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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향전(雲香傳)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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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향전(雲香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한문필사본. 운향(雲香)이라는 여주인공이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아 중원에 침입한 북쪽 오랑캐를 쳐부수고, 남편 대신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다는 여성 영웅소설이다.

당나라 현종 때 조주에 사는 권처사는 불전에 시주하여 발원하고 늦게야 운향이라는 딸을 얻는다. 또 하간땅에 사는 이승상은 불전에 시주하여 발원하고 경운 ( 慶雲 )이라는 아들을 얻는다. 권처사는 운향이 자라자 남자와 같은 도술을 가르치다가 신선을 따라 승천하고, 그 부인 또한 선계로 들어간다.

 

고아가 된 운향은 남복을 하고 방황하다가 이승상의 도움을 받아 양육을 받게 된다. 운향이 장성하자 이승상은 아들 경운과 혼인시켰으나, 경운의 서모 전씨가 운향을 박대하다가 종을 시켜 강물에 내다 죽이게 한다. 그러나 이승상의 은의를 생각한 노복들의 호의로 운향은 살게 되고, 바로 산사로 들어가 일신을 의탁한다.

이때 북쪽 오랑캐가 중원을 침공하였는데, 황제는 장원급제한 이경운으로 도원수를 삼아 출전하게 하고 자신은 파촉으로 피난한다. 산사에 있던 운향은 관음보살의 지시를 받고 용궁에 들어가 갑주와 신검을 얻고 당진(唐陣)으로 달려간다. 운향은 남편이 격파하지 못하는 오랑캐 군사를 무찌르고 다시 산사로 돌아온다. 현종은 적군을 격파한 공이 도원수의 부인에게 있음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운향에게 하간후(河間侯)를 봉하여 그녀의 전공(戰功)을 기린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영웅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간신들의 충신 모해라는 구성이 없고, 여주인공이 시어머니의 박해를 받아 살해된다는 특이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또, 출전한 남편이 죽은 장모의 몽중교시를 받아 싸우지 않고, 아내가 나타나 적군을 격파하도록 하는 구성도 새롭다. 또한 여주인공을 대원수로 출전시키지 않고 영웅적인 전공을 세우게 하는 것도 새로운 구상이다. 따라서 아내의 독무대가 되어 있고, 남편의 존재는 빛을 잃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다른 영웅소설에서 볼 수 있는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자기를 학대하는 시어머니를 지성으로 섬기며, 남편을 공경하는 정숙한 가정주부로 묘사되어 있다. 전반 구성에서 여주인공의 부모가 나이어린 딸을 남겨두고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는 점에서 신선사상의 의도가 보이기도 하나, 이것은 영웅의 일생에 겪게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남녀주인공들이 부처에 의하여 탄생하였고, 여주인공이 위기에 빠졌을 때에는 부처의 지시에 의하여 산사에 들어가 피신하였다. 또 여주인공이 부처의 지시에 의하여 전장에 나가 영웅적인 전공을 세우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불교적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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