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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회맹연(玩月會盟宴)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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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회맹연(玩月會盟宴)

(전략)

공의 부부가 함께 산 지 삼십여 년에 이남 일녀를 두었으니 장자인 정잠의 자(子)는 운맥이고 호는 청계라. 용모가 수려(秀麗)하여 옥을 씻을 듯 풍채가 산뜻하여 가을 하늘에 시냇물 같으니 학처럼 가볍게 날아다니는 신선이라. 문장이 넉넉하여 자건의 칠보시와 이백의 청평사를 업신여기니 필락의 성풍은이요 시성에 읍귀신이라. 일찍이 성조(명의 제3대 황제)에 벼슬에 올라 보과습유하여 면전질쟁하는 직신(直臣)이 되었더니 금상이 즉위하시자 품계를 올려 문연각 태학(太學)사를 삼으시니 소년의 영풍(英風)으로 엄연한 재상이 되어 예부(禮部)의 직위를 받고는 세월이 오래도록 근신 겸손함이 자중(自重)하여 교만(驕慢)함이 없고 숭검(崇儉) 절차하여 입조사군에 만사가 숙연하매 충효로 직분을 삼고 청검(淸儉)으로 중심을 삼아 상의 총애가 태부에 버금가고 만조가 공경하여 물망(物望)과 재덕이 크게 떨쳤는지라. 연기 이육에 추밀사 양교의 딸을 취하니 명인지녀며 덕가지출로 성덕이 요요하고 유한정정하니 예부가 소년 결발로 공경 중대하였으나 양씨는 생산이 거의 드물어 겨우 이녀를 두고 아들이 없었다.

차자인 정삼의 자는 여백이고 호는 운계이다. 명경지생이 생어대유라. 어릴 때부터 학이시습하여 문일지십하고 문십지백하는 총명이 있을 뿐 아니라 도덕이 훌륭하고 행실이 엄숙하고 언행 동정이 성인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다. 평생에 희로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말과 웃음을 경박하게 내지 아니하며 공검 인자하고 강명 열숙함이 세대에 독보한 군자라. 그 외모 풍신이 탁속에 묻음이 없어 흉중에 백일이 비치고 행실이 청수 옥결같으니 적선을 따라 남화를 벗어나는 듯, 용미와 봉안으로 천지의 정화를 모아서 교교하고 앙앙한 격조가 오히려 예부의 위였다. 엄엄한 도행이 안맹을 벗삼고 출천대효는 증자 왕상을 본받고 화우 화목함이 지금하였다. 일찍이 공명부귀를 뜬구름같이 여겨 불구문달함을 아버지 앞에 고하여 과업을 아주 끊고 장일 장야에 경전과 현인의 전기를 대하여 성리를 밝히고 도행을 수련하되 스스로 고결함을 자랑치 아니하여 기산 영수의 높은 뜻과 염계의 폐월 같은 기상과 흡사하니 부모가 수소자녀로써 차자의 위인이 이토록 기이함을 애중하여 천륜밖에 자별함이 있었다.

운계가 삼오에 좌각로 화첨의 딸을 취하니 국초 전망 공신인 화운의 후예라. 대가 고문에서 성장하여 덕행이 요조 유한하고 생김새가 찬연 쇄락하니 시부모가 차부의 사덕이 뛰어나고 성행이 정숙함이 총부에 부족하지 아니함을 크게 사랑하여서 천생녀보다 덜하지 아니하였고 운계가 비록 성문의 학교를 수련하여 소아에 마음을 옮기지 아니하고 천생대효로 아내를 애모함이 없으나 그 품행의 기특함이 숙완이라. 어찌 온정이 없으리요. 부부가 된 지 십여년에 공경함이 중대하여 일찍이 경박한 희소없고 부화처순하는 도를 다할 뿐 아니라 가법의 엄정함과 서부인을 본받아 여부 다 소천을 섬김이 신하가 임금을 받드는 것 같으니 일문지내가 은은히 조정 같아서 미말천비라도 예의를 숭상함이 있더라.

일녀인 태요는 방년 십사에 개국공신 상우춘의 증손 상연을 맞으니 상연이 문장 필법이 이두를 업신여기고 얼굴 생김새가 미려하여 주랑 반악이 재생한 듯 진짓 일대 걸사라. 소년에 등과하여 작위가 경상에 이르고 선조의 업을 이어 부귀가 혁혁하니 정부의 오복의 겸비함이요 하물며 예의지가에서 성장하여 모부인 어짊을 잇고 천품의 기특함을 아울러 기질이 탈속 비범하더라. 부부가 함께 산 지 십여 년에 삼자 삼녀를 두었으니 개개이 인아 봉추라. 상공의 중대함과 부모의 기뻐함이 세월이 가면서 더하였다.

차설, 정운계의 학행과 도덕이 일세에 독보함을 태사 조겸과 이부 총재소극 등이 천정에 아뢰되 정삼 같은 대현을 초용하사 사직에 간성을 삼으심을 청하였다. 상이 정삼의 덕행을 익히 들으신 바라. 이에 태자소부 중서 태학사로 삼아서 안거사마로 징소하심이 여섯 번에 미치었으나 운계는 죽기로 나지 아니하고 사를 대하여 가로되.

"당요는 지성 있으되 소허가 있으니 이제 정삼이 기산 영수에 고의를 따르려 하는 것이 아니요 성주의 은덕이 부족함이 아니로되, 실로 재주없고 덕이 박하여 사군보국할 덕량을 알지 못하니 무엇을 일컬어 높은 관직에 나아가리요. 사람됨이 우암하고 혼용하여 무일가취니 진정으로 세상에 난 것을 부끄러워 하는 바라. 삼의 머리를 전폐에 드리어도 몸은 봉작에 나아가지 못할 것이니 원컨대 이 말을 아뢰고 삼이 북궐을 우러러 역명지죄를 기다린다고 아뢰라."

하니 사가 할 수 없이 탄식하고 돌아가서 천정에 대하여 한탄하며 왈,

"짐이 덕이 부족하여 정삼과 같은 대현을 이르게 하지 못하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

하시니 병부상서 관화와 조현, 이빈 등이 주 왈,

"정삼의 위인을 신등이 아나니 성주의 은택에 감격지 않은 것이 아니며 충의가 없음도 아니로되 염결한 마음이 소허의 깨끗한 절개를 본받아 부귀와 문달을 원치 않을 뿐이니 어찌 여러 번 징소하시는 성은을 알지 못하리이까."

상이 탄식하고 금자 어필로 여덟 폭 병풍차와 문방사우를 사급하여 그 청심과 고의를 찬양하시고 다시는 벼슬에 부르지 않으시니 만승지위로도 운계의 고절을 불탈 하신지라. 이로부터 사방현사가 다 운계선생을 찾아서 이르는 자가 부지기수였으나 운계 문정이 번거롭고 요란스로움을 불열하고 자기 도덕이 공맹에 비김을 외람되다고 생각하여 사람을 대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천성이 본시 관대하였기에 비록 우암한 자를 보아도 극진히 훈계하여 현명한 곳에 이르게 하니 사환은 분주함이 없으나 그 마음은 한가한 때가 없었다.

백행 도덕이 발호기취하고 출호기류하니 어찌 공맹지도를 잇지 못할까 부끄러워 하리요. 하물며 하늘이 정문을 위하여 운계와 화부인이 생지휵지함을 좇아 불세의 기린이요 옥나무에 구슬꽃 같은 자식을 낳았으니, 삼자 일녀가 다 젖을 떼기도 전에 생이지지하는 성인이고 제곡의 신기를 아울렀으니 기린지어주수 봉화지어비조라. 정씨의 문맥을 온전히 거둘 뿐 아니라, 천생작인이 만고에 비할 데 없어 조부모의 애중하심과 보는 사람마다 칭선하고 흠모함이 갈채하기에 이르렀다.

정각로가 평안한 세계에 한가한 재상으로 상좌천자하여 이음양 순사시 하는 덕이 주공으로 비유되고 천자가 예우하심이 세월이 갈수록 더하여 지극하신 은영이 만대에 드무니 태부가 물성이쇠를 주야 두려워하고 보국할 마음이 공자에 겨루지 못하여, 일목에 삼악발하고 일반에 삼토포하여 천하의 현사를 대접하고 군덕을 빛내는 여가에 적선과 음공을 스스로 극진히 하여 담장밖에 동서로 집을 만들어 부르기를 구빈관이라 하고 떠돌아다니며 걸식하는 자와 환과 고독이며 반백 빈곤자에게 의식을 공급하여 기갈을 면하게 하니 남녀노유없이 서로 이끌어 태운산 정부로 좇아오는 자가 어린아이가 자모를 우러르는 것 같았다. 남녀를 가려서 남자는 동루에 거하고 여자를 서루에 거하고 그 중에 천인은 하실에 있게 하여 그 의식 공제를 한결같이 하니 예부와 운계 그 부공의 노췌하심을 근심하나 또 감히 부귀를 일컫지 못하고 각각 그 부인에게 당부하여 모부인의 근로하심을 대신하라 하더라.

 

 

상공의 부인이 자주 귀녕하여 양·화 양형과 더불어 모친의 근로하심을 덜게 하며 남매가 양친을 모셔서 노래자의 열의를 으뜸으로 하니, 이 때에 예부는 삼십 춘광이 되고 상 부인은 이십팔세요 운계는 이십오 세니 화부인은 나이 이십사 세에 체지와 규모가 극진하여 성행이 관유하고 지식이 환하게 통하니 운계는 현행으로 안빈 낙도하여 갈건 포의로 뒷밭의 맥속을 거두고 앞내에 솔을 심어 때로 거래하며 낚싯대를 동계에 드리워 십 년 일관에 폐포를 부끄럽게 아니하고 산천을 유람하고 돌아오니 성리를 수련하여 황혼에 선침을 수고로이 아냐 성효가 동동촉촉하고 도학을 강습하여 큰 덕이 의의히 태극을 그리고 동서를 더함에 남은 뜻이 무궁하니, 천자가 감히 부르지 못하시고 제후가 표백지 못하니 고죽 청풍이 탁탁하고 기산 영수에 청심이 매매함을 보건대, 이는 이른바 필부로서 천자를 벗하지 못하는 것이라.

스스로 진세에 더러운 욕화를 가져 가부의 청덕을 더럽힐까 근심하고 혹 눈에 허물을 뵈일까 근심하여 그 부인이 낮에 옷을 벗어 출부가 됨을 삼가니 어찌 왕공의 후비와 재상의 부인 영귀를 부러워하리오. 겸손함이 날로 더하고 때때로 새로운 듯 천연히 안상하여 백행이 초출하니 시부모의 사랑과 일가의 추앙함이 양부인 아래 있지 아니하더라.

태부가 문장을 자허함이 없고 제자를 모으고자 한 바가 아니로되 친우의 자질과 공맹 학행하는 무리가 태부의 문장을 흠앙하여 각각 자손을 가르침을 청하여 간절하면 능히 물리치지 못하고 가르쳐 문생이 백여 인에 미쳤다. 이는 공문 칠십자 같아서 문장이 탁월하고 말과 행동이 정숙하니 섬궁의 월계를 꺾어 용방에 봉익을 붙들고 위차 재열 한 자가 칠십여 인이고, 운계의 도학을 공경하고 부러워하여 불구문달하고 청평 세계에 한가한 선비가 되기를 즐기는 자가 삼십여 인이니 개개이 사부의 가르침을 명심하여 도학이 초세하니, 그 중에 태학사 이빈이 사부의 문덕 학행을 따르리라 하여 충효 겸전하며 박학 호서하고 언행이 정숙하며 성질이 침묵하여 도량이 굉원하며 밖으로 화기를 띠었고 내심에 슬기를 품어 일세 대장부요 천추에 기군자라. 태주인이니 자는 석보요 호는 창계니 태사 조겸의 사위라. 연기 육 세에 문청공에게 수학하여 제자 백여 인 중 으뜸이었는데 학사 소정과 상서 광사 등이 다 문청공의 제자라. 한갓 문한들이 이빈을 따르지 못하더라.

각설 영천인 장헌의 자는 후백이니 아버지는 유생 장합이라. 작년에 영천이 누년 기황을 당하여 합이 처 위씨와 더불어 약간 전택을 다 팔아먹은 후 속수무책하여 생계 막연하니 오직 좌이대사 하던 차, 전언을 들으니 경사 태운산 정부에서 적선을 일삼는다 하거늘 합이 차마 아사치 못하여 위씨와 더불어 경사에 올라와 정부 구빈관을 찾아 부부가 동서로에 각거 하니 의식은 근심없으나 친척을 이별하고 부모를 떠남을 슬퍼하더니 일일은 태부가 구빈관에 있는 남자를 다 불러 기한을 근경하더니 장합의 체용이 천인이 아님을 보고 근본을 물은즉 선조는 형부랑중 장우이니 일찍 죽었으나 선비 가문 일맥이요 정선공 재시에 붕우로 대접하던 바라.

태부가 합의 위인이 부족함을 알되 부집의 자제라. 흔연히 세교를 이어 정의를 상통함에 그 솔권 상래함을 듣고 별당을 수리하고 그 위씨를 안온케 하고 비복으로 사후 케하고 의식을 후하게 선랑중 신위를 모셔 올려 다시 하향치 말고 과업을 힘쓰게 하니 합의 부처 십생구사하나 이같기를 바라리요. 고향에서 떠돌 제 부처 서로 손을 이끌어 동가에 밥을 비나 그릇이 차지 못하고 서가에 머물기를 비나 주인이 고색을 띄워 잘 데 없다 구박하여 머물 곳이 전혀 없어 이리저리 쫓겨 다니다가 천만 몽매지외에 명천이 도우시고 신령이 지시하사 천 리 먼길에 이르러 이처럼 호부하니 정태부 은혜를 차생에 다 못 갚을지라.

(하략)

요점 정리

연대 : 19세기(현종 때로 추정)

갈래 : 고전 소설, 가문 소설, 도덕 소설, 대하 소설

성격 : 유교적, 교훈적

주제 : 효제충신(孝悌忠信)

의의 : 조선 시대 소설 중 가장 긴 장편 소설.

출전 : 서울대 규장각본

구성

- 발단

명나라 정부의 장손 정잠은 동생 삼의 아들 인성을 양자로 삼고 이를 부친의 생일날 공표한다. (본사이트에 실린 지문은 여기에 해당됨)

생일에 모인 친지들이 달밤에 완월대에 올라가, 서로 보지도 못한 아들 딸을 두고 정혼을 한다. 정잠은 부인이 죽자 소교완을 후처로 맞이하였는데, 이어 부친 정한이 죽는다.

- 전개

소씨가 쌍둥이 아들 인중과 인웅을 낳은 뒤 양자 인성을 미워하여 해치려 한다. 정부 사람들이 정한의 삼 년 상을 치르고 고향으로 가다가 소씨가 사주한 흉적을 만나 가족이 흩어진다. 오랑캐 마선이 침입하자, 황제는 간신들의 말을 듣고 친정하였다가 마선의 포로가 된다. 인광은 우여곡절 끝에 완월대에서의 언약을 지켜 정부를 배반한 장헌의 딸과 정완과 결혼한다. 인성이 호지에서 잠을 만나 조세창 등과 함께 황제를 구하고 대신 잡혀 있다가 풀려나 귀가한다.

- 절정

소씨은 인중과 공모하여 인성 부부를 없애려고 애를 쓰지만 효심 깊은 인성은 이 사실을 감춘다. 인광은 장인의 패륜적 행위에 화가 나서 아내를 축출하려다가 일가의 반대로 오히려 벌을 받는다. 소부에서 소씨의 악행을 알고 벌주려 하였지만 인성의 변호로 무사히 넘긴다. 소씨는 그녀의 악행 때문에 남편 정잠에게 축출당하여 중병이 들자, 인성과 인웅이 극진히 구호한다.

- 결말

소씨가 거의 죽어 혼미한 상태에 이르렀다가 깨어난 뒤 개과천선하며 장헌도 과오를 뉘우친다. 정잠이 간신배를 물리치고 완월대에서의 언약에 따라 자손들을 혼인시키고 화락한 세월을 보낸다

내용 연구

완월회맹연 : '완월대 연회에서의 굳은 약속'이란 뜻으로 완월대에서 한 혼약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정인성과 계모 소씨의 갈등(葛藤), 정인광과 장인(丈人)의 갈등을 중심으로 많은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자건 : 중국 삼국 시대 위나라의 시인.

칠보시 : 일곱 걸음 걷는 사이에 지은 시

필락에 성풍운이요 시성에 읍귀신이라 : (글을 다 쓰고) 붓을 놓으니 바람과 구름이 일고, 시가 완성되면 귀신조차 감동하여 울다.

보과습유 : 임금의 잘못을 바로 잡아 고치게 함.

면전질쟁 : 임금의 면전에서 꾸짖고 간함.

영풍 : 영걸스러운 풍채

숭검 : 검소한 것을 숭상함.

절차 : 부지런히 학문이나 도덕을 닦음.

입조사군 : 조정에 입시하여 임금을 섬김

숙연 : 고요하고 엄숙함.

청검 : 청렴, 결백.

태부 : 왕의 스승

이육 : 열 두 살

요요 : 젊고 아름다움

유한 정정 : 부녀가 인품이 높아 매우 얌전하고 점잖음.

결발 : 혼인을 비유하는 말.

명경지생 : 경을 밝히는 선비, 정삼을 비유

생어대유 : 큰 선비에게서 남, 대유는 정한(삼의 부친)을 가리킴.

학이시습 : 배우고 때때로 익힘.

문일지십 문십지백 :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고, 열을 배우면 백 가지를 앎.

공검 : 공손하고 검소함.

감명 : 성질이 강성하고 명성함.

열숙 : 곧고 엄숙함.

탁속 : 혼탁한 속세

흉중에 백일이 비치고 : 마음이 해가 비치듯 밝아 음흉스러움이 없고.

남화 : 장자를 가리킴

교교하다 : 재주와 지혜가 있다.

앙앙하다 : 의기가 왕성하다.

안맹 : 안자와 맹자

출천대효 : 하늘이 낸 큰 효성

증자 : 공자의 제자로 효성이 지극하였다.

왕상 : 중국의 유명한 효자

불구문달 : 영달한 것을 구하지 않음.

과업 : 과거에 힘쓰는 것

기산 영수 : 소부와 허유가 은거하던 곳. 소부와 허유는 세상 부귀에 뜻없이 사는 선비의 대표로 손꼽힘.

염계 : 주돈이의 별칭, 북송의 유학자로 송학의 시조.

폐월 : 달을 가리킴

수소 자녀 : 몇 안 되는 자녀

천륜 : 부자 또는 형제 사이의 도리.

삼오 : 열다섯 살.

전망 : 전사.

요조 유한 : 얌전하고 정숙함.

찬연 쇄락 : 빛나며, 상쾌하고 깨끗함,

사덕 : 여자로서의 마음씨. 말씨. 맴씨. 솜씨의 네 가지 덕.

총부 : 맏아들의 아내

성문 : 공자의 문하

숙완 : 정숙하고 유순함.

서부인 : 시어머니 서씨를 가리킴.

소천 : 남편

미말천비 : 하잘 것 없고, 천한 노비

이두 : 이백과 두보.

반악 : 진나라 사람으로 용모가 대단히 빼어나서 그를 연모한 부녀들이 던지는 과일로 수레가 가득 찼다는 고사가 있음.

인아 : 기린처럼 뛰어난 자식.

봉추 : 봉황과 같은 자식.

천장 : 천자의 조정

초용 : 불러 씀.

안거사마 :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예우가 극히 정중함을 이름.

징소 : 부름.

사 : 왕명을 전달하러 온 사자.

당요 : 요임금.

지성 : 여기서는 왕위를 물려주는 지성임.

소허 :소부와 허유

당요는 지성 있으되 소허가 있으니 : 소부, 허유가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요 임금의 말을 거부한 사실을 말함.

사군보국 : 임금을 섬기어 나라를 보필함.

우암 : 어리석음.

혼용 : 어리석고 옹졸함.

무일가취 : 한 가지도 취할 것이 없음.

전폐 : 대궐의 섬돌.

봉작 : 벼슬

역명지죄 : 명을 어긴 죄.

염결 : 청렴하여 욕심이 없음.

문달 : 이름이 알려짐.

어필 : 임금의 글씨.

병풍차 : 병풍을 꾸밀 그림이나 글씨.

문방사우 : 벼루, 먹, 붓, 종이

사급 : 내려줌.

만승지위 : 천자의 지위

공부자 : 공자

문정 : 대문이나 중문 안에 있는 뜰.

불열 : 좋아하지 않음.

사환 : 벼슬.

발호기취 : 뜻 가운데서 발함.

출호기류 : 무리 중에서 뛰어남.

정문 : 정씨 가문.

생지휵지 : 낳고 기름.

불세 : 불세출, 좀처럼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만큼 뛰어남.

생이지지 : 배우지 않아도 나면서부터 모든 이치를 깨달음.

제곡 : 중국의 오제의 한 사람, 황제 복희씨의 증손이고, 요의 할아버지라고도 함.

기린지어주수 봉황지어비조 : 기린이 뭇 길짐승보다 낫고 봉황이 뭇 날짐승보다 뛰어남. 보통 사람과는 다른 성현의 뛰어난 면모를 이르는 말.

천생작인 : 타고난 사람 됨됨이.

상좌천자 : 위로 천자를 보필함.

주공 : 중국 주나라 초기 정치가. 형인 무왕을 도와 나라의 기초를 확립했음.

물성이쇠 : 사물이 성하면 쇠하게 됨.

일목에 삼악 발하고 일반에 삼토포하여 : 주공이 식사 때나 목욕 때 손님이 오면 먹던 것을 뱉고 감고 있던 머리를 거며 쥔 채 영접했다는 데서 유래. 왕실과 백성을 보살피기에 바쁜 것을 비유.

음공 : 남 모르게 세우는 공.

환과 : 홀아비와 과부.

고독 : 고아와 자식이 없는 늙은이.

반백 : 중늙은이

공제 : 함께 힘을 합하여 도와줌.

예부 : 장남 잠을 가리킴.

노췌 : 나이들어 야윔.

상공의 부인 : 정한의 출가한 딸 태요를 가리킴.

귀녕 : 시집 간 딸이 친정에 부모를 뵈러감.

노래자 : 초나랑의 효자, 칠십세에 어린애 옷을 입고 재롱을 떨어 부모를 즐겁게 하였음.

관유 : 너그럽고 부드러움.

갈건포의 : 초야에 묻혀 지내는 선비를 가리킴.

맥속 : 보리 등의 곡식.

일관 : 십 년을 한결같이

폐포 : 해진 옷. 구차한 살림.

황혼에 선침 : 황혼에 부모의 이부자리에 먼저 들어가 자신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하는 일.

동동촉촉 : 공경하고 삼가며 조심스러움.

의의히 : 아름답고 부드럽게

표백 : 나타내어 말함.

매매 : 더러운 모양.

기산 영수에 ~ 못하는 것이라 : 기산영수에서는 청심이 오히려 더럽다는 뜻.

출부 : 살이 드러남.

안상하다 : 성질이 찬찬하고 자세하다.

초출 : 뛰어남."

태부 : 정한을 가리킴.

자허 : 자기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인정함.

흠앙 : 우러러 사모함.

공문 칠십 자 : 공자 문하에 있던 칠십 명의 제자.

섬궁 : 달

위차 : 벼슬의 순서.

재열 : 재상의 반열

초세 : 한 세상에서 뛰어남.

굉원 : 굉장히 넓음.

기군자 : 뛰어난 군자.

문한 : 문장에 능한 사람.

기황 : 굶주림.

좌이대사 : 앉아서 죽음을 기다림.

아사 : 굶어 죽음.

정선공 : 태부 정한의 아버지.

재시 : 살아 있을 때

부집 : 부집존장. 아버지의 친구.

세교 : 대대로 사귀어 온 교분.

솔권 상래 : 온 집안 식구를 데리고 올라옴.

안온 : 조용하고 편안함.

사후 : 웃어른의 분부를 기다림.

선낭중 : 죽은 장합의 선보 장우를 가리킴.

고색 : 싫어하는 눈치.

이해와 감상

완월회맹연은 조선시대 작자, 연대 미상의 고대소설로 180권 180책. 필사본. 숙종∼철종 연간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낙선재문고(樂善齋文庫)에 들어 전해지는 대하소설이다. 내용은 중국 명나라 영종(英宗) 때의 승상 정한(程翰)과 후손 정잠(程潛)·인성(仁星)·몽창(夢昌) 등 4대에 걸친 많은 자손들의 입신출세와 일부다처 생활에서 일어나는 가정적 비극 및 궁중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모략, 그리고 여기에 영웅적인 인물이 등장하여 활약하는 등 복잡한 줄거리로 엮어져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작품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명나라 영종 연간 황태부 수각노 진국공 정한은 위국공 서달의 손녀를 아내로 맞아 2남1녀를 두고 태운산에 살고 있었다. 장자 잠은 호를 청계라 하였다. 인품이 뛰어나고 충효가 으뜸이나 부인 양씨와의 사이에 두 딸이 있을 뿐이었다. 양씨가 죽자 청계는 소씨와 다시 혼인하였다.

그는 동생인 삼(호가 운계)의 아들 인성을 양자로 정하고 이 사실을 부친의 생일날에 공표하였다. 정태사의 생일날은 떠들썩하였다. 그의 친구들과 제자들, 그리고 자손들이 그를 축복하였다. 밤이 들고 달이 뜨자 축복의 자리는 완월대로 옮겨졌다. 화제가 자손에게로 바뀌었다.

그것은 다시 자손들의 혼사문제로 진전하게 되었다. 조태사의 제안에 따라 그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보지도 못한 아들 딸들을 두고 정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오래지 않아 정태사가 병으로 누운 뒤로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50세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가에서는 삼년상을 지내기 위하여 모두들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하향길에서 그들은 도적을 만나 서로 흩어지게 되었다.

북노 야선이 침입하는 바람에 그들은 또 한차례 고난을 겪어야만 하였다. 정공과 조세창은 적지에 가서 황제를 구하고 그들이 대신 그곳에 머물게 되었다가 오랜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잡혔던 황제가 돌아와 복위한 뒤 나라에서는 경과를 베풀고 인재를 구하였다. 이 때 인성이 장원으로 뽑혔다.

 

인성이 이렇게 성장하자 계모 소씨는 몹시 언짢았다. 인성에 대한 칭찬이 높을수록 그녀의 가슴은 아팠다. 그래서 그녀는 점점 더 인성을 없앨 궁리만을 하였다. 그녀의 아들인 인중도 어머니와 행동을 함께 하였다.

그는 쌍동이 동생인 인웅이 형과 밀착하고 있음을 알고 인웅도 죽여 없애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소부에서는 근친한 딸에게 몸가짐이 바르지 못함을 타이르고 인성부부의 지극한 효성을 좋게 받아들이라고 일렀다. 그러나 소씨는 그 행악을 전혀 고치지 않았다.

소씨의 모친인 주태 부인이 병에 걸린 뒤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모친의 장례를 치른 뒤 소씨 또한 병이 들고 말았다. 인성과 인웅이 정성을 다하였으나 소씨는 점점 의식이 흐려지기만 하였다. 소씨는 천신이 된 어머니를 만나고 정상국의 전부인 양씨도 만났다.

소씨는 그곳에서 자신의 죄를 읽는 거울을 보고 옥황상제의 조회를 보았다. 그곳에는 인성과 인웅이 있었다.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모친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애원하였다. 상제는 그들의 정성을 보아 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양씨는 소씨에게 상제의 허락이 있었으니 빨리 인간세상에 돌아가라고 하였다. 소씨는 몸이 하늘에서 떨어짐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그 옆에는 두 아들이 정성껏 자기를 구호하고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소씨는 개과천선하게 되었다.

그 뒤 정씨가 사람들을 비롯하여 이들과 인연이 있었던 장씨 가문을 비롯하여 이씨 · 소씨 · 조씨 등 여러 가문 사람들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옛날 정태사가 완월대에서 맺어준 그 언약들을 지켜 그들의 자녀들을 입신양명하게 하고 행복한 세월을 보냈다.

이 작품은 읽어 보면 유교사상에 심취한 사람에 의해 창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스스로 유가라 일컬으며 불교는 바른 도가 아니며, 불경은 허무맹랑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사악한 계모에 대한 인성 부부의 지극한 효성, 이복 형제인 인성과 인웅의 우애, 정잠과 인성 그리고 조세창의 충성심, 완월대에서의 언약을 지키는 신의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인성 부부가 자신들을 끊임없이 음해하려는 계모 소씨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지성으로 받드는 효행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심적 갈등은 정인성과 계모 소씨의 갈등, 정인광과 장인 장헌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 전체에 흐르는 사건 전개의 원리는 대부분의 고전 소설들처럼 선을 행하는 자가 복을 받고, 악을 행하는 자는 화를 입는다는 인과응보의 원리이다. 이 작품은 철저히 선과 악, 화와 복 등이 대칭을 이루면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심화 자료

완월회맹연(玩月會盟宴)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80권 180책(또는 180권 93책). 국문 궁체 필사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소장본은 180책이고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본은 93책이다. 이밖에도 연세대학교 도서관 ·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등에 낙질인 것들이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영 · 정조간에 창작되었으리라 추측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본은 대체로 고른 궁체로 필사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도서관본은 각 책의 글씨체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궁체가 아닌 필체도 상당수 보이고 있다. 이것은 얼핏 눈어림으로도 약 40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필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책에는 “ 임인 원월 이십이일 필셔(권2) 등과 같이 필사연대를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미루어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져 필사되었다는 것과 권수의 차례없이 필사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조선 후기의 장편소설에는 연작소설(連作小說)이 상당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도 “ 자세한 설화는 × × 을 보라 ” 는 식의 기록이 보인다.

그 작품명으로는 〈 시별녹 〉 등 8종이 보이고 있어 이 작품도 연작소설일 가능성이 많다.

다음은 이 작품이 ‘ 효 ’ 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씨(程氏)가문의 존장인 태사나 태부인에게 대한 자손들의 효심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인성 부부의 어머니(계모)에 대한 효성은 지극한 것이라 할만하다.

계모 소씨가 자기의 아들로 종가의 혈통을 잇게 하려고 인성을 해하려 할 때도 그들은 끝까지 참았다. 그리고 어머니 소씨의 마음을 즐겁게 하려 하고 또 잘못 생각하는 그녀를 의롭게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하여 마침내 온 집안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또 ‘ 우애 ’ 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인중은 가문의 대를 이을 인성이 못마땅하였고, 쌍동이 동생인 인웅이 형과 밀착되어 있어서 미웠다. 인중은 처음에 인성을 없애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인성과 인웅이 한타령이 되어서 자기의 뜻을 꺾으려 하므로 마침내 인웅까지도 죽이고 싶도록 미워졌다. 그러나 인성과 인웅은 견디기 어려운 일까지 극복하면서 사랑으로 인중을 설득하여 마침내 그가 욕심을 버리고 개과천선하도록 하였다.

조선조 사회에서는 충(忠)을 모든 것에 우선하는 규범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그 충의 본보기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군주와 백성을 위하는 강직한 정공은 간신의 농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사리에 어둡게 된 군주에게 생명을 내놓고 바른 일을 간하고 있다.

정공은 죽음의 땅에 유배를 당하면서도 굽히지 않고 정당함을 아뢴다. 그런가 하면 적지에 들어가 볼모가 되면서까지 군주를 구해내는 조세창의 충성이 있다. 또한 정공은 부모와 처자를 버리고 오로지 군주만을 위하여 평생을 바치는 정잠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 충의 화신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렇듯 이 작품은 또 충의 문학이라 할만하다. 친구 사이의 믿음 또한 우리 겨레가 숭상하던 규범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그들이 한자리에 앉아 월색을 즐기면서 맺었던 약속, 즉 그들이 서로들 보지도 않은 자녀들을 짝을 지어 놓고는 그 언약을 지키기 위하여 온갖 희생을 다 치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그 언약을 지켜 자녀들을 약속한 대로 혼인시킨다.

이 작품은 붕우유신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이상의 여러가지를 종합해볼 때 이 〈 완월회맹연 〉 은 유교사상을 그 밑바탕으로 하고 효제충신(孝悌忠信)을 그 주제로 내세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李朝後期大河小說硏究(金鎭世, 韓國小說文學의 探究, 一潮閣, 1978).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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