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소설의 정의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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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설이란 무엇인가?

= 소설의 개념, 소설의 정의

 

소설이 무엇이냐하는 것에 대한 해답은 시대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소설이 고정된 물체가 아니고 정신적인 산물이며, 역사적 변천과 함께 무한한 변모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정의를 하자면, '소설은 작가가 상상력과 구상력에 의해서 창조해 낸 가공적인 허구의 세계를 현실적인 인물이나 사건의 전개를 통해서 통일성 있게 구성하여 진실한 이야기인 것처럼 그리는 산문문학의 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은 시, 수필,희곡,평론 등과 함께 문학의 5대 장르의 하나이다. 이것은 고대의 전설, 서사시, 중세의 설화 등의 계보를 이어받아 근대에 발달하고 19세기에 완성된 리얼리즘 소설의 개념에 가까운 정의이다.

동양적 의미에서의 소설은 오늘날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고대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소설의 개념을 살펴보자.

* 飾小設 以干縣令 (식소설이간현령).

-소설을 꾸며 현령에게 아첨한다. < '장자' 잡편 외물(莊子 雜篇 外物) >

 

* 小說家者流 蓋出於稗官 街淡港語 道聽塗說者之所造也(소설가자류 개출어패관 가담항어도청도설자지소조야).

- 소설가란 무리들은 대개 패관에서 나왔으니 (소설은) 길거리의 이야기나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곧잘 아는 것처럼 남에게 말하는 자가 지은 것이다. < 반고(班固)의 '한서(漢書)' >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고대 중국에서는 소설이란 말이 '하잘 것 없는 이야기' '민간의 사소한 사건, 유행, 풍속, 뜬소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 유럽의 novel이라는 말을 '소설'이라고 번역한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인 쓰보우치 소요(坪內逍遙)였다. 그가 평론집 <소설신수(小說神髓)>(1885)에서 novel을 소설이라고 번역한 후부터 이 말은 근대의 문학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소설을 정의한 몇 가지 예를 보자.

 

* 소설은 가공의 역사이다. --R.웰렉 A.워렌

* 소설이란 적당한 길이의 산문으로 된 가공적인 이야기다. -- E. M. 포스터

* 소설은 이야기, 즉 인물에 대하여 꾸며 놓은 이야기다. -- R. P.워렌 C. 브룩스

* 소설이란 산문체의 가공적인 이야기에 의한 인생의 해석이다. -- A. 벡커

* 소설은 인생의 회화이다. -- P. 러복크

* 소설은 인생의 해석이다. -- W. H. 허드슨

 

이상의 여러 정의에 나타나듯이 소설은 우선 '이야기'라는 기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지금도 흔히 소설을 '스토리'라 하고, 단편을 'short story', 전기적인 장편을 'roman'이라 하는데, 이것은 모두 '이야기'를 뜻한다.

 

또, 소설을 인생의 표현이요 인간성의 탐구로서 보는 태도가 있다. 장편을 뜻하는 'novel'이라는 말이 'new'의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novella'와 라틴어 'novellus'에서 나왔는데, 그것은 소설이 새로운 이야기, 즉 인간에 대한 새로운 탐구요 표현임을 뜻한다.

 

다음에는 소설이 거짓말로 꾸며진 세계임을 말하는 견해가 있다. 영어로 소설을 'fiction'이라고 하는데, 픽션이란 가공적인 이야기, 허구의 세계를 뜻하는 것이다.

 

이상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소설이란 인생의 진실을 허구적으로 표현하는 산문적인 문학 양식'이라 정의할 수 있다.

= 소설의 기원과 본질

 

소설의 원형은 어느 나라에서나 설화인데, 그 설화도 옛날에는 운문으로 쓰여진 것이 보통이었다.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문학의 중심적인 제재는 영웅, 성자, 귀족, 때로는 신들이나 악마였다. 그들의 초인적인 사업이나 정열, 그 결과로 일어나는 비극적인 상황 등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북돋워 주었다.

 

중세에 이르러 서사시의 시대가 영국 프랑스 등의 문학에 기록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인 '로망'이 후세 소설의 원형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양에서 소설의 발달과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도식으로 요약되고 있다.

서사시(epic) --- 신화(myth) -------로망스(romance) ------- 소설(novel)

신화의 주인공은 신 혹은 신적인 존재이며 서사시의 주인공은 대체로 영웅이다. 로망스의 주인공은 흔히 기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귀족 계층의 인물이며 소설의 주인공은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서양소설의 발달 과정은 다른 사회 계층론의 각도에서 본다면 주인공의 하락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신에서 영웅으로, 영웅에서 귀족으로, 귀족에서 평민으로 신분 상의 낙하가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서양 소설 양식의 발달 과정에서 봉건 사회의 해체와 이에 따른 시민 사회의 성립을 매우 중요한 배경 요인으로 지적하곤 한다.

달리 말하면 소설 양식의 출현에 힘입어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의 발전이 촉진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 양식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사회와 역사 사이의 상호 조응이나 교호 작용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갔다. 종교적 세계관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 보려 한 것이 르네상스였다면, 인간의 가치나 삶에 대한 평가를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하려 했던 것은 새로운 의미의 소설 양식이 나타나기 시작한 17,8세기라 할 수 있다.

*참고사항 = 로망스의 특질 (노드롭 프라이)

1. 로망스는 시대를 초월해서 반복 출현한다.

2. 로망스는 선한 남주인공과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그들의 이상을 표현하고 반면에 악인이 그들 남녀의 우세를 위협한다는 구조를 담는다.

3. 로망스의 기본 요소는 모험이다.

4. 로망스의 완결된 형태는 성공적인 탐색 여행을 나타내는 것인데 이 형태는 세 가지의 단계를 나타낸다.

첫째 단계는 위험(갈등) 둘째 단계는 투쟁 셋째 단계는 승리(발전)의 단계이다.

5. 로망스는 변증법적 전개를 기본 구조로 삼는다. <조남현 저 '소설 원론' 참조>

소설은 운문이 지니고 있던 수많은 규약에서 해방되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자유로운 문학 양식으로 자리잡았고, 이같은 자유는 특히 문체만이 아니라 구성상에도 미치게 되었다. 시점의 선택과 다양한 형식, 등장 인물의 수나 다루는 방법에서도 전혀 제약이 없게 되었다.

가장 훌륭한 소설이란 독자로 하여금 문학을 의식하지 못하게 한 채 마치 소설 속의 인물이 살아 있는 인간과 마주 대하는 듯하거나 자신이 그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소설은 모든 예술 중에서 생활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예술이며 이 생활은 일상적으로 목격되는 생활이다.

한편 소설의 근대성이란 사실주의를 말하며 여기에 소설의 본질이 있다. 소설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어느 나라에나 전기적 이상적 요소가 많았는데 그것은 소설이 서사시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산문성에 대한 자각과 함께 그것은 모습을 감춰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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