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소설 총정리
by 송화은율액자소설 총정리
액자소설(額子小說)
: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처럼 끼어들어가 있는 소설.
❶ 액자의 기능
① 내부 이야기를 유인
② 거리의 객관화를 통해 신뢰감을 줌
❷ 시점의 이동 : 외부 이야기→내부 이야기 (시점이 불가피하게 이동됨)
김동리 <등신불>, <무녀도>, <까치소리>
김동인 <광화사>, <배따라기>, <붉은 산>
김만중 <구운몽>
박지원 <허생전>
안국선 <금수회의록>
이청준 <매잡이>, <병신과 머저리>, <선학동 나그네>
전영택 <화수분>
현진건 <고향>
황순원 <목 넘이 마을의 개>
cf. 김정한 <모래톱 이야기> : 갈밭새 영감을 주축으로 한 조마이섬 사람들의 강인한 삶과 현실에 대한 저항이 중심 줄거리로서 이를 ‘나’(교사, 소설가)가 다소 객관적 거리에서 관찰 하고 있으므로 액자성이 있다.
액자소설의 유형
① 순환적 액자소설
액자 속에 여러 개의 내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박지원 <옥갑야화>, <데카메론>, <천일야화(千一夜話)>, <켄터베리이야기>
② 단일 액자소설
액자 속에 하나의 내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이청준 <줄>, 김동리 <무녀도><까치소리>, 김동인 <배따라기>, <칼멘>
③ 목적 액자소설
사교적 즐거움이나 목적성이 있는 소설로 <천일야화>는 ‘세헤라자테’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계속 이야기하며, <데카메론>에서는 전염병의 공포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서로 돌아 가며 이야기한다.
④ 인증적(認證的) 액자소설
독자에게 서술된 내부 이야기에 대한 진실성을 훨씬 더 믿게 하는 소설로 이 때는 일기, 책, 유물, 그림과 같은 동기적 부가물이 전제된다.
<배따라기>, <무녀도>
⑤ 폐쇄적 액자소설
액자가 내부 이야기의 앞뒤를 모두 둘러 싸고 있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배따라기>, <칼멘>
⑥ 개방적 액자소설
두 개의 액자 가운데 하나가 없는 것처럼 구성된 소설
⑦ 종합적 액자소설
틀의 액자가 앞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 이야기의 과거 서술 속에 현재의 액자가 거 듭 중첩적으로 끼어드는 형태의 소설
현진건 <고향>, 이청준 <줄>
1. 김동인 소설 <배따라기>
“자 노형의 경험담이나 한번 들어봅시다. 감출 일이 아니면 한번 이야기해 보소.”
“뭐 감출 일은 ······.”
“그럼 어디 한번 들어봅시다그려.”
그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좀 있다가,
“하디요.”
하면서 내가 담배를 붙이는 것을 보고 자기도 담배를 붙여 물고 이야기를 꺼낸다.
“닞히디두 않는 십구 년 전 팔월 열하룻날 일인데요······.”
하면서 그가 이야기 한 바는 대략 이와 같은 것이다. (외부액자)
2. 김동리 소설 <무녀도>
할아버지께서는 그들이 떠나는 날에, 이 불행한 아비 딸을 위하여 값진 비단과 충분한 노자를 아끼지 않았으나, 나귀 위에 앉은 가련한 소녀(낭이)의 얼굴에는 올 때나 조금도 다름없는 처절한 슬픔이 서려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소녀가 남기고 간 그림--- 이것을 할아버지께서는 ‘무녀도’라 불렀지만---과 함께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외부액자)
3. 이청준 연작소설 <선학동 나그네>
여자에 관한 그 주인의 이야기는 대강 이런 것이었다.
여자는 옛날의 아비 대신 웬 초로(初老)의 남정 한 사람과 늦은 저녁길로 주막을 찾아왔다. 그 때 그 초로의 남정은 여자의 소리 장단통 하나와 매동거지가 제법 얌전한 나무 궤짝 하나를 등에 지고 왔는데, 그 나무 궤짝은 다름 아닌 여자의 옛날 아비의 유골을 모신 관구(棺柩)였다.
여자는 옛날 소리를 하고 떠돌다가 보성 고을 어디선가 숨이 걷혀 묻힌 아비의 유골을 20여 년 만에 다시 선학동으로 수습해 온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이 선학동 산하에 당신의 유골을 묻어 드리기 위해서였는데, 그게 당신의 유언인 듯싶었고, 여자로서도 그게 오랜 소망이 되어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학동은 원래부터 명당이 숨어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었다. 선학동 산지엔 이미 다른 유골을 묻을 곳이 없었다. 묏자리를 잡을 만한 곳은 이미 모두 자리가 잡혀졌고, 설사 아직 그런 곳이 남아 있다 하여도 임자 없는 땅이 있을 리없었다. 암장이나 도장이 아니고는 여자는 이내 일을 치를 수가 없었다. 마을엔 이제 여자의 소리와 비상학의 기억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여자의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은근히 자기네 산 단속들을 서두르고 나섰다. 암장이나 도장조차도 섣불리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여자는 서두르지 않았다. 일을 서두르거나 초조해하는 빛이 조금도 없었다. 여자는 그저 소리만 하면서 날을 보냈다. 해가 설핏해지면 여자의 소리가 주막일대의 어둠을 흔들었다.
함평 천지 늙은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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