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오형제 / 안데르센
by 송화은율반응형
완두콩 오형제 / 안데르센 |
한 꼬투리 속에 다섯 알의 완두콩이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완두콩 오형제는 모두 똑같은 초록색 옷을 입은데다 꼬투리도 초록색이어서 세상도 온통 초록빛일 거라 생각했다. 날이 가면서 꼬투리가 자라고 콩알도 따라서 자랐다. 콩알들은 무럭무럭 자라면서 생각도 깊어졌다. “우리가 크면 어디로 갈까? 바깥세상에는 새롭고 신나는 일로 가득 하겠지?” 완두콩 오형제는 희망에 부풀어 말했다. 몇 주일이 지나 코뚜리도 콩알도 노랗게 익자 콩알들은 세상이 노란빛으로 변했다고 생각했다. 완두콩 오형제가 기대어 부풀어 있을때, 갑자기 꼬투리가 비틀리더니 다른 코투리들과 함께 한 아이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곧 바깥 구경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 완두콩 오형제는 가슴 설레며 밖으로 나가는 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탁 하고 다섯 개의 콩알들은 밝은 햇빛 속으로 굴러 나왔다. 완두콩 오형제가 나온 곳은 한 남자 아이의 손바닥 위였다. 남자 아이는 완두콩 한 알을 장난감 총에 재어 쏘았다. 콩알들은 저마다 희망에 부풀어 어딘가를 향해 날아갔다. 그 가운데서 마지막 다섯 번째 콩알은 어느 다락방 창문 밑의 부드러운 흙과 이끼가 나 있는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막내 콩알은 이끼와 흙 속에 푹 파묻혔다. 시간이 지나가 하나님의 기억에서도 이 작은 완두콩은 사라졌다. 가난한 집의 작은 다락방에는 어머니와 병든 딸이 살고 있었다. 아이는 몸이 약해 일 년 내내 누워 있어야만 했다. 어머니가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나가면 아이는 온종일 혼자 침대에 누워 있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어느날 아침, 어머니가 일을 하려 나가려던 참이 었다. 작은 창문을 통해 따뜻한 햇살이 비쳐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가 창문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기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게 뭐예요?” “어머, 완두콩 싹이구나. 어떻게 여기서 싹이 텄을까? 하나님이 네게 주신 선물인가 보다” 어머니는 아이의 침대를 창가로 옮겨 주었다. 아이는 침대에 누워 완두콩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느 날 밤, 아이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곧 병이 나아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오늘 햇볕이 참 따뜻했어요. 완두콩이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보면 저도 기운이 막 솟아요.” 다섯 째 완두콩은 어머니가 매 준 노끈을 타고 쑥쑥 자라 꽃봉오리를 맺더니 꽃을 피웠다. 병든 아이도 하루가 다르게 뺨빛이 발그레해졌다. “이 꽃은 하나님이 네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내려 주신 선물이 틀림없구나!” 아이와 엄마는 서로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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