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논술 13 - 사회적 갈등 해소 방안
by 송화은율
<자료3> 사회적 갈등 해소 방안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사회의 다원화로 인한 사회 구성원간에 의견의 불일치가 늘어가고 있다. 이것은 보․혁 논쟁처럼 서로 지지하는 입장이 달라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미국_EU간 바나나 전쟁처럼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불일치가 원만하게 해결됐을 때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불일치가 심화되어 갈등이 초래되면 사회 결속력이 약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먼저 폭력을 들 수 있다. 폭력은 그 효과가 가시적이므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선 접근하기는 쉽다. 그러나 폭력에 의한 문제의 해결은 갈등을 초래한 근본적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일시적, 단편적 해결에 불과하며 더 큰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것은 최근 잇따른 대 이라크 공격으로 오히려 미국이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 논증에 의한 해결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논증이란 서로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분석을 통해 타당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타협방식이다. 논증은 필연적으로 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대화에 의한 해결이라고 할 수도 있다. 논증에 의해 우리는 갈등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밝혀낼 수 있으므로 궁극적이고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가시적 성과가 빨리 드러나지 않으므로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폭력과 논증 등 어떤 방안을 선택해야할까? 바로 논증이다. 회남자는 큰소리로 불러도 고작 백보를 넘지 못하나, 뜻이 있으면 천리를 넘어서도 서로 통한다고 하였다. 폭력에 의한 갈등의 해결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며 더 큰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논증에 의한 해결은 기본적으로 상호이해 및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이 훨씬 수월할 뿐 아니라, 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통해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동물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논증도 가능하고 타협도 가능한 것이다. 갈등상황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이러한 인간의 이성적 측면과 배치되는 것으로 비이성적, 반인간적 수단이다. 의견의 대립으로 인해 사회적 불일치가 발생했다면 논증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그것이 민주사회에서 요청되는 가장 기본적 태도이다. (김해정, 안동여고 3학년)
두 사람의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긴장이 고조되는 문제 상황에서, 폭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간편한 방식같이 보일 수도 있다. 반면에 이성적 논의를 통해 의견의 일치에 이르는 논증적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문제해결 방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폭력적 방식은 참다운 문제해결의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대방이 물리적인 힘에 압도되어 일시적으로 굴복하는 자세를 보이겠지만, 따라서 얼마동안은 갈등이 표면적으로 해소된 것 같지만,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갈등은 재연될 것이기 때문이다. 폭력적 태도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인권과 존엄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증오하고, 폭력을 줄이고, 가능하다면 인간사에서 폭력을 영원히 없애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긴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이며 동시에 가장 소망스러운 과제의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논증적 태도는 상대방의 인격과 존엄을 나와 꼭 같은 수준에서 인정하는 태도이다. 그러므로 논증은 서로간의 평등한 대화와 타협,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논증으로 다른 사람에게 확신을 주려는 것과 선전으로 그를 설득하려는 것은 구별되어야한다. 논증은 단순히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할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올바른 점을 수용하려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틀릴 수도 있다. 그것을 논의해 보도록 하자. 왜냐하면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각자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할 때보다 더 참된 이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합리적 태도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문제는 근원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고, 동시에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이성적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한구 <성균관대 교수> 1999. 02. 19(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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