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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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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본문

 신화(神話)는 그 전승 집단의 성원들에게 진실하고도 신성하다고 믿어지는 이야기이다. 신화는 일상적 경험의 합리성을 넘어서 존재했었거나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신 혹은 신적인 존재의 위업을 다루거나 자연 및 사회 현상의 근원을 설명하는 이야기로서, 특정한 종족이나 역사 집단에 의해 신성시된다는 기본 속성을 가진다. 그것은 일상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초자연적이며, 일회적 사실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항구적 의미를 지닌 다는 점에서 전범적(典範的)이고, 종족의 공동체적 기억과 이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집단적이다. 근원과 생활 양식이 다른 종족들은 서로 다른 신화를 가지기 마련인데, 이들 종족의 교섭·정복·연합 등의 과정을 거쳐 보다 큰 규모의 고대 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신화 또한 소멸·통합·확대 등의 작용을 겪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나라 신화에 있어서의 이러한 변동의 일단락 되기까지의 신화 시대는 고구려·백제·신라가 고대 국가로서 자리를 잡은 1세기 경까지 해당된다고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그 뒤에도 신화는 계속 전승되었고 얼마간의 변모를 겪기도 하였을 터이니 이는 일단 신화 시대의 일과 구별해야 할 것이다. 현전하는 한국 신화 가운데서 대표적인 단군(檀君), 주몽(晝夢), 혁거세(赫居世), 탈해(脫解), 알지(閼智), 수로(首露) 등의 건국 시조 신화는 바로 이 시대의 산물로서 문헌에 정착된 것이며, 왕건을 중심으로 한 시조 신화가 고려 건국기에 다시 형성되었다.


 건국 신화를 중심으로 본 한국 신화의 특징은 천손 강림형(天孫降臨型)으로 요약되며, 지리적 이동의 경우에는 서에서 동으로, 북에서 남으로의 방향이 공통적으로 보인다. 예컨데, 천제(天帝)의 아들인 환웅은 '자주 천하에 뜻을 두어 사람 세상을 바란 끝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려' 지상에 내려와 웅녀에게서 단군을 낳았으며, 천손(天孫)인 주몽은 천박하고 갈등에 찬 부여로부터 남하하여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박혁거세와 김수로 역시 하늘로부터의 힘에 의해 탄생하고 왕위에 올라 나라를 다스렸다.


 주몽·탈해 등에 관한 건국 시조 신화는 서사 무가(敍事巫歌)로 전승되는 무조(巫祖) 신화와 더불어 '영웅의 일생'이라 지칭되는 유형적 서사 구조를 가진다. 그리고 그와 같은 서사 구조는 고난의 심각성보다는 그 극복의 가능성을 중시하며 현세에서의 성취를 강조하는 낙관주의적 세계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서사 유형은 조선 후기의 영웅 소설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김홍규,「한국 문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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