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우감(偶感) / 김영랑

by 송화은율
반응형

우감(偶感) / 김영랑

 

우렁찬 소리 한마디 안 그리운가

내 비위에 꼭 맞는 그 한마디!

입에 돌고 귀에 아직 우는구나

 

40 갓 찬 나이, 내 일찍 나서 좋다

창자가 짤리는 설움도 맛봐서 좋다

간 쓸개가 가까스로 남았거늘

 

아버지도 싫다 너무 이른 때 나셨다

아들도 싫다 너무 지나서 나왔다

내 나이 알맞다 가장 서럽게 자랐다

 

행복을 찾노라 모두들 환장한다

제 혼자 때문만 아니라는구나

주제 넘게 남의 행복까지!

갖다 부처님께 바쳐라 앓는 마누라나 달래라

 

봄 되면 우렁찬 소리 여기저기 나는 듯해 자지러 지다가도

거저 되살아날 듯싶다만 내 보금자리는 하냥 서런 행복이 가득 차 있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