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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시집( 요한 詩集) / 줄거리 및 해설 / 장용학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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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시집( 요한 詩集, 19557, <현대문학>)

 

 

작가:장용학(張龍鶴, 1921 - )

함북 부령에서 태어남. 1940년 경성공립중학교 졸업. 1942년 와세다대학 상과 입학. 학병으로 일본군에 입대했다가 해방과 더불어 귀국. 1949희화<연합신문>에 연재. 19505지동설<문예>지에 추천되고 19521미련소묘로추천 완료. 기상도(1954), 그늘진 사찹(1955), 현대의 야(1960), 원형의 전설(1962) 등 발표. <경향신문><동아일보> 논설위원 역임.

 

등장인물

동호: 일인칭 화자. 포로수용소에서 만난 누혜의 집을 찾아감.

누혜: 최고훈장을 받은 인민군 출신의 표로. 끝이 안으로 굽어진 철조망 말뚝에 목을 매고 자살함.

노파: 누혜의 어머니. 고양이가 잡아주는 쥐를 먹고 연명함.

 

 

줄거리

 

한 옛날 깊고 깊은 산속에 굴이 하나 있었습니다. 토끼 한 마리 살고 있는 그곳은 일곱 가지 색으로 꾸며진 꽃같은 집이었습니다. 토끼는 그 벽이 흰 대리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갈 구멍이라곤 없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르게 땅 속 깊이에 쿡, 박혀든 그 속으로 바위들이 어떻게 그리 묘하게 엇갈렸는지 용이 한 줄로 틈이 뚫어져 거기로 흘러든 가느다란 햇살이 마치 프리즘을 통과 한 것처럼 방안에다가 찬란한 스펙트럼의 여울을 쳐 놓았던 것입니다.

 

이 작품의 맨 앞에는 토끼의 우화가 등장한다.

 

토끼의 우화: 옛날 깊은 산속 굴에 토끼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토끼는 바깥 세계를 동경하기 시작하였으나 나갈 구멍을 찾을 수 없었다. 얼마 후 자기 생일날 토끼는 창 쪽으로 발돋움해 그쪽으로 손을 대었다. 그러자 무지개빛이던 방안이 까맣게 되며 토끼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며칠 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토끼는 그 창을 통해 나갈 수 없을까 하는 위험한사상을 품게 되었다. 토끼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면서 창을 통해 바깥으로 기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토끼는 최초로 바깥 세계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토끼는 태양 광선을 견딜 수 없이 눈이 멀어 쓰러져 버렸다. 토끼는 그후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뜨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영영 잃을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 토끼가 죽은 후 그 자리에 버섯이 났고 후예들은 그것을 자유의 버섯이라고 부르며 그것에 제사지냈다.

 

: ‘’(동호)는 누혜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하꼬방(판자집)으로 찾아간다. 포로 수용소인 섬에서 나는 누혜를 만났고, 잠자릴 나란히 하는 벗이 되었던 것이다. 누혜가 죽은 뒤로 나는 배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자유는 오히려 무거움, 또 다른 포로 수용소의 문에 지나지 않았다. 하꼬방에 지나지 않는 삶을 유지하고 잇는 중풍 걸린 누혜의 어머니가 있다. 노파는 굶어 죽음에 직면한 채 고양이가 잡아다주는 쥐를 먹으며 연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섬, 막바지었다. 나는 쥐를 빼앗아 고양이의 면상에 팽개치곤 노파의 가슴으로 엎어진다. 그리고 노파의 손목에 매달려 어린애처럼 어머니를 부른다. 등골이 시려온다. 노파의 식은 피가 내 혈관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이윽고 누혜!”하고 부른 후 노파는 죽는다. 고양이의 두눈이 파란 요기를 뿜고 있었는데, 누혜의 눈인 것만같다.

 

: 누혜는 괴뢰군이었다. 그는 누워 푸른 하늘을 쳐다보기를 좋아했고, 봉황새나 용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고 싶어했다. 수용소 안에서의 생활은 두 번 째의 전쟁과도 같았다. 인민의 영웅이었던 누혜는 타락한 인민의 적으로 몽둥이질, 발길질을 당했다. 그는 어느날 나의 열매는 익었다. 그러나 내가 나의 열매를 감당할 만큼 익지 못했다...... 영원히 익지 못할 것이다! 내게는 날개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철조망에 목을 매고 자살한다.

 

: 누혜의 유서가 저기서 파란 두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의 유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생을 살리는 오직 하나의 길은 자유가 죽는 데에 있다.” “자살은 하나의 시도요, 나의 마지막 기대이다. 거기에서도 나를 보지 못한다면 나의 죽음은 소용없는 것이 될 것이고, 그런 소용없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생이라면 나는 차라리 한시바삐 그 전신을 꾀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어둠 속에서 고양이는 아직도 나를 노리고 있다. 자기를 잡으려는 나의 손을 피해 고양이는 고목나무 가지 위로 올라간다. 나뭇가지에 웅크리고 앉은 고양이의 윤곽이 까만 동화처럼 달 속에 걸려든다.

 

밤은 고요히 깊어가는데 누혜의 옷을 빌려입은 나의 그림자는 언제까지나 그 고목 가지 아애서 설레고만 있다. 과연 내일 아침에 해는 동산에 떠오를 것인가.

 

 

해설

토끼의 우화, 동호의 눈을 통해 본 누혜의 비극적 삶 및 누혜의 유서, 동호의 세계인식이라는 세 부분을 통하여 1950년대의 본질적 모순중의 하나인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탐구하고 그것의 기만성을 폭로한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기만성을 플라톤주의적 이원성의 초역사적 진리로 규정한 후, 그러한 보편적 인식으로써 한국적 특수성을 재구성하고 있는 결함을 보여준다. 또한 역사적 허무주의를 보여주기도 하는 바, 그것은 누혜의 자살을 통하여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 누혜에게 역사는 무의미한 것인 바, 그가 자살을 택하는 것은 그러한 역사적 허무주의의 필연적 결과이다. 그러한 역사적 허무주의는 즉자적 총체성에 대한 갈망을 수반하고 있다. 토끼의 우화는 바로 그것을 암시하는 바, 이 두 가지 것으로 규정되는 본 작품은 결국 역사의 객관적 방향서에서 벗어나 있음으로 해서 현실과의 정합서을 잃는 동시에 총체성의 전망을 획득하는 데도 실패한다.

 

참고문헌

임헌영 외(1991),󰡔한국문학명작사전󰡕, 한길사에서 전재(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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