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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논술62 - 첨삭 지도 예시문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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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 지도 예시문

 

*예시문1

**여고 김**(2) 학생에 대한 ***고 김** 선생님의 첨삭지도 예시문

 

<학생이 쓴 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못지않은 저력을 가진 민족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면서 그 사례라고 하며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발전한 경제며 세계1위의 문맹인이 없는 나라나는 둥 익히 들어온 근거를 내뱉는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그 근거들을 조금만 뒤집어 봐도 우리사회의 모순을 들어내는 단서가 된다. 짧은 시간동안 무리하게 쌓아올린 경제는 이제 위태롭게 흔들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문맹인이 없는 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잘못된 입시 제도를 낳아 이 시대의 수많은 학생들을 억압하고 해외로의 도피를 부추기고 있다.

 

여행자가 지나가면 낯선 이라고 하여도 내 집에 들여 밥 먹이고 재워주고, 할머니들이 무거운 짐 들고 가면 먼저 들어주고 자리 양보해 드리는 모습, 그건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가 내 부모이고 학생들 모두가 내 자식이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의 삶은 우리 조상들의 삶처럼 대문조차 없는 열린 관계가 아니라 아파트 벽 넘어 옆집에 사는 이웃의 이름과 얼굴조차 모르는 닫힌 관계이다. 무엇이 사회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그 원인은 여러 가지에 있지만 대표적인 것들만 나열한다면 물질 만능주의, 이기주의, 엘리트주의가 있다. 그 중 물질만능주의야 말로 현대의 자본주의가 낳은 최대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 ?돈이 최고다? 라는 의식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인간관계가 자신에게 이득이냐 손해냐 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낳게 한다. 친구를 사귈 때 자신과 성격은 비슷한지 꿈은 무엇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따위는 그 아이를 나타내는 수량화한 가치보다 덜 중요시 된다.

서양문화의 무분별한 수용으로 인해 우리는 너무나 큰 인간의 정을 상실하고 있다. 1등만이 인정을 받으며 자신이 스스로 택해서 긍지를 가지고 가는 길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1등이 아니거나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모든 것을 자신의 부유한 삶을 위해서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서, 나의 꿈과 이상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결코 앞지를 수 없다. 설사 그들이 더 풍요롭고 안정된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나라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붉은색 티를 입고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는 모습도 대단했지만 먼저 솔선수범해 응원석을 치우는 모습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행동이었다. 또 일본의 독도의 날 제정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은 가히 대단했다. 하지만 그건 그때의 우리일 뿐이다. 지금의 우리는 그냥 일상적인 생활에 찌들어 있을 뿐이다. 누가 그들을 보고 월드컵 때 함성의 한 가운데에 서있었으며 독도의 날 제정에 대해 울분을 터뜨린 사람들로 보겠는가? 우리 민족은 정열적이지만 너무 빨리 식는다. 이른바 냄비근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의 변화나 개혁은 오랜 시간의 진통을 동반한다. 처음에는 우르르 모이던 사람들은 곧 흥미를 잃고 떠난다. 소수의 몇몇만이 남아서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 사회의 개혁을! 부르짓는 것이다. 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가졌다면 그 관심을 끝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 광적이고 일시적인 활동보다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심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행복은 넓은 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좋은 외제 차에서 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그리고 우리는 또 알고 있다. 모여서 함께 주장하고 오랫동안 싸워야하며 잘못된 진실을 바로잡고 억울하게 억압당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그 앎을 실천할 때이다.

 

 

 

<전체 평가>

전체 구성을 잘 짜긴 했는데 각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좀더 분명하게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첫 문단은 서론이니 앞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이며 그것을 논술해야 하는 필요성, 흥미 유발 등이 내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쪽에 치중해 있어요. 이런 경우는 말을 살짝 바꾸거나 마무리하는 말 한 마디만 더 보태면 멋진 서론으로 바뀌지요. 그리고 읽기 자료 ()󰡒한국 사회의 무질서와 남에 대한 배려가 없음󰡓에 관해 말하고 있고, ()는 공동체 의식을 암시하고 있으니 이와 직접 관련된 예시와 진술로 풀어나가야 하겠지요. 우리나라의 저력과 그 모순의 실상은 방향이 조금 어긋난 듯합니다.

 

첫째 문단에서 조금 방향이 틀어지니 둘째 문단과 금세 연결이 안 되고 이것이 서론처럼 보여요. 󰡐열린 관계󰡑󰡐닫힌 관계󰡑로 파악한 것은 참 좋아요. 이런 개념과 관련된 예를 서론에서 언급하고 이 생각을 계속 살려 나갔으면 아주 좋은 글이 되었겠어요. 또 하나 문제점은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 중 구체적인 원인은 나름대로 제시를 했는데,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은 약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언급하다 보니 글을 쓰는 과정에 감정이 개입하여 사회 비판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논술은 문학 작품과 달라서 감정이나 주관적인 생각을 최소로 줄이고 객관성, 객관적 논리를 살려나가는 글임을 먼저 생각하고 써야 합니다. 그러니 문장도 가능하면 평서형으로 감정이 실리지 않는 어휘를 선택하여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전체 짜임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생각도 보편적인 인간 정신에 어긋남이 없이 건전하고 사회적 관점에서 봐도 타당합니다. 문장도 대체로 부드럽게 잘 썼어요. 사소한 것들 좀더 정밀하게 쓰도록 앞부분을 아래에 고쳐 두겠습니다. 결론 앞 문단을 줄이고 결론을 조금 늘여서 균형을 맞추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문장 고치기>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못지않은 저력을 가진 민족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이렇게 쓰면 󰡒다른 나라󰡓는 여러 유형이 있으니까 어떤 나라인지 분명히 밝혀야 하는 부담이 있지요. 󰡒우리 민족은 다른 선진국 못지 않은 저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 그러면서 그 사례라고 하며 짧은 시간동안 엄청나게 발전한 경제며 세계1위의 문맹인이 없는 나라나는 둥 익히 들어온 근거를 내뱉는다.

(같은 내용이라도 조금만 바꾸면 말이 부드러워진답니다. 특히 논술에서는 󰡒내뱉는다󰡓 같은 감정적인 어휘는 피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나게 발전한 경제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문맹률을 그 사례로 든다.󰡓)

*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그 근거들을 조금만 뒤집어 봐도 우리사회의 모순을 들어내는 단서가 된다.

(양면성 문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군요. 이렇게 고쳐 봅시다. 󰡒하지만 이것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우리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근거가 된다.󰡓)

* 짧은 시간동안 무리하게 쌓아올린 경제는 이제 위태롭게 흔들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문맹인이 없는 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잘못된 입시 제도를 낳아 이 시대의 수많은 학생들을 억압하고 해외로의 도피를 부추기고 있다.

(이 문장은 너무 길어요. 문장이 길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뒤얽혀서 읽는 이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자칫 문법에 어긋나기가 쉬워요. 그러니 가능하면 짧게 끊어 쓰는 게 좋아요. 비슷하거나 반복해서 나오는 말은 생략하는 게 좋겠지요. 학생들을 억압하는 것은 전체적인 상황이고, 그 때문에 나온 여러 가지 현상 중 하나가 해외로 도피하는 것이니 내용의 균형이 맞지 않아요. 이런 문제는 같은 내용을 담으면서 문맥을 조금만 다듬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꿀 수가 있어요. 󰡒무리하게 쌓아올린 경제는 위태롭게 흔들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문맹 없는 나라의 교육 과열은 잘못된 제도를 낳아 수많은 학생들을 억압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일까지 생겼다.󰡓)

 

 

* 예시문2

**고 이**군 논술 첨삭 지도 - **여고 김** 선생님

 

1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크게는 사회 이념에서부터 작게는 법이나 규율에까지 다양한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하며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혹자는 그 문제점에 자신을 적응시켜 살아가기도 하고, 또 혹자는 방관하기도 하며, 어떤이는 (어떤 이는) 이 문제를 해결해줄 영웅을 기다리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이 직접 끝까지 항거하여 이 부조리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루쉰의 '아큐정전'이나 최인훈의 '광장'의 주인공의 삶의 모습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지향해야할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2 우선 아Q는 사회에 바르게 적응하지 못한 인간의 전형을 보여준다. 고정된 직장도 없고, 가정도 꾸리지 못했고, 따라서 당연히 집도 없다. 마을 공동체에 참가하지도 못하고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며 도둑질을 하곤 하는데 글의 후반부에서 아Q'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현실사회에서 바르게 적응하지 못한 그로써는 '혁명'-단순히 사회를 뒤바꾼다는 말에 혁명을 동경하며 혁명에 참여하려 애쓰지만 결국 도둑으로 몰려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살아진다. Q의 이러한 삶은 뚜렷한 가치관이나 신념 없이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빠르게 변모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함을 두말할 나위 없다.

 

3 그러나 가치관이나 신념만 뚜렷한 광장의 '이명준'도 결코 바람직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없다. 탁트힌 (탁 트인) 광장 같지만 여전히 밀실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민주주의나 새로운 광장을 표방했지만 이면에는 여전히 꽉 막힌 밀실인 사회주의 모두에 대한 부조리를 알고 있었지만 이명준은 중립국을 택하게 되고 그 배 안에서 생을 포기하고 만다. 이명준에게 부족한 것은 실천의지 즉 부조리한 삶을 스스로 개혁하려하는 노력이다. Q가 무모한 실천의지만 있었던 것과 달리 이명준은 가치관만 뚜렸하고 (뚜렷하고) 용기가 부족했다.

 

4 마지막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 정지용 시인의 '인동다'라는 시 작품이다. 이 시에는 화자가 암담하고 절망적인 겨울을 인내와 기다림으로 참아내고 있는데 이러한 인내와 기다림 또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하다. 신속성만 강조하는 정보화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 현대인은 참을성이 부족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동다'의 기다림만 배운다면 보다 더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5 지금까지 살펴본 최인훈의 '광장', 루신의 'Q정전', 정지용의 '인동다'의 주인공과 화자는 모두 조금은 불완전한 삶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Q에게는 지성과 신념이 이명준에게는 실천의지가 '인동다'의 화자에게는 용기가 부족하다. 이들 작품을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바른길을 정해서 인내와 기다림으로 때를 기다려 실천의지와 (실천 의지와) 용기로 삶을 해쳐나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 현대인이 지향해야할 바른 삶의 자세라 확신한다.

 

* 첨삭지도에 들어가며 -

 

맞춤법 및 띄어쓰기의 잘못이 몇 군데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형식적인 면에서 흠잡을 만한 곳은 거의 없다. 이 지도에서는 내용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 구성에 대하여 -

이 글은 다섯 개의 형식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 서론에서는 문제 제기가, 2 에서 4 본론에서는 아큐와 이명준의 삶의 양상 분석, 그리고 시 '인동다'의 분석이 되어 있고, 5 결론에서는 본론 요약 및 제언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지나친 도식적 구분이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식상된 느낌을 주며, '두 인물의 삶의 양상 비교를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삶의 자세 ('인동다' 인용)'라는 하나의 논제를 특별한 의미 없이 나누어 버리는 누를 범하고 있다. 명확한 단계성을 지니되 내용이 논제를 향해 집중된 글, 그것이 좋은 논술문이다.

 

* 서론에 대하여 -

서론은 글의 첫인상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학생의 글은 큰 결점은 없으나 너무 무난한 것이 아쉽다. 시사적 문제를 예시로 제기하며 논의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더 좋은 인상을 남기며 논지를 전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알아보자', 또는 '알아보기로 한다' 등의 상투적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참 잘한 일이다.

 

* 본론에 대하여 -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글의 본론은 지나치게 도식적이다. 2 에서의, 아큐의 삶의 분석 및 바람직한 삶의 양상 제시, 3 에서의, 이명준의 삶의 분석 및 바람직한 삶의 양상 제시, 4 에서의 '인동다'를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삶의 양상 제시의 세 단락으로 본론을 이루고 있는데, 문단의 명확한 구분이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전체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아 잘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세 단락으로 나눌 경우, 첫째 단락에서 아큐와 이명준의 삶에 대한 비교 분석, 두 번째 단락에서는 첫째 단락을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삶의 자세 제시, 마지막 단락에서는 시 '인동다'를 인용한 둘째 단락의 뒷받침 정도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여겨진다.

 

* 결론에 대하여 -

본론의 요약 및 당부의 말 제시라는 측면에서 이 글의 결론은 잘 되었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니 본론과 배치되는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이 그것인데, '인동다의 화자에게는 용기가 부족하다'가 그것이다. 본론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 그것도 본론과 배치되는 내용이 결론에 있다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실수를 앞으로는 범하지 않길 바란다.

---경북교육청 사이버 논술교실에서 따옴

 

<예문3>

교복 자율화 문제

 

(1)교복자율화. (2)나는 교복자율화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다. (3)찬성한다해서 교복자율화에서 오는 문제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4)나의 생각으로는 교복자율화로 인해 문제점보다는 좋은점이 더 많은것 같다.

(5)교복자율화에 대해 찬성하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 보겠다. (6)우선, 자유복이 교복보다 활동적이라는 점이다. (7)우리 청소년들은 활동량이 많은데 교복을 입으면 많은 활동을 편하고 자유롭게 할 수 없다. (8), 교복은 너무 어두운 느낌이 든다. (9)교복색상이 검정색 아니면 남색이 아닌 학교도 있겠지만 교복의 색상은 거의 검정색 아니면 남색이다. (10)밝고 맑아야 할 우리 청소년들이 검정색과 남색에 가려서 밝고 맑은 모습을 잃는 것 같다.

 

(11), 교복은 학생들의 개성을 없애준다. (12)학생도 자기 개성이 있는데 왜 자기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언제나 같은 색상과 같은 디자인의 옷을 착용해야 하는가? (13)󰡐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학생들도 자기 기호에 맞고 자기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자유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14), 교복은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교복의 색과 디자인이 비슷한 것을 봤다. (15)왜 하필이면 일본인이 선택한 디자인의 옷을 우리 학생들이 착용해야 하나? (16)좋은 일본의 문화라면 우리가 받아 들여서 우리 것으로 만들면 되지만 그네들이 만든 교복. (17)그리 좋지도 않고 불편한 그 교복이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의 이득이 있어 그 교복을 착용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가?

 

(18)교복자율화로 인해 문제점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19) 하지만 교복자율화 이후 청소년 문제가 전보다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더 심각해지지는 않았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20)청소년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고 또 교복자율화의 주인공인 우리 청소년이 편리하다면 교복자율화의 반대론은 없을 것이다.

 

<첨삭 지도>

(1)로 시작되는 첫 단락은 서론으로 생각된다. 대체로 무방한 편이나 (1)과 같은 어귀로 글이 시작되는 것은 심히 못마땅하다. 논술문에서는 이런 영탄적인 어귀만으로 그치는 표현은 금물이다. "교복 자율화 문제는 당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했고 지금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와 같은 문장으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했다. 문장 (2)에서 자신의 견해(논지)를 명시한 것은 좋았으며, (3), (4)에서 그것을 부연한 것도 잘된 편이다. 그런데 (4)의 끝을 "많은 것 같다"로 서술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일상 생활에서도 󰡐-은 것 같다󰡑라는 표현이 남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하물며 논술문의 명제 서술에서 그런 막연한 표현이 쓰일 수는 없다. 논술문에서는 확신과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논술문의 목표인 만큼 확고한 표현이 아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근거가 없고 막연한 자기의 생각을 문장으로 나타내서는 좋은 논술문이 될 수가 없음을 명념해야 한다.(이 학생은 뒤에도 그런 막연한 표현을 남용하고 있다.)

 

둘째 단락에서 (6)󰡐자유복의 활동성󰡑이라는 분석 항목의 요지를 소주제문으로 하여 뒷받침하고 있다. 이 항목 자체는 무방한 편이나, 그 뒷받침 서술이 미약하다. 왜 자유복이 교복보다 더 활동적인지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뒷받침 근거가 미약하면 천박한 글이 되어 설득력이 모자라게 된다.

 

세째 단락의 첫 문장(문장(8))은 또한 항목(색상 문제)의 소주제문으로 내세운 듯하다. 그런데 이 문장의 주어가 "교복"으로 바꾸어진 것이 문제다. 논지를 자율화에 대한 찬성 쪽으로 정했으므로 자율화의 장점 위주로 논술이 되어야 한다. 갑자기 교복의 단점을 지적하는 소주제문으로 바뀌면 일관성이 없다. 따라서 (8)"교복 자율화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밝은 생활 분위기를 가져다 주었다"와 같이 내세우는 것이 낫다. 그런 다음에 교복의 어두운 색상을 말함으로써 대비 논술을 하면 될 것이다.

 

한편, 뒷받침문장(9)는 짜임새가 허술하고 어색하다. 처음 부분 "교복 색상이 ... 아닌 학교도 있겠지만"은 필요 없는 종속절이다. 뒷부분의 '거의'하는 부사로 족하다. (10)은 비교적 나은 뒷받침문장이다. 그러나 끝 부분의 "잃는 것 같다"가 또 나타난 것도 문제려니와 시상을 현재형으로 한 것이 거슬린다. 교복은 이미 지난 일이므로 과거형으로 해야 한다. 각 단락이 ""로 시작되는 것도 좋지 않다. 각 항목마다 차례를 붙여 "첫째로""둘째로"와 같이 했더라면 더 짜임새가 있어 보였을 것이다.

 

문장 (11)로 시작하는 네째 단락은 그 중 나은 편이다. 분석 항목과 뒷받침문장들은 꽤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수주제문은 역시 '교복'을 주어로 하는 것보다는 "교복 자율화는 학생들의 개성을 다양하게 발휘하게 한다"와 같이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다섯째 단락에서도 수주제문은 "교복 자율화는 일제가 남긴 일본식 교복을 없앴다는 점에서도 뜻이 있다"와 같이 내세웠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렇게 하였으면 (14)이하를 뒷받침문장으로 활용함으로써 비교적 무난한 단락을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섯째 단락(18로 시작은 단 두 문장으로 이루어졌는데 전개 내용이 매우 불충분하다. 특히 (19)는 불확실한 서술이다. 그 통계를 본 적이 있다는 막연한 기억만 내세워서는 증거력이 거의 없다. 그런 것은 오히려 안 내세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마지막 단락의 (20)은 결론으로 쓴 모양인데 들여쓰기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논거가 무리하다. 마치 당사자가 좋다면 좋은 것이지 무슨 왈가왈부냐 하는 식의 비논리적 억지 주장이다. 그런 서술보다는 앞에서 논술한 바를 간추려 종합하여 자신의 주장(논지)으로 끝맺는 것이 마땅하다. 이를테면,

 

교복 자율화는 이상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학생들의 활동성과 명랑성을 가져왔고 다양한 개성의 발휘를 촉진했을 뿐 아니라 일제 군국주의 잔재를 없애는 데 이바지 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교복 자율화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몰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없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나는 그런 부정적인 면보다는 교복 자율화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 사고 싶다.

 

와 같이 마무리 짓는다면 훨씬 나은 결론이 될 것이다.

 

요컨대, <보기 (2)>는 그 짜임새가 학생의 글로서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항목별로 한 단락씩 형성하여 다루고, 소주제문과 뒷받침문장도 그런대로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장점 항목의 분석이 불충분하고 그 뒷받침도 옅은 것이 흠이다. 앞으로 이런 점을 익히는 데 힘쓴다면 좀더 나은 논술문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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