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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감상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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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감상

 본문

 시 감상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吟味(음미)'라는 말을 쓰게 된다. '음미'는 읊어 보고 맛보는 것, 곧 '吟(음)'과 '味(미)'의 合一(합일)이다. 이제 이 두 가지가 합일된 시 감상을 둘에 나누고 그것을 다시 둘씩에 나누면 시 감상의 네 가지 태도와 절차가 나온다.

 

 첫째, 읊는다는 '吟(음)'은 현대시에서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 것, '看讀(간독)'과 '聽讀(청독)'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눈으로 읽기'란 것은 문자화, 활자화된 시를 눈으로만 묵독함으로써 조형미, 회화미의 이미지를 잡는 것이요, '귀로 읽기'란 것은 은은하게 낭독함으로써 그 시가 지닌 바 운율미, 음악미의 율격을 찾는 것이다.

 

 둘째, 맛본다는 '味(미)'는 맛보는 것과 향기를 맡는 것, 곧 '味讀(미독)'과 '心讀(심독)'의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맛보기'란 것은 '간독'과 '청독'이 합쳐진 언어가 주는 바 종합된 이미지를 맛보는 것이니, 주로 시의 감각미를 찾는 것이요, '향내 맡기'란 것은 맞보기에서 얻은 감각을 바탕으로 그 시의 내부에서 풍겨오는 향기를 맡음으로써 시의 정서미를 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네 가지가 두 가지로, 두 가지가 다시 한 가지로 상승하여 분화될 수 없는 전체감의 통각(統覺)에 포섭될 때 우리는 그 시의 빛과 소리와 맛과 향기의 선율 뒤에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무엇을 노래하는가, 무엇을 노래하고자 하는가,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작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음미'라는 것은 주로 시 감상의 주요 부분인 관조(觀照)와 향수(享受)의 태도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물러앉으면 시에 대한 평가 작용, 곧 논의적이요 어느 의미의 학적(學的)인, 말하자면 시가 포함하고 있으되 시 그 자체는 아닌 반성이 오게 된다.

 

 그러나 시의 평가 작용은 먼저 나타난 시의 생명을 파악하는 것을 바탕 삼아서 그것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존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한 편 시의 외현적 육체인 언어와 형식과 구성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긴 내재적 정신인 취재와 심경과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관조와 향수를 통한 시 감상의 기반이다. 그것을 위해서 보조 방법으로 그 시를 지은 시인과 시대와 사회에 대해서 고구한 다음 이러한 것을 통괄하여 내리는 평가만이 정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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