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곳 - 강원 영월 김삿갓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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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이 함께 하는 곳 - 강원 영월 김삿갓 계곡 -

 

강원도 영월은 여러 가지 명소를 안고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은 천혜의 자연 생태 환경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청령포와 장릉을 비롯한 조선시대 6대 임금인 단종의 발자취는 역사 유적지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고씨동굴, 선돌 등처럼 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장관을 뿜어내는 곳도 있다.

 

또한 와인리와 거석리가 합하여 와석리가 되었다는 곳에는 김삿갓 유적지로 불리는 곳도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묘가 남아있는 와석계곡은 그를 기리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곳으로 문화축제가 매년 열릴 정도로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래서 김삿갓 계곡으로 더 유명하다.

 

김삿갓 계곡은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하여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를 지나 이곳으로 흘러 들어오는데 도로 공사가 끝난 후로는 길이 좋아 서울에서 한 발 더 가까워진 곳이라 할 수 있다.

 

시인 김삿갓과 그의 유적지

 

방랑시인 김삿갓이 어찌 이 곳 영월 땅 와석 계곡에까지 들어와 눕게 되었을까? 모두가 한번씩 가져보는 궁금증이다.

 

김삿갓은 본명이 김병연(金炳淵,1807-1863)으로 당시 시대상황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는 불운한 삶을 살았다. 세도가의 후손이었으나 어렸을 적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조부인 선천방어사 김익순이 반군에 항복하고 목숨을 빌게 된 것이다. 난이 평정된 후, 역적의 집안으로 전락한 김삿갓 가족은 전국을 전전하다 영월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는 중에서도 모친은 가세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김삿갓을 적극 지원하게 되는데 시골 백일장에서 그의 운명은 또 한번 바뀌게 된다.

 

역적 김익순의 죄를 논하라는 그 날의 과제는 김삿갓을 장원급제하게 만들었으나 뒤늦게 그 주인공이 자신의 조부임을 알고 하늘을 볼 수 없다며 삿갓을 쓰고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그 뒤로 김삿갓은 전국을 돌며 서민들 속에 섞여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시작활동을 하며 일생을 보내게 된다.

 

원래 그는 57세에 전라도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아들 김익균이 유해를 영월로 옮겼다고 한다. 영월군에서는 그의 생가터와 묘지를 잘 보존하고 해마다 문화제를 열어 그의 넋과 시정신을 기리고 있다.

 

계곡 바로 옆에는 `조선 민화 박물관`이라는 길 안내 표지판과 함께 예쁜 통나무집이 시야에 들어온다. 인천에서 살다 이 곳으로 들어왔다는 관장 오석환(48)님은 경기도 김포에도 작은 민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민화 매니아이다.

 

영월의 조선 민화 박물관은 2000년 7월에 약 4,000평의 부지에 예쁜 통나무집 형태로 개관을 하였는데 전시 작품은 주로 100년에서 400년 전의 작품들이다. 이 곳은 민화 외에도 고가구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고 박물관 야외에는 분재 작품들이 작은 소공원을 이루고 있다. 그러고 보면 김삿갓의 시와 함께 박물관의 전통 민화가 있어서 이 곳 김삿갓 계곡이 더욱 향기를 더해 가는 듯 하다.

 

오석환 관장님은 앞으로 별도의 분재 소공원을 꾸미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삿갓 계곡의 즐거움

 

딱히 목적지가 이 곳 김삿갓 계곡이 아닌, 지나가는 운전자들도 잠시 차를 세우고 이 곳 계곡에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된다. 시원한 계류와 숲 속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절로 시인이 되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쯤 되면 걸쭉한 막걸리 한잔 생각나게 될 것이다.

 

이 곳에는 피라미와 다슬기가 많이 있는데 낚싯대를 이용하면 깔딱메기 같은 어종도 많이 잡을 수 있다. 다슬기는 주로 해질녘이 포인트인데 잡은 피라미나 다슬기로 요리를 해먹는 즐거움은 도심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기쁨이다.

 

물이 차갑고 깨끗한데다가 수심이 깊지 않아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마음놓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계곡이라고 해서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길이 좋아 도로 바로 옆에서 이런 여러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서 비교적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곡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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