 엑스터시이다. 그녀는 정신적 이상 상태를 동반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신과 직접 교통하고 종교적 의례를 행한다. 바로 이러한 정신적 이상 상태, 즉 탈혼의 상태에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소설의 표면적인 주제이기도 한 샤머니즘과 기독교의 대립, 곧 샤면인 을화가 기독교인 영술을 칼로 찌르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들을 죽인다는 것은 이성적 현실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을화가 탈혼의 상태라는 것을 전제로 할 때에만 그 의미가 옳게 파악될 수 있다. 종교적인 어떤 특수한 상황하에서만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탈혼 상태에서의 행위를 그려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신비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바로 우리 인간들의 이성적 심연 깊숙히 잠재해 있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표출하여 그것을 소설적으로 형상화하였다는 데에 그 의미가 내재한다. 이것을 기독교의 토착화 실패라든가, 샤머니즘의 승리로 해석하는 것은 표층 구조만을 파악한 결과이다.

 

한편으로 작자는 주인공 '을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세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오구굿 장면에서 영술이 굿을 보는 동네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분명히 인식함으로써, 우리의 공동 의식이나 일체감을 확인시키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혈연에 대한 본능적 애착과 집념, 토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신앙과의 대립을 통해서 우리의 정신사의 충돌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인간과 현세에 충실하는 길을 제시하여 신과 내세와 도통하는 종교의 문제를 탐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을화>, 김동리의 문학 완숙기에 쓰여진 작품으로서 샤머니즘적 인간의 생명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김동리 자신의 가치관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2>

을화(乙火) 1936 <중앙(中央)> 5월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단편 무녀도를 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 자신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을화를 쓰게 된 동기는 샤머니즘 세계를 더욱 자세하게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키는 일과, 아울러 햐머니즘에서의 죽음과 삶에 관한 문제점을 한국문학, 나아가서는 세계문학에 제의해 보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작품이 주인공 을화를 통해서 삶과 죽음의 세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오구굿 장면에서 영술이 굿을 보는 동네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분명히 인식함으로써 우리의 공동 의식이나 일체감을 확인시키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을화는 김동리 문학이 완숙한 시기에 쓰여진 작품으로서 인간 생명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샤머니즘적 가치관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줄거리  
 
     

무녀 을화의 집과 무신도(巫神圖)와 을화의 딸 월희가 그림을 그리는 소녀라는 것 등이 소개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음 장에서 그녀의 아들 영술 얘기가 나온다. 영술은 어렸을 때 기림사로 불도를 배우러 갔다가 기독교인이 되어 돌아온다.

그 다음 강신, 달빛 아래, 을화무, 을화무의 발전 등의 장에서는 을화의 과거가 회상 형식으로 서술된다. 가난과 무식함과 소박한 토속적 삶의 얽힘 속에서 옥선(을화의 처녀 때 이름)은 이웃집 총각 성출과 사랑을 맺고, 처녀의 몸으로 영술을 임신하여 마을을 쫓겨나게 된다. 그러다가 영술이 병이 나서 무당을 찾게 되는데, 영술은 나았지만 옥선은 무병(巫病)을 앓다가 신이 지펴 무당이 된다. 이 때부터 신어미로부터 을화란 이름을 얻어 무당의 길로 들어서서 큰 무당으로 명성을 얻는다. 그 후 젊은 화랑 방돌이와 정을 통하여 딸 월희를 낳는다. 그 다음 박 장로 장에서는 영술이 교회를 찾고 거기서 박 장로를 만나게 된다. 그로 인하여 영술은 그의 생부인 이성출과 만나게 되고 성()도 찾게 된다. 이 장에서는 박 장로에 대한 소개를 통해서 양반 가문에서 기독교 장로가 나왔다는 사실, 박 장로가 독립 운동에 가담하고 계몽 운동에도 참여하여 미신 타파를 위해 기독교를 수용하게 되었다는 것 등을 서술한다. 그 다음 태주 할미 장에서는 생존 방법으로써 명도점을 하기 위해 어린 생명을 희생시키고 또, 마리데기굿 장면에서는 무가(巫歌)를 통해서 굿을 보는 사람들이 정서적 공감을 이루게 된다.

 

한편, 월희는 교회에 나가 보려고 하는데 을화는 이를 반대한다. 오구굿 때 정 부잣집 아들이 월희의 미모를 보고 첩으로 들이려 하자, 을화는 반가워 하지만 영술은 이에 반대한다. 그러다가 을화는 아들 영술이가 생부(生父)를 찾은 사실을 알게 되고, 아들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강한 반발을 드러낸다. 다음 성경과 칼 장에서 영술은 을화가 태우는 성경을 빼앗으려다 을화의 칼에 찔리게 된다. 결국 영술은 죽고 방돌이가 나타나 월희를 데리고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