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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 되어지이다 - 이은상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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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 되어지이다 - 이은상


이은상(1903-1982) 호는 노산(鷺山). 경남 마산 출생.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수학. 연희전문 문과 졸업. 이화여전 교수, 조선일보편집국장, 청구대 교수 등 역임. 1922년 시조 아버님을 여의고, 꿈 깬 뒤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그는 인생의 무상과 허무를 동양적 호흡으로 노래하였다. 특히 시조의 부흥에 힘을 기울여 독특한 이론으로 양장 시조론을 전개하고 실제 작품을 쓰기도 했다.

 

시조집으로는 노산시조집(한성도서주식회사, 1932), 노산문선(鷺山文選)(영창서관, 1942), 노산시조선집(남향문화사, 1958) 등이 있다.

 

< 감상의 길잡이 >

이 작품은 이은상이 실험한 바 있는 양장 시조의 본보기이다. 양장 시조란 `두 장으로 된 시조'라는 뜻으로서, 보통 시조의 3장 중에서 초중장을 하나로 줄여 극히 간결하게 만든 실험적 형식이다. 이러한 시도를 받아들인 시조 작가는 거의 없으나, 창안자인 이은상 자신은 적지 않은 양의 양장 시조를 썼다.

 

이 작품은 보다시피 아주 간단하다. 아무리 보고자 하여도 가까이 있지 않기에 볼 수 없는 님을 눈을 감으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소경이 되어 님의 모습을 오래오래 마음 속에서나마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전체의 내용이다. 이것은 일종의 역설이며, 기상(奇想)이다. 역설이란 표면상으로 사리에 어긋나는 말이면서 어떤 절실한 진실을 담은 것이고, 기상이란 보통의 사고방식으로는 생각해 낼 수 없는 기발한 생각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여 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이다.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님을 보기 위해 차라리 소경이 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기발한 생각이면서, 그렇게라도 하여 님을 보고 싶다는 절실한 소망을 날카롭게 표현해 준다. [해설: 김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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